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록

아차산으로 봄맞이 갑시다(詩山會제428회 산행)

아차산으로 봄맞이 갑시다(詩山會제428회 산행)

때 : 2022. 2. 12.(토) 10 : 30

곳 : 전철 5호선 광나루역 1번 출구

준비물 : 마음 가는 대로. 단 기존 산우는 그대로, 별도로 깔개 있는 산우는 두어 개 필요.

 

1.시가 있는 산행

 

들소와 하이에나 / 이시경

 

들소 떼가 초원에 몰려든다

우기가 되면 늘 시작하는 짓거리

 

들소들이 적색 황색 녹색으로 들떠 있다

발정난 들소 떼가 들소 떼를 좇는다

하이에나도 부실한 다리를 찾아 뒤를 좇는다

허기로 자욱한 신천지 길 입구에서

바르르 떨던 무리들 초원에서 하나가 된다

저마다 고유의 빛알갱이를 토해낸다

 

한 떼의 무리가 사라지면 또 한 떼 무리가 몰려온다

쉬지 않고 지속되는 죽음과 환생 반복

흘레질로 죽어 환생하는 적색 황색 녹색의 행렬

거리마다 휘젓고 다닌다

 

들소 떼가 늘어날수록

흘레질이 주춤 주춤하는 이유는

그들의 짓거리에 이종 변종 무리가 끼어 있기 때문인가

들소들이 초원에서 달아나지 못하도록

모 교수의 말대로 울타리를 더 키워야 하는가

황갈색 갈기를 날리며 포효하는 사자

기분 나쁘게 웃어대는 하이에나 무리들

그들의 갈증이 초원을 붉게 물들일 때마다

LED 가슴속이 사바나 열대야가 되어 간다

 

시집 [쥐라기 평원으로 날아가기] 수록

 

근호가 낸 제안에 혹하여 실천에 옮긴다는 결심을 하고 준비 중이다. 늦어지는 이유는 변명이 아니다. 손녀를 보면서 리듬이 흩어지면 제 자리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이제 시간이 흘러 지병이 되어버린 것은 몸과 마음을 흔든다. 오죽하면 큰애 세배 때 10번의 겨울을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스스로 뱉었다. 10권의 시집을 내고 싶어서다. 한국불교의 중심사상인 空 사상과 유식 사상의 상징어 ‘일체유심조’를 아는 듯 모르는 듯 읊조리는 진오는 아직 눈빛이 살아있는 것으로 봐서 아는 사람이다. 모든 게 空하므로 연기법의 적용을 받는 ‘일체유위법’의 대상은 꿈과 환상, 물거품, 그림자, 아침이슬, 번개도 역시 공하다. 왜 불교를 제외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이런 의심은 창조론을 위장한 지적설계론을 줄기차게 주장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형이상학인 종교와 형이하학인 과학 사이에 건너지 못할 0. 零. ZERO를 무슨 수로 건너려는가. 각자의 영역에서 지내면 될 일을, 마침 《왜 종교는 과학이 되려 하는가 – 창조론이 과학이 될 수 없는 16가지 이유≫라는 책을 읽고 있다. 여기서 하나님의 능력을 빌리면 반칙이다. 내가 그런 과학시를 쓰고 있다. 과학과 인간의 관계가 주제이다. 다만 2년째 헤매고 있으나, 끝이 있으면 길이 아니므로 끝없는 길을 걷고 있다.

 

2.산행기

시산회 제427회 대구(대모·구룡산) 산행기 / 전작

◯ 산행일/집결장소: 2021년1월23(일) 10시30분/3호선 수서역 6번 출구

◯ 참석자: 김삼모, 김정남, 김종화, 나창수, 남기인, 염재홍, 이경식, 이윤상, 임삼환, 전작, 정일정(11명)

◯ 산행코스: 수서역6번출구-서울둘레길대모산구간-쌍봉약수터-돌탑전망대-실로암약수터-불국사-개암약수터-구룡산둘레길-달터테마공원-용바람다리-양재천-강남수도사업소-뒤풀이장소-매봉역

◯ 동반시: “구룡사시편-겨울노래” 오세영(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장소: 돼지갈비, 김치찌게에 막소맥/“양촌리화로구이” <강남구 도곡동 매봉역 근처, 02-2058-1245>

 

오늘 산행지는 대구산이다.

며칠 전 이 총장님으로부터 산행 “가이드”를 맡아 달라는 전화를 받고, 그제 사전 답사를 했다. 약간의 눈과 얼음이 있어 산 정상을 우회하는 “서울둘레길”인 수서역에서 양재시민의숲역 구간과 뒤풀이 장소를 돌아보니 거리는 약 11키로에 꽤 빠른 걸음으로 약 3시간 반이 소요되었다.

10시 30분 정시에 수서역사에 11명이 도착하여 서로 수인사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들머리인 서울둘레길 입구 표지판에서 예상 루트를 확인 후 삼삼오오 출발했다.

11시 20분경 가는 길 중간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벤치에서 따뜻한 다과를 먹으며 남 회장과 이 총장의 최근 태국 여행 후일담과 산우들의 소소한 얘기를 나누며 잠시 휴식을 했다.

12시 10분경 쌍봉약수터 부근에 자리를 펴고 만쥬, 김밥, 바게트, 골뱅이, 생굴, 홍어, 도라지무침에 일정이가 손수 담근 포도주에 장수, 국순당, 지평 막걸리에 디저트인 사과, 커피까지 먹산회(?)답게 어마어마한 상차림이다.

 

“구룡산시편 겨울노래”/시인 오세영(1942년 영광군 출생, 1965년 현대문학 등단, 서울대 교수 역임)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간 데 없고

저녁마다 문 살 긁던 다람쥐도 온 데 없다.

길 끝나 산에 들어섰기로 그들은 또 어디 갔단 말이냐.

어제는 온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내리는 폭설.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 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난을 치고

오늘은 하루 종일 물소리를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시 낭송 후 이어진 식사를 끝낸 후 이총장님의 사회로 남 회장님이 김종화 산우에게 공로장 수여식을 거행하였다. 이 총장님이 작년에 산행을 개근하고 친구와 지인들의 건강 증진 및 시산회 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읽어 나가자 모두가 큰 박수로 축하를 했다. 금일봉 십만 원의 부상 수여가 있었다. 올해는 두둑한(?) 금일봉을 걸어 놓았으니 개근 산우가 많이 있을 듯하다. 김종화 산우는 자타가 인정하는 걷기운동전도사이다. 어려운 코로나 상황 등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개근한 종화 산우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어서 이 총장님과 남 회장님 주관으로 시산회 운영에 관한 논의를 하였다. 앞으로 산행안내자는 매 산행 마다 지정하기로 했으며 호칭은 “매니저”로 하기로 했다. 호칭에 대하여 “안내인”, “가이드” 등 여러 의견이 있었으나 만장일치로 삼모 산우가 제안한 “매니저”로 하기로 했다. 이 총장님 왈 앞으로 “총장은 뒷짐 지고 놀고먹는 자리” 란다.

 

13시40분경 하산코스를 매봉산 아래에서 양재천을 건너는 “명품강남4코스둘레숲길”로 변경하고 하산을 했다. 14시30분경 구룡산 아래 둘레길에서 달터테마공원 방향으로 가는 길목 정자에서 잠시 휴식 후, 단체 인증사진을 찍고 15시10분경 매봉역 부근 먹자골목에 도착했다. 몇몇 산우는 치킨집에 먼저 자리를 잡았으나 다수결에 의해 돼지갈비에 막·소·맥으로 뒤풀이를 했다.

 

17시경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즐거운 발걸음으로 귀가했다.

오늘은 좋은 날씨, 좋은 사람, 좋은 음식, 좋은 대화 … 참 좋았다!!

 

2022년 2월 9일. 전작 올림

 

3.오르는 산

아차산은 도심에 위치해 매년 수차례 가는 산이라 특별한 소개가 필요 없다. 그런다고 아직 다음 시집의 부록(?)에 올리려고, 초안을 잡은 글을 교정 및 사실의 확인도 하지 않은 상태로 지면을 메꾸는 것은 작가정신을 위배하는 짓이라 생각한다. 대신 글쓰는 법을 10회에 걸쳐 올린다.

                                                                             

[문장기술(글쓰기 누구나 잘할 수 있다)]-배상복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제1장 간단명료하게 작성하라

 

-군더더기 없애기
-수식어 절제
-이해하기 쉽게
-문장은 짧게

글을 쓰는 재주가 특별하지 않은 한 긴 문장을 제대로 구성하기는 힘들다. 문장이 길면 구성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너저분해지고 글이 늘어지게 마련이다. 잘 짜인 문장이라 하더라도 길면 지루하게 느껴지고 주제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한꺼번에 많은 내용을 집어넣으려 하지 말고 한 문장에 한 메시지만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짧게 끊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가 읽기에 편한 것은 리듬감이 있고 문장이 짧기 때문이라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긴 문장은 짧게 끊어 쓰고, 각각의 문장은 불필요한 것을 없애고 간결하게 작성해야 글의 맛이 살아난다. 간결하게 쓰려면 무엇보다 군더더기를 없애고 수식어를 절제해야 한다. 눈에 거슬리는 군더더기와 꼭 필요하지 않은 수식어를 빼기만 해도 훨씬 깔끔하고 세련된 문장이 된다.

글에서도 경제성의 원리가 적용된다. 공연히 자기만 아는 어려운 말을 늘어놓거나 복잡하게 써서는 읽는 사람이 무슨 뜻인지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남는 게 없다. 간단명료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은 문장을 만드는 첫째 비결이다.

 

4.동반시

입춘이 지났으니 당연히 봄은 온다. 우리는 대략 70번째의 봄을 맞는다. 내가 고시를 포기하고 입사시험을 보기 위해 여러 곳의 시험을 치렀는데 그때만 해도 필기시험으로 결정이 났다. 취직 시즌이 아니어도 거의 매주 시험을 봤는데 마침 고교 선배 이환의 씨가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언론기관이라 국어와 영어, 논문 세 과목 중 논문의 제목이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이었다. 중국 4대 미인 중 하나인 王昭君이 북방민족의 족장에게 선물로 바쳐진 일화와 관계있었다. 같은 주제에 고시를 포기하는 마음을 소제로 썼다. 합격했으나 회사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마음에 들지 않아 포기하고 몇 곳도 같은 마음으로 배회하다가 결국 차분하고 질서 있는 국방과학연구소에 취업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5년을 보냈다. 남보다 2~3배는 많던 봉급을 포기하고 말리는 과장조차 뒤로 두고 명예 퇴직할 때 심경이 복잡했다. 책을 여러 권 내다보면 당시의 심경을 다룬 글도 나올 것이다.

 

봄 편지 / 황금찬(박형채 배급)

 

봄을 기다림이

손끝에 닿았다기에

입춘 날 아침에

편지 한 통을 보내노라

 

바람 부는 사연은

다 묻어두고

물오르는 가지에

터져 나오는

봄눈을

소중한 보석처럼 담아 드리노라.

 

계곡에 얼음이 풀리고

흐르는 물소리

남국에서 편지에 담아

보내노라.

하루 낮 하루의 밤을 지내며

 

사랑은

꽃 같은 마음에서 오고

인정은

향기에서 오느니

이 시대에

꽃과 향기가 되라

 

그리하여 사랑이 없는 마음에도

꽃이 피고

인정이 없는 이 들판에서

짙은 향기가 풍겨라.

나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봄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

 

꽃 같은 마음을 기다리고

향기의 인정을

기다린다.

 

이 지구촌에

행복을 실어오라

평화를 가져오라

미워하는 마음도

저주하는 마음도

사라지리라.

 

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 게시물을

 

2022. 2. 12.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