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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광명 구름산을 구름에 달 가듯이 걷습니다(詩山會 제410회 산행)

광명 구름산을 구름에 달 가듯이 걷습니다(詩山會 제410회 산행)

모이는 때와 곳 : 2021. 5. 22.(토) 10 : 30 전철 7호선 철산역 2번 출구

광명 구름산 둘레길 걷기는 평탄, 완만하며, 안내자는 이경식 산우입니다.

 

1.시가 있는 산행

 

촛불시위 / 정군수

 

노오란 눈빛들이

수천 개의 함성을 달고

광장에 나서면

너는 출렁이는 물이 된다

폭포가 된다

소리 없는 분노를 끌고

지구가 닿을 수 있는 행성마다

불을 지피고

문고리 걸어둔 문간마다

노오란 꽃불을 심어놓고

사람 속으로 스며든다

작고 어두운 방에서

몸을 태워

빛이고자 했던 꿈들이

종이컵 안에다 세상을 밝히고

저리 흔들리고 있구나

 

구절마다 가슴을 울렁거리게 한다. 이런 참여시를 보면 시를 가르쳐주셨던 이진 시인 선생님을 떠올린다. 처음 시를 배우며 습작을 할 때 지도해주신 말씀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데 그중 “아직, 습작기인 지금은 사랑시와 참여시, 경구시를 쓰지 마세요.”하시면서 때가 되면 어느 성향의 시가 여러분에게 맞겠다는 말씀을 드릴게요.“하셨다. 때가 지나서 내게는 ‘철학시가 맞겠는데 대신 대중성을 없다’고 하셨다. 물론 낭만시와 참여시를 써도 좋지만 그중 하나를 골라 주셨을 뿐이다. 이 뜻은 ‘시로는 먹고 살라’고 하지 마라‘는 따뜻한 의견이었다. 이제는 철학시를 떠나 우주를 포함하는 과학시를 써볼 작정을 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뇌과학을 공부해보니 양자역학과 많은 부분에 닿아있고 철학시와도 연결되어 있다. 마치 ’인간의 뇌는 소우주다‘라고 하는 과학자들의 얘기가 틀리지 않았음을 안다. 하여 일명 ’트리플 수퍼 에너자이너‘라는 별명을 얻은 손녀를 키우고 살면서 공휴일과 주말에는 도서관을 들락거린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409회 ‘수리산둘레길’ 산행기”<2021.05.09(토)> / 한양기

 

◈ 월일 / 집결 : 2021년 5월 9일(일) / 4호선 수리산역 3번출구 (10:30)

 

◈ 참석 : 1진(3명), 2진(3명), 3진(3명)

 

◈ 산행코스 : 수리산역-이기조 묘-철쭉동산-초막골생태공원-능내정-임도5거리-<복귀>-수리산역-산본역-뒤풀이

 

◈ 동반시 : "생의 여백" / 이행숙 및 "해같이 달같이만" / 이주홍

 

◈ 뒤풀이 : 문어·참소라숙회, 장어구이에 소·맥주 / '힘찬장어'<군포시 산본동 명동상가2층, (031) 395-9504>

 

시산회 409회 수리산 산행날이다. 2년전 수리산역에서 출발하는 산행을 하면서 철쭉꽃이 만발할 때 꼭 다시 오자는 회원들의 약속이 있었다. 철쭉꽃을 보자 그 생각이 나서 건의를 하였는데, 다른 산행이 앞서다 보니 철쭉꽃이 진 후에 걷게 되었다.

 

수리산역에서 바로 이어지는 숲길이 임도5거리까지 나지막하고, 둘레길로 접어들면 서너 시간으로 걷기에는 적당한 코스가 된다. 이번 산행에서는 초막골생태공원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하였고, 임도5거리까지 못가고 되돌아오게끔 되었다.

 

오르막길이 많은 곳은 모두들 힘들어 하는 것 같다. 허물없이 대할 수 있는 친구들의 만남이 우선이다. 산행은 이제 뒷전이다. 만나면 모두들 즐거워한다. 12시가 한참 지난 후 산행길 아래의 쉼터에서 산우들은 돗자리를 깔고 가지고 온 음식을 내 놓는다.

 

음식을 먹기 전에 준비한 동반시를 낭송하였다. 내가 준비한 시는 문형이 마나님이 지난번 4월 중순경에 발행하였던 제2시집(‘램브란트의 생애처럼’)에서 ‘생의 여백’이란 시를 낭송하였고, 이어서 종화는 형채가 추천한 이주홍 시인(교수님)이 지은 "해같이 달같이만"을 낭송하였다.

 

"생의 여백" / 이행숙 (시낭송 한양기)

 

"사랑한다." 그 한 마디

그 눈빛으로 내 곁에 꽃잎으로 다가온 당신

 

애틋한 그리윰도 이별의 단장가도

서로의 사무침이 가슴에서 발끝으로 닿으면

온전한 사랑이 된다

 

하나인 듯 둘, 다시 하나가 되면

헛헛한 일상도 어느새 눈부신 삶을 노래한다

 

온몸으로 우러르는 결 고운 몸짓의 당신

살가움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내 안에서 싹트는 봄을 역고

초록의 문장으로 말려간다

 

당신은 겨울의 언덕에서 푸름으로

피어나는 생의 여백이다

 

"해같이 달같이만" / 이주홍 (시낭송 김종화)

 

어머니라는 이름은

누가 지어냈는지

모르겠어요

어···머···니··· 하고

불러보면

금시로 따스해오는

내마음

 

아버지란 이름은

누가 지어냈는지

모르겠어요

아···버···지··· 하고

불러보면

오오·· 하고 들려오는 듯

목소리

 

참말 이 세상에선

하나밖에 없는

이름들

바위도 오래되면

깎여지는데

해같이 달같이만 오랠

엄마 아빠의 이름

 

막걸리와 홍 회장님이 가지고 온 개다래술에 정남이와 남 총장님이 준비한 홍어, 돼지족발 안주가 제 맛에 맛있게 마셨다. 입맛이 가시기 전에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잠시 쉬었다가 뒤풀이를 위해 수리산역에서 산본역으로 이동하였다.

 

산본역 근처 먹자골목에서 한참을 헤매다 결국은 ‘힘찬장어’집을 선정, 문어·참소라숙회와 장어구이에 소·맥주와 막걸리를 한잔씩 하고 수리산 산행 뒤풀이를 마쳤다. 당구를 하고픈 산우들은 당구장으로 가고, 다른 산우들은 집으로 향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하면서...

 

2021년 5월 21일(금) 한양기 씀.

 

3.오르는 산

광명시에 사는 경식 산우가 추천한 산이며 이번에는 둘레길을 걷는다고 한다. 대개의 경우 7학년이 되면 갑자기 근력이 떨어지고 소화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나도 이 경우를 겪고 있으며 눈에 띠게 보이는 상황은 젊은 날에는 3일에 한 번은 깎아야 했던 손발톱이 3주가 되어야 그런 경우를 보게 된다는 사실에 내심 놀랐다. 급격한 노화현상이다. 이것을 보며 이제는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을 아낄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마지막 불꽃을 피울 때가 됐다는 뜻이다. 시산회 410회에 이를 때까지 두 번에 산행모음집을 내고 3권을 준비 중이며, 4권의 시집을 냈으니 우연히 눈에 띤 소위 대중작가의 반열에 오르고 싶은 생각에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가 떨어졌다. 그러나 그들 심사자들은 떨어진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고, 사실 그것은 관행임을 알고 이해한다. 내가 알아내야 하는 짓이다. 마음을 가다듬고 원인을 알아내서 다시 도전할 예정이다. 에효!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시간은 없다지만 나이는 늘어난다. 세상과 좋아하는 사람들과 헤어질 때까지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4.동반시

우리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518에 즈음하여 동반시를 선정하고 관련일지를 적어본다.

 

5월18일 오늘은 5.18민주화운동기념일 1980년 오늘 광주민주화운동 일어남, 7공수여단 광주시내 주요지역 진출, 전남대생 50여명 교문 앞 등교저지에 가두시위, 공수부대 작전명 ‘화려한 휴가’
5.19 증파된 11여단 광주역 도착 시민과 투석전, 계엄군 장갑차 시민에 포위되자 발포
5.20 공수부대만행 목격한 택시기사들 택시200대와 버스 앞세우고 차량시위, 계엄군 밤11시 광주역 광장에서 시민에게 발포 2명 사망
5.21 도청에서 애국가 울려 퍼지자 공수부대 금남로 가득 메운 시민들 향해 무차별총격 시민 다수 사망, 시민들 무장 시작, 공수부대 조선대로 철수, 광주를 외부로부터 고립시키는 작전으로 변경
5.21-27 시민학생투쟁위원회, 시민군조직과 사태의 평화적 해결 위한 다각적 노력 개시
5.22 시민군 도청 장악 5.18수습대책위원회 결성
5.23 제1차 범시민궐기대회 시민 5만 여명 도청광장 집회
5.25 김수환 추기경의 메시지와 광주항쟁 구호대책비 1000만원 전달
5.26 계엄군 시내 진입하려 하자 시민수습대책위원들 온몸으로 탱크를 막겠다며 ‘죽음의 행진’ 나섬
5.27 계엄군 도청접수 위한 충정작전 시작, 윤상원 등 도청에 끝까지 남았던 시민군 사망
1994.5 5.18민중항쟁연합 광주학살책임자35명 서울지검에 고소해 법적 투쟁 시작
1995.12.21 5.18민중항쟁특별법 제정
1997.4.17 5.18 책임자에 대한 반란 및 내란죄 확정
1997.5.9 오늘을 ‘5.18민주화운동기념일’로 정함
2002.1.26 광주민주화운동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제정
2018.2.28 5.18진상규명특별법 국회통과

 

누가 그날을 모른다 말하리 / 고정희(박형채 배급)

 

넋이여,

망월동에 잠든 넋이여

하늘이 푸르러 눈물이 나네

산꽃 들꽃 피어나니 눈물이 나네

누가 그날을 잊었다 말하리

누가 그날을 모른다 말하리

가슴과 가슴에서 되살아나는 넋

칼바람 세월 속에 우뚝 솟은 너

진달래 온 산에 붉게 물들어

그날의 피눈물 산천에 물들어

꽃울음 가슴에 문지르는 어머니

그대 이름 호명하며 눈물이 나네

목숨 바친 역사 뒤에 자유는 남는 것

시대는 사라져도 민주꽃 만발하리

너 떠난 길 위에 통일의 바람 부니

겨레해방 봄소식 눈물이 나네

 

2021. 5. 22.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이 모인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