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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북악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431회 산행)

북악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431회 산행)

때 : 2022. 3. 27.(일) 10 : 30

곳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뒤풀이 : 광화문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참석자 환영

 

1.시로 여는 산행

 

불새ㅡ흑체복사 / 이시경 

 

거대한 어미 새가 태양 속에서 산다
그가 홰를 칠라치면
머얼리 새끼들까지 덩달아 날개짓하느라    

사방이 온통 불바다

오래전부터 새끼들이 날아들었다
지구는 그들이 찾던 둥지, 떼로 몰려들어 집 짓고 살고 있다. 숲속 바위나 나뭇등걸에도 날아다니는 곤충의 날개나 들짐승의 털 밑에도 공간이 있는 곳은 어김없이 곰실곰실 꽉 들어차 있다

불새마다 부리에 빛깔을 띠고서 지수함수를 물고 있다
저 불씨가 모이면 큰 불이 된다는데

꼬리에 꼬리를 물고 굴속을 드나드는 녀석들
구멍마다 불씨들이 모여 짹짹거리며 벽을 쪼아댄다
그들은 불을 먹고 온몸으로 불을 뿜는다
자궁은 모든 빛깔을 머금고

구우불구우불 깃털에서 불벌레를 뽑기 위해 파다닥거린다

어디를 둘러봐도 갑도 을도 없다. 새도 박쥐도 포유류도

기울지 않게 먹여 키웠다. 그들은 영원한 불새, 언젠가

마이크로웨이브 앓이를 하며 암흑 속에서 쓰러져 가겠지만

우리 몸 구석구석에서 그들 소리가 나는데
암이 생겼다는 것은 그곳 불새들이 미쳐 간다는 뜻이다

 

-시집 <아담의 시간여행. 2018>에 수록

시인 이시경의 본명은 이경식. 현재 성균관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국내 유일한 과학 시인

 

ㅡ내가 지금 짓고 편집하고 있는 시집은 앞으로 낭만적 서정시를 쓰지 않고 과학시를 써보겠다고 마음을 굳인 상황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우연히 만난 시인이다. 과학시를 쓰다 보니 설명문이 되어버려 실력이 부족함을 인정하고, 10여 년 전에 시를 배웠던 텍스트를 꺼내놓고 다시 시 공부를 하려고 해도, 머리가 굳어 제대로 쓸 수 없고 막막했는데 어찌나 반가운지, 이 시인의 시집을 텍스트로 삼기로 했다. 5부작으로 구성했는데 3부까지는 써놓은 시로, 4부는 과학시로, 5부는 과학에세이 또는 수상록을 수록하여 완성하려 한다. 시인 선생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칭찬해주었다. 온전히 내 머리에서만 나온 구상은 아니다. 최근호 산우의 따뜻한 충고를 거름 삼아 구상했다. 손녀 ‘지아를 위해 쓴다’는 표지글로 시작하려고 그미의 생일 3월 2일에 출판하려 했다. 미시물리학, 거시물리학, 진화생물학, 뇌과학에 대하여 2년을 공부했어도 안개 속 한 모퉁이를 겨우 돌고 있을 뿐이다. 미필적 고의로 임신한 둘째 손녀 태명 지아 동생 ‘지동’이가 태어날 6월에는 탄생 선물이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즐긴다. 실력이 부족하여 무척 어렵다. 부디 응원 바란다.

 

올릴 에세이와 수상록의 제목을 미리 소개한다.

 

달의 실종-양자역학

자유의지는 없다-기억의 저장고

물질의 이중성 – 파동인가 입자인가

빛, 광자-자유방임의 상징

양자얽힘 – 빛보다 빠른 것도 있다. 국소성과 비국소성의 논쟁

깨달음은 없다 –뇌과학의 분석

아인슈타인의 주사위와 슈뢰딩거의 고양이 – 모든 것의 파동방정식. 연속성과 비연속성의 논쟁

신은 없다 – 제사장의 야심작 혹은 장난

빅뱅의 선물 – 빛의 메아리

원자와 의자 – 전자기력의 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 – ‘암흑물질은 없다’에 모든 것을 건 사나이 이영우 박사. 설마 목숨까지 걸었을까! 우리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것이 더 자연스럽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시간의 수수께끼

다중우주, 초끈이론, 평행우주 – 풍부한 상상력의 영원한 가설

지적설계론과 진화론 - 빤한 승부

엔트로피와 시간의 화살 - 가장 어려운 이야기

맹자 2편에 실은 告子이야기 - 하늘은 큰 일을 시키려면 그만큼의 고난과 극복할 수 있는지 먼저 시험한다. 그런 과정이 없다면 실패할 수 있다.

<도봉>

 

 

2.산행기

시산회 430회 ‘서울둘레길'(8구간 일부) 산행기"<2022.03.13(일)> / 임삼환

 

◈ 산행일/집결장소 : 2022년 3월 12일(토) / 1, 7호선 도봉산역 1번출구 (10시 30분)

 

◈ 참석자 : 6명 (정남, 종화, 진오, 재홍, 삼환, 양기)

◈ 산행코스 : 도봉산역-도봉탐방지원센터-능원사-도봉사-도봉옛길-방학동길-왕실묘역길-정의공주묘-우의동-뒤풀이장소-북한산 우의역-집

◈ 동반시 :  "대폭발 이후 우주의 모든 것은 풍선이다" / 이대흠 (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 : 벌교꼬막과 풍천민물장어구이 등에 소주 / "물맑" <북한산 우이역 근처 (02) 3493-7788>

 

 

시산회 430회 날이다. 이 총장님으로부터 매니져로 임명을 받아 산행코스의 안내와 뒤풀이장소를 정하여 산행을 마무리 하는 책임이 있는데, 어디로 갈 것인지 부담이 된다.

 

대부분의 산우들이 산행을 좋아하나 코로나의 확진 때문에 서울둘래길(8구간)의 산행에는 몇 명이 신청을 않는 것 같았다. 서울둘레길(북한산둘레길)은 우리 시산회의 산우들과 몇 번을 갔었기에 산행 코스는 큰 부담은 없었다.

 

산행 신청을 한 회원은 나를 포함 총 6명인데, 집결 시간, 장소를 지킨 회원은 3명뿐이다. 나머지 회원은 도봉산역 만남의 광장에서 만났다. 산우들과 산행코스를 협의, 최종합의를 본 후 재작년(2020년) 이맘때에도 갔었던 서울둘레길 8구간 일부를 걷기로 하였다.

 

도봉계곡을 끼고 옆으로 탐방로 길을 따라서 가면 능원사가 눈에 보인다. 능원사는 도봉산 만장봉이 한 눈에 펼쳐지는 자리에 1977년에 건립된 사찰로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찰이 석가모니를 주존불로 모시는 것에 비해 능원사는 미륵불을 모시고 있고 경내의 모든 전각이 황금단청으로 되어있다.

능원사에서 조금 더 오르자 도봉사가 보인다. 도봉사 길가 담 벽에는 심우도가 그려져 있어 많은 산객들의 눈길을 끈다. 도봉사의 건물 뒤편에는 호랑이를 탄 산신령이 있다. 도봉산의 바위가 바로 뒤에 위치해 있어서 도봉산에서 내려온 산신령의 느낌이 들기도 하다.

 

불교는 석가모니를 주존으로 모신다. 그러나 산신령의 존재는 도교에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불교의 특징은 도교와 불교가 융합되어 나타난다. 특히 조선때는 억불숭유 정책으로 산에서 살아야 했던 승려들은 호랑이가 두려운 동물이었다. 그래서 절마다 산신령을 모시는 것은 호랑이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염원도 있었다.

 

많은 산객들은 안전산행이 최우선이므로 산행길로 순조로운 서울둘레길 8구간의 일부(도봉옛길~방학동길~왕실묘역길)를 걷고 있는 것 같다. 도봉옛길은 무수골까지 2.9km의 북한산둘레길 18구간이며, 선인들의 묘가 많이 자리잡고 있었다. 다음은 방학동길이며, 무수아취에서 3.1km의 북한산둘레길 19구간이다.

 

방학능선을 타고 오르는 중간에 높다란 구조물이 눈에 보인다. 쌍둥이전망대 이다. 쌍둥이전망대 앞에 북한산둘레길 19구간 방학동길 포토존이 있었다. 나선형으로 만들어진 계단을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북한산, 수락산, 도봉산, 불암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마치 산 정상에 있는 듯 맑은 날씨에는 아주 먼 곳의 전경까지 한 눈에 들어왔었던 추억이 있었다.

 

휴식터를 비워주는 산객들에게 고마움으로 예를 표한 뒤, 종화 산우는 배낭에서 돗자리를 끄집어내어 자리를 편다. 다른 산우들은 술안주와 막걸리, 독도주를 끄집어낸다. 모다들 준비해 온 먹거리를 먹기 전에 동반시("대폭발 이후 우주의 모든 것은 풍선이다" / 이대흠)를 오래간만에 불초 소생이 봄날에 조용히 낭송을 하였다.

 

 

"대폭발 이후 우주의 모든 것은 풍선이다" / 이대흠

 

...봄이다

쭈그러져 있던 씨앗들이 풍선들이 부풀어올라

상추가 되고 동백이 되고 진달래가 된다

 

부픈 그것들은 토끼며 다람쥐가 먹고 부푼다

땅의 날숨, 봄은 부푸는 계절...

 

소녀들은 붕붕 떠서

하늘로 하늘로 날아가려 하고...

 

이대흠은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과 조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목포대 국문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994년 “창작과비평”에 ‘제암산을 본다’ 외 6편의 시를, 1999년 “작가세계”에 단편소설 ‘있었다, 있다’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 ‘상처가 나를 살린다’, ‘물속의 불’, ‘귀가 서럽다’가 있다. 현대시동인상, 애지문학상, 육사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힘'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이대흠의 시는 세상에서 한 발 비껴서 있는 듯 보이나 실제로는 가장 열심히 막막한 세상을 질주하고 있다. 솔직하다 못해 괴팍하게까지 느껴지는 시적 욕망과 다양한 실험정신 때문에 난해시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3부의 시편들을 보면 꼭 어렵다고만 할 수는 없을 터이다.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자서에다 "물끄러미 제가 지나온 세월을 뒤돌아보듯 땅 쪽을 바라보는 가지꽃을 보면서 자성이 깊은 식물 앞에서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시에서와는 달리 수굿하고 얌전한 이 진술은 가지꽃에 자신을 되비쳐보는 시인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모두가 좋아하는 정남 친구가 준비해 온 홍어, 생굴, 골뱅이, 한과, 양기의 생고구마와 커피, 재홍의 냉이무침, 종화의 김치와 달콤한 정통만쥬 빵 및 Maxim커피, 진오의 독도주 그리고 내가 준비해 간 도토리묵이 모든 산우들의 배를 채워서 뒤풀이 장소를 신경 쓰게 만든다.

 

뒤풀이는 벌써 예약을 해 놨는데, 산우들 중에 몇은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하며, 브레이크를 잡는다. 모두가 다 산행을 하면서 술은 항상 그날의 컨디션에 맞춰 적당히 마시야 하는데, 총장님 회장님은 참석을 하지 않고, 난, 매니저를 맡아서 뒤풀이 장소 때문에 걱정을 하게끔 하였다.

 

방학동길에서 왕실묘역길로 넘어섰다. 북한산둘레길의 제20구간이 왕실묘역길이다. 왕실묘역길은 성종의 맏아들로 중종반정 때 폐왕이 된 연산군의 묘와 세종대왕의 둘째 딸로 훈민정음 창제에 크게 기여한 정의공주의 묘가 있어 왕실묘역길이라고 이름지어 졌다고 한다.

 

정의공주의 묘 인근에 사천목씨((泗川睦氏)의 선영(先塋)이 있었는데, 목씨(睦氏)는 선대(先代)가 경상도 사천에 살면서 형제간의 우애가 남달리 화목·돈독하여 화목할 목(睦)자로 성(姓)을 얻게 되었고, 본관을 泗川으로 삼아 세계(世系)를 계승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성씨가 본관이 서로 다르나 목씨(睦氏)의 본관이 사천 하나뿐인 것은 그 뿌리가 한분에게서 이어졌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목씨의 시조는 고려조에 무관을 지내신 낭장동정공(郎將同正公 諱 孝基)이다.

목문(睦門)은 고려조부터 가문이 융성하여 중앙관계에 진출하기 시작하였고, 조선조에서도 많은 정치가와 인재를 배출하여 당당히 명문대가의 위치에 올랐다. 시조로부터 6세까지의 묘소(墓所)는 북한에 모셔져 있어, 현재 7세조가 모셔져 있는 서울 도봉구 방학동 先塋내에 단비(壇碑)로 모시고 있다.

 

산우들이 모다 정의공주의 묘를 살펴 보았는데, 정의공주는 조선 4대 세종(世宗)의 차녀로, 어머니는 소헌왕후(昭憲王后) 심씨(沈氏)이다. 훈민정음(訓民正音) 창제에 참여를 하였고,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을 간행하였다.

 

정의공주(貞懿公主, ?~1477)는 세종이 즉위 전에 출생하였으나, 정확한 출생연도는 알려져 있지 않다. 오라버니 문종(文宗)이 1414년(태종14)에 출생하였고, 동생 세조(世祖)가 1417년(태종17)에 태어난 사실에 비춰 1415년(태종15년)~1416년(태종16년) 사이에 출생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녀는 1428년(세종10년)에 정의공주(貞懿公主)에 봉해졌고, 안맹담(安孟聃)과 가례(嘉禮)를 치렀다. 안맹담은 관찰사 안망지(安望之)의 아들로서, 1428년(세종10년)에 죽성군(竹城君)에 봉해졌다가 1432년(세종14년)에 연창위(延昌尉)로 개봉되었다.

 

연산군의 묘는 모두가 탐방을 원치 않았고, 바로 북한산우이역 방향으로 이동하였다. 뒤풀이장소로 예약을 해 놓은 식당('물맑')은 151번 버스종점 근처로 깨끗한 장소였다. 수유동(우이동)의 맛집이며, 메뉴가 다양하다. 벌교꼬막, 코다리찜과 풍천민물장어구이를 주안주로 소주를 맛있게 마시고, 산우들과 헤어졌다. 다음 산행 때에 또 만날 것을 기대하면서 산행기를 맺는다.

 

2022년 3월 14일  임삼환 씀.

 

3.오르는 산

북악산은 청와대 쪽 산이다. 여러 번 오르고 비가 와서 몸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아내는 그러느니 밖에 돌아다니는 게 좋겠다는 걱정을 하지만 산행에 따라가느니 도서관에서 하고 있는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 낫겠다 싶다. 금요일에 시장에 들러 안주를 사가지고 왔으나, 썩는 음식은 아니므로 다음 기회에 가져가도 된다. 집의 주인이 바뀌는데 점쟁이 거사인지 법사인지 이야기의 출처와 정체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 청와대로 들어가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을 당하거나 심지어 급사한다는 얘기까지 떠도는 것을 보면, 참으로 말 많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분명 권력을 등에 업고 장난을 치는 사람은 나올 것이고 그것이 탄핵의 단초가 될 수 있고, 고체중이다보니 심정지 등의 상태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명망 높은 정치가의 말이 떠오른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봉사를 위한 명예의 자리로 생각해야지 거기에 이권을 얹을 생각을 하는 순간 탈이 난다. 국가와 공무원의 체계가 잘 잡혀있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고작 기관장 자리 바꾸고 예산 몇 푼 전용하는 정도다. 더구나 국회를 야당이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으면 사사건건 다툼이 벌어질 수 있는데 한 사람이 벌떼 같은 국회의원을 상대로 싸우다 상처뿐인 영광으로 끝난다. 미국을 보라. 국민과 언론을 항상 자기편으로 생각하는 순간 탈이 난다. 자신이 퇴직한 후를 생각하지 않고 복수를 하거나 앞뒤 재지 않고 나대다가 나중에 큰 탈이 난다.” 맞는 말로 들린다. 자신에게는 소위 ‘윤빠’도 없다. 이제는 기자들에게 뿌렸던 촌지, 곧 참석비도 언젠가는 탈이 난다. 졌다고 안타까워하지 마라. 권력은 돌고 돈다. 우리는 5년간 재미있는 구경을 하게 됐다. 심심치 않을 5년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린다.

 

맹자 2편 고자편에 나오는 글이다. 읽어보시라.

天將降大任於是人也 必先苦 其心志勞 其筋骨餓其體膚 空乏其身 行拂亂其所爲 所以動心忍性 曾益其所不能 人恒過然後 能改 困於心 衡於慮而後 作 徵於色發於聲而後喩 入則無法家拂士 出則無敵國外患者 國恒亡 然後 知生於憂患而死於安樂也

 

하늘이 장차 대임을 그 사람에게 내리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의 의지를 괴롭히고 그 근육과 뼈를 지치게 만들고 그 신체와 피부를 즉 배를 굶주리게 하고 그 몸을 즉 생활을 가난하게 해서 행하는 일이 하고자 하는 바와 같지 않게 만든다. 그것은 마음을 분발하게 하고 자기의 성질을 참게 하여 자기가 해내지 못하던 일을 더욱 더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잘못을 저지르고 난 후에야 고칠 수가 있고 마음이 힘들고 이리저리 저울질하고 생각을 많이 한 후에야 일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얼굴빛과 목소리에 나타날 정도까지 괴로움을 겪은 뒤에야 비로소 마음속에서부터 도리를 깨닫게 된다. 안으로는 곧 법도를 지키는 자와 세가를 지키는 자와 보필하는 선비가 없다면 밖으로는 곧 적국과 외환이 즉 어려움이 없다면 그런 가정과 나라는 언제든 망하게 된다. 이러한 것들을 알고 난 뒤에야 우환 속에서는 사는 것을 알게 되고 안락 속에서는 망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4.동반시

3월이여, 어서 오렴 / 에밀리 디킨슨 By Emily Dickinson(김종화 추천)

​3월이여 어서 오렴

난 얼마나 기쁜지 몰라

오기를 무척 기대했어

모자를 벗어 놓게

넌 걸어왔구나

얼마나 숨이 차니

3월이여, 어떻게 지냈니, 그리고 다른 이들은

자연은 잘 보살펴 두고 왔겠지

아, 3월이여, 나와 함께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자

말해 줄 게 너무 많아

난 네 편지를 받았어, 그리고 새들도 왔어

단풍나무들은 네가 오는 것을 결코 몰랐어

내가 말하건대 - 그들 얼굴이 얼마나 빨개졌는지

하나 3월이여, 날 용서해

네가 나보고 물들이라고 맡긴 저 모든 산들도

거기에 맞는 보라색을 찾지 못했어

네가 전부 다 가져가버렸기 때문에

누가 문을 두드리나? 4월이네

문을 잠가라

난 만나지 않을 거야

그는 일 년이나 날 찾지 않았잖아

내가 바쁠 때는

하나 하찮은 것들은 아주 작게 보이네

네가 오자마자

비난은 칭찬만큼 귀중하고

그리고 칭찬은 비난만큼 미미하네

 

2022. 3. 27.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