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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월미도를 산책하고 차이나타운에 갑니다(詩山會 제418회 산행)

월미도를 산책하고 차이나타운에 갑니다(詩山會 제418회 산행)

때 : 2021. 9. 26.(일) 10 : 30

곳 : 전철 1호선 인천역 1번 출구

목적지 : 월미도

길잡이 : 고갑무

준비물 : 간단음료, 다과 정도

원거리 산행을 대체하는 인천 여행임. 바다가 보이는 코스로서 코로나와 무더위를 날려버리는 멋진 나들이가 되도록 할 것임

 

1.시로 시작하는 산행

 

상사화 / 류종민

 

선운사 낙엽 지는 냇가에서

물에 비쳐 어룽이는 그녀

가슴 태우며 사모하다

죽어 핀 상사화

솟은 대롱에서 꽃만 피어 지고

잎 따로 나중 피어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하는 서러움

개울 따라 토해내며 많이도 피었네

하늘의 별이 냇가에 뜨면

따로 피지 말고

별과 함께 피어라

 

4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내린 휴교령으로 인해 너덜해진 공부를 하는 둥 마는 둥 구렁이 담 넘어간 듯 대학을 겨우 졸업하고 어머님께 더 공부하겠다고 말씀드린 후, 고향 영광 가까운 곳으로 무작정 들어간 곳이 고창 선운사 참당암이었으니 고생길에 들어선 것이다. 결국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자신을 알고 내려와 연구소에 들어갔으니 하지 말았어야 할 공부를 처음 시작한 선운사가 기억에 깊이 남았다. 당시 그곳에는 뱀이 많아 몸 보신한다고 그렇지 않아도 다리도 없는 불쌍한 동물에게 몹쓸 짓을 많이도 했다. 주지스님에게 사주관상을 그때 배웠지만 한 번도 써먹지는 않았다. 사주야 맞을 수 없는 것임에 틀림없고, 관상은 심상(心相)이 최고라 했으니 그때 배운 것도 맞지 않는다. 다만 살면서 많은 사람을 접하다보니 눈에 관한 것은 맞는 부분이 있다. 선운사 옆으로 흐르는 물에는 거꾸로 서있는 돌이 무척 많다. 누군가 흔들리는 마음의 균형을 잡고 싶은 간절함으로 세운 것으로 본다. 결코 만나서는 안 되는 상사화와 거꾸로 세운 돌 사이에 묘한 시적 동질감을 느낀다. 선운사 뒤편에서 5월에 피웠다 후두둑 떨어지는 춘백꽃을 포함하면 역시 동박새와 시가 함께 우는 선운사다. 선운산 도솔암에 사진을 찍으면서  함께오르며 함박 웃음을 피우던 신원우 생각 또한 간절하여 가슴에 사무친다. 그러고 보니 이곳이 고향인 임 수석을 잊고 지냈다. 검사를 받아보니 치매와는 다른 경계인 건망증이 심해져 미안하네. 팥죽 한 그릇 먹어야지. 아흐 동동다리. 달아 높이곰 도드사.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417회 북한산 둘레길 3,4구간 산행기<2021. 9. 11(일)>/ 염재홍

▣ 월일/집결장소 : 2021. 09.11(일) 10시 30분 / 북한산보국문역 2번 출구

▣ 참석자 : 12명 ( 김정남. 김종화. 김진오. 서정우. 염재홍. 위윤환. 이경식. 이윤상. 임삼환. 정한. 조문형. 한양기)

▣ 산행코스 : 북한산보국문역 2번 출구-정릉천-경국사 앞-서울둘레길-성북 생태체험관-흰구름길-빨래골공원지킴터-화계사 일주문-베드민턴장-영락약수터-세족장-인수동골목길-화계역-성신여대입구역-뒤풀이장소

▣ 동반시 :선암사 은목서 향기를 노래함 / 곽재구

▣ 뒤풀이 : 오리백숙, 육회 등. 맥주.소주,막걸리 / "덕이네식당"(돈암동)

 

가을장마가 지나가고 예전의 가을 날씨가 머리를 내민 요즈음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나 낮에는 머리카락 없는 머리는 언제나 모자를 찾게 하는 전형적인 가을이다.

 

아직은 가슴에 싸늘한 바람이 스며들어 세월의 빠름을 새삼 되뇌게 하는 깊은 가을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오늘도 산행하기에 너무나 알맞은 산행 도우미 날씨 덕분에 화기애애하고 원활한 일정이 될 것 같다.

 

10시30분 보국문역 2번 출구 앞 그늘에 12명의 친구들이 모여 대충, 코스와 뒤풀이 장소를 안내하고 정릉천을 따라 올라간다.

 

오늘 등산 코스는 북한산둘레길 3,4구간이다

 

북한산둘레길은 북한산과 도봉산의 끝자락으로 한 바퀴 도는 산책길과 두 산의 경계라 할 수 있는 우이령길을 합하여 만들어진 명칭인데, 사실은 예전부터 있던 산길을 연결하고 다듬어서 북한산 자락을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저지대의 수평산책로이다. 둘레길은 전체 71.5Km이며, 서울시 구간과 우이령길을 포함한 45.7Km는 2010년9월 7일 개통되고 나머지 25.8Km는 2011년 6월 30일 개통하였다.

 

구성은 총 21구간으로 우이령길 입구에서 솔밭근린공원까지의 1구간부터 북한산과 도봉산 자락을 돌아 20구간으로 하고 우이령길을 21구간으로 하여 각 구간 특별한 명칭을 붙여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북한산과 도봉산의 자락길과 우이령길로 이루어진 산책길이다라고 할 수 있다.

 

천변풍경이라는 카페 앞에서 출발하여 정릉천을 따라 올라갔다. 정릉천은 북한산에서 발원하여 성북구 동대문구를 지나 청계천과 합류한다. 지금은 물도 맑고 풍부하여 물고기가 많아 오리가 떼 지어 몰려든다.

 

솔샘교를 지나 경국사 정문을 거쳐서 1킬로 정도 걸어 청수2교에서 오른쪽으로 나와 둘레길 4구간으로 접어들었다.

 

4구간은 솔샘길이라는 명칭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 정릉주차장에서 서경대 위쪽 북한산 생태숲까지이며 정릉동과 길음동의 북쪽을 지난다.

 

우리는 계단이 많은 둘레길을 사양하고 평탄하게 잘 만들어진 무장애길(데크)을 이용하여 화장실과 운동기구가 있는 생태숲을 지나 바로 3구간으로 직행. 생태숲의 부레옥잠 청포등 슾지식물도 살펴보면 좋겠는데 무엇이 바쁜지 일행은 바로 3구간으로 들어간다.

 

3구간은 흰구름길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산 생태숲에서 이준열사묘역 입구까지의 산길이다.

 

둘레길이라기보다 오르락내리락 그냥 등산로에 가까운 구간이다. 하지만 오른쪽으로 바로 밑에 민가가 있고 동네사람들의 말소리 개소리 등등 나무 숲 사이로 도시의 소음이 바로 들어온다. 전망대가 두 개 있지만 한 곳은 나무들이 가려 전망이 없고 3층 전망대는 코로나로 출입금지 되어 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도봉구 노원구를 바라보는 좋은 휴식 장소였는데 아쉽다.

 

빨레골공원지킴터를 지나 화계사 쪽으로 오르막길을 오른다.

 

우리나라 옛 지명 중에는 골이라는 글자가 많이 들어가는데 골짜기 계곡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여기의 빨레골은 강북구 수유제1동 486번지 일대에 있던 마을로, 삼각산 동쪽 골짜기에 수량이 풍부하고 물이 맑아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되고 인근 주민의 쉼터와 빨래터로 이용된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되었다. 대궐의 궁중 무수리들도 빨래터와 휴식처로 이용하였다는 일화도 있으며, 지금도 다리 등의 이름으로 널리 통용되는 지명이다(서울지명사전).

 

도랑 옆 돌 안내판을 보면 궁중 무수리들이 빨래하러 왔다고 하는데 궁중에서 여기는 상당히 먼 곳인데 진짜 그랬을까 의문이 간다.

 

12시가 조금 넘자 자리를 잡자는 말이 나온다. 배가 고프면 그렇게 할 수 밖에. 며칠 전 사전답사 때 보아 둔 좋은 곳은 조금 더 가야하는데 아깝다. 가져온 음식을 먹으며 언제나와 같이 동반시를 낭독하였다

 

선암사 은목서 향기를 노래함 / 곽재구

 

내 마음이 가는 그곳은

당신에게도 절대 비밀이에요

아름다움을 찾아 먼 여행 떠나겠다는

첫 고백만을 생각하고

당신이 고개를 끄덕인다면

그때 나는 조용히 웃을 거예요

알지 못해요 당신은 아직

내가 첫 여름의 개울에 발을 담그고

첨벙첨벙 물방울과 함께 웃고 있을 때에도

감물 먹인 가을옷 한 벌뿐으로

눈 쌓인 산언덕 넘어갈 때도

당신은 내 마음의 갈 곳을 알지 못해요

그래요 당신에게

내 마음은 끝내 비밀이에요

흘러가버린 물살만큼이나

금세 눈 속에 묻힌

발자국만큼이나

흔적 없이 지나가는 내 마음은

그냥 당신은 알 수 없어요

알 수 없어요

 

곽재구 시인은

1954년 전남 광주 출생으로.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숭실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 현대문학을 전공했다. 현재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사평역에서」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이후 『오월시』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토착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현대문학대사전)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화계사 쪽으로 향하였다. 화계사는 서울특별시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국립공원 내에 있으며 북한산 동쪽자락에 위치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曹溪寺)의 말사이다. 화계사는 조선왕가의 원찰(願刹)이었으며 16세기에 보덕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사찰을 현재의 자리로 이건하였다. 1522년(중종 17) 신월(信月)선사가 화계사라 이름 짓고 창건하였다. 1618년(광해군 10)에 화재로 전소된 것을, 이듬해 도월(道月)선사가 덕흥대원군(德興大院君) 이초(李岧) 가문의 시주를 받아 중건하였고, 1866년(고종 3) 용선(龍船)과 범운(梵雲)선사가 흥선대원군의 시주로 중수하였다.

 

대지 2,970m²의 경내에 당우(堂宇)로는 초기 건물인 팔작지붕 다포계(多包系)의 대웅전 외에 명부전(冥府殿)·삼성각(三聖閣)·천불오백성전(千佛五百聖殿)·범종각·보화루·학서루(鶴棲樓) 등이 있다. 명부전에 있는 '목조지장보살삼존상(地藏菩薩三尊像)및 시왕상 일괄'은 2014년 3월 보물 제1822호로 지정되었다. 명부전 현판의 글씨는 흥선대원군의 친필이라 전해진다(두산백과).

 

화계사는 건축이 한창이다. 경내를 둘러보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큰 절로 알고 있는데 더욱 번창해지는 것 같다.

 

냉골에서 내려오는 도랑에서 고생한 발을 씻고 시원한 물로 피로를 풀었다. 냉골은 몇 번 가 봤는데 협곡이라 할 만큼 좁은 계곡에 샘이 있어 항상 물이 흐른다. 샘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고 풍족하여 계곡을 시원하게 식혀주어 더운 여름에 가끔 모기장 텐트를 치고 낮잠을 즐긴 적도 있었다.

 

족욕을 시원하게 하고 인수동 골목길을 내려와 화계역으로 갔다. 인수동 골목길은 널찍하고 조용하며 깨끗하여 한산한 전원마을처럼 느껴졌다. 화계역 2번 출구로 들어가 지하철을 타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내려 일찍이 예약된 뒤풀이 장소로 갔다.

 

준비된 오리 백숙과 육회에 소주, 맥주, 막걸리를 맛있게 먹고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당초 우리 친구들이 강남에 많이 거주하여 거리가 멀어 참석이 저조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이 둘레길 코스를 선택하는데 주저하며 변경을 고려하였으나, 많은 인원이 참석해서 건강하게 예정된 코스를 완주해주어 친구들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오늘의 뒤풀이 장소를 섭외해서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해 준 정한 산우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2021. 9. 12. 염재홍 올림

 

3.오르는 산

이번 산행은 오르지 않고 편하게 걷는 길이다. 차이나타운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김동주 회장이 많은 돈을 쾌척했으니 맛나게 먹어주는 것이 그에 대한 예의다. 여러 해 전에 불교 모임 ‘법과 등불’의 회원 중 인천이 고향이고 교편을 잡고 계신 분이 토요일에 초청하여 구경하고 배를 불린 적이 있다. 이번에도 많이 모인 듯하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참석하여 맛있는 중국요리를 먹어보자. 나 원장은 높은 산에 오르면 가고 싶었으나 산우가 많이 와서 아직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기에 이르다며 주저하다가 10월에는 꼭 보자고 하였으니 뭇사람들이 부러워하며 우러르는 그 직업도 외로운 생활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4.동반시

9월은 열매달 ; 가지마다 열매 맺는 달이고, 10월은 하늘연달 ; 밝달뫼에 아침의 나라가 열린 달이다. 지금 들판에 서면 들국화가 지천으로 깔려있다. 명상센터 마당에도 어디서 왔는지 가득 피어서 스산한 마음을 달래준다. 1년 중 가장 좋은 날은 10월 한 달이다. 사랑하기에 좋은 달이기 때문이다. 유행가 가사처럼 10월의 마지막 밤에 가슴을 치지 말고, 해보시라, 늦사랑이면 어떠랴. 11월은 추워지거나 마음이 바빠진다. 시집을 여러 권 내보니 책을 나눠주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서, 나도 산우들에게 나눠주기 편한 연말 납회에 맞춰 낼 책을 준비하면서, 손녀를 보느라 주말과 휴일에는 도서관에서 지내지만 이번에는 내용도 마음에 차지 않고 시간에 맞출 자신이 없다. 쑥부쟁이는 들국화다. 역시 들국화는 사랑의 꽃이다. 시를 읊기 쉽게 음률에 맞게 약간 수정한다. 형채에게 감사드린다.

 

 

쑥부쟁이 사랑 / 정일근(박형채 배급)

사랑하면 보인다

다 보인다


가을 들어 쑥부쟁이 꽃과

처음 인사했을 때

드문드문 보이던 보랏빛 꽃들이


가을 내내 반가운 눈길 맞추다 보니
은현리 들길 산길에도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이름 몰랐을 때 보이지도 않던

쑥부쟁이 꽃들이
발길 옮길 때마다

눈 속으로 찾아와 인사를 한다


이름 알면 보이고

이름 부르다 보면 사랑하느니
사랑하는 눈길 감추지 않고 바라보면

모든 꽃송이
꽃잎 낱낱이 셀 수 있을 것처럼

뜨겁게 선명해진다


어디에 꼭꼭 숨어 피어있어도

너를 찾아가지 못하랴


사랑하면 보인다

숨어있어도 보인다

 

2021. 9. 26.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이 모인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