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기록

춘천삼악산투어 갑니다(詩山會 제434회 산행)

춘천삼악산투어 갑니다(詩山會 434회 산행)

: 2022. 5. 13()

1.일정: 5/13() 08:51분 용산출발/10:05분 남춘천 도착, 16:12분 춘천 출발/17:32분 용산도착
2.참석자:15
3.계획: 서울~청춘열차 2층 타고 남춘천역~ 삼악산케이블카~스카이워크~의암호둘레길~명동닭갈비~춘천역~서울

4.매니저: 이윤상

 

1.시로 여는 산행

 

나는 누구인가 / 이시경

-드브로이 파*

 

1

누가 돌을 던진다

나를 찢으며 동심원을 그린다. 사방으로 퍼져 나가다 때까지 떤다. 수면파는 수초나 바위에 부딪쳐도 호숫가에 이른다. 반복되는 회절과 반사. 뭇 파동과의 만남과 헤어짐으로 마음이 출렁거린다. 시시때때로 부는 바람, 툭 떨어지는 낙엽, 빗방울, 무심코 내뱉는 말 말 말.

 

이제 막 깨어나서 수면 위로 마구 질주하는 광란의 물결들은 바로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2

우주 속의 작은 알갱이.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뿔을 들이밀고 무소처럼 내달린다.

누두든 달려들면 치받고 튕긴다. 산란각은 자연에 맡기고 자극을 받으면 높이 도약한다. 최고 권력자가 떨어질 때 그 충격은 크다. 언덕을 수시로 오르내리지만 무덤 속 상태가 가장 시적(詩的)인 상태. 누구든 날 뒤에서 밀지 마라.

너에게 황소처럼 버티리라.

 

3

무리가 모여 가족이 된다. 서로 밀치고 회전운동 하는 물 분자들. 형제끼리도 무게가 다르고 호흡이 다르다. 끼리끼리 모여 싸울 땐 밝고 어두운 무늬가 선명하다. 서로 밀고 당기고 좌우로 회전하면서 내는 소리와 몸짓은 천상의 예술. 어제도 오늘도 영원히 이어지는

 

그들, 각양각색의 불빛이 새해를 밝힌다.

 

*드브로이 파 : 입자를 파동으로 생각하고 다루는 경우의 호칭. 물질파라고도 한다. 전자 등의 입자선에 주로 쓰인다. 물질파의 파장 λ=h/p이며, h는 플랑크상수. p는 운동량이다.

 

-물질의 파동성 : 모든 물체는 파동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드 브로이가 주장한 '물질파'란 정확히 무엇을 말할까? 아인슈타인의 광량자설은 빛이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가진다는 개념인 반면, 드 브로이의 물질파는 물질도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가진다는 개념이다. 이때 물질이 나타내는 파동 현상을 드 브로이는 '물질파'라고 표현한 것이다. 내가 확실하게 알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알고 있는 것은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모든 것은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도 파동이며, 관측의 대상이 될 때는 입자가 된다. 신기한 일이다. 신은 입자일까? 파동일까? 신은 둘에 해당되지 않는 관념이다. 왜냐하면 신이 세상에 모습을 나타낼 때는 신이 아니게 되기 때문이다. 非神論者인 나의 입장이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433회 '남한산성' 산행기<2022. 04. 24(일)> / 김종화

 

◈ 산행일/집결장소 : 2022년 4월 24일(일) / 8호선 산성역 1번 출구 (10시 30분)

 

◈ 참석자 : 6명 (세환, 종화, 경식, 동준, 광일, 황표)

◈ 산행코스 : 산성역-산성폭포-조망쉼터-영춘산입구-불망비-남한산성(남문)-비석숲-종로(로타리)-커피집(반월)-<버스로 이동>-성남 양지동-뒤풀이장소-남한산성입구역-집

◈ 동반시 :  "목련후기" / 복효근 (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 :  '꼼장어', '주꾸미' 구이에 소·맥주 / "할배구이" <남한산성입구역  근처 (031) 741-3910>

 

시산회 433회 산행은 성남누비길(1구간) 일부인 ‘남한산성길’을 산책하였다. 산행에 참석한 산우들은 6명으로써 금년 들어서 제일 적은 참석 인원이다. 금년도 우리 시산회 산행은 산우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좋은 둘레길을 걸어 즐거움을 맛보는 회원들의 의욕일 것이다,

 

성남누비길 1구간의 시작(들머리)은 복정역이다. 수인·분당선이나 8호선을 이용하여 복정역 2번 출구로 나와 남한산성길을 시작한다. 복정역에서 출발, 영장산을 지나 종점인 남한산성 남문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이나, 걷기에 편한 길이다. 금번 남한산성길 산행은 성남누비길 1구간을 복정역에서부터 걷기 운동을 하려다가 산우들과 협의, 일부인 산성역에서 남한산성 남문까지로 하였으며, 남한산성 산행을 많이 했던 코스이기에 부담이 없는 산책이었다.

 

'남한산성'은 조선시대에 북한산성과 함께 한양도성을 지키던 성이었다. 남한산성은 남쪽의 방어기지로 청량산, 연주봉, 망월봉, 벌봉 등을 연결한 대규모 석축 산성이다. 신라시대부터 성을 쌓은 흔적이 있으며, 조선시대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피난하여 항전을 했던 곳이다.

 

산성역에서 산성폭포를 지나 남한산성길을 출발하였다. 산성폭포 길 옆엔 진달래·산철쭉, 영산홍이 활짝 피어있다. 걷는 길은 등산로라기보다는 산책로에 가까워 가벼운 발걸음을 하기에 좋았다. 가는 도중엔 산책뿐만 아니라 피톤치드와 함께 할 수 있는 숲이 조성되어 있다.

 

옛날에 곡식 창고였던 창곡마을의 유래와 명칭 설에 대해서도 표지되어 있었다. 창곡이란 봄에 곡식을 대여해 주고, 가을에 곡식을 거두어 보관하던 창고를 말하며, 조선조 말기에 탄천 일대에서 생산된 군량미 창고가 있었다는 설과 병자호란 때 군사들이 진을 폈던 곳이며, 병기를 저장했던 곳이라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고 한다.

 

오르막길을 계속 걷기를 재촉하다 잠시 쉼터에서 쉬어가자고 한다. 남한산성길을 갈 때마다 쉬어가는 ‘조망쉼터’를 찾아갔다. 쉼터는 날씨가 좋을 때에는 서울시내뿐만 아니라 관악산, 북한산, 도봉산 등이 잘 보인다. 옆의 테이블에 앉아있는 산객들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주질 않아 잠시만 쉬었다가 다음 쉼터인 영춘산 입구로 이동을 하였다.

 

그곳에서 우리는 6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에 도토리묵, 뻔데기, 김밥, 군고구마, 떡, 과자류 등의 간식을 내놓고, 막걸리와 작년 6월에 담궜던 ‘솔방울술’을 한 잔씩 마셨다. ‘솔방울술’은 소나무 냄새가 나며, 약간 떫은맛과 향긋한 향이 특징이고, 고혈압, 신경통에 좋다고 하여 솔방울을 채취 술을 담궜다. 두 잔을 마시니 솔향이 더욱 향기로웠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고 마셨으니, 이제는 가야할 때이다. 급경사의 계단길을 오르고 또 올라서니 커다란 바위에 글이 새겨져 있고, ‘불망비(不忘碑)’란 뜻과 글도 표기되어 있다. ‘불망비’란 어떠한 사실을 후세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기록한 비석(碑石)이다.

 

조선조 후기 문신이었던 수어사 서명응(徐命應), 부윤 홍익필(洪翼弼), 이명중(李明中) 세 사람이 백성들을 사랑한 공적을 '잊지 말자(不忘)'라는 뜻을 하나의 바위에 3기의 비(碑) 형태로 새긴 백색 파도문이 수려하게 돋보인다.

 

남한산성 남문으로 올라가는 국도와 성남누비길 1구간이 연결되는 지점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남한산성 남문의 터미널 옆길로 가니 성남누비길 1구간의 종착점인 남한산성 남문 앞에 스탬프를 찍는 곳과 성남누비길 제2구간의 시발점이 있다. 산객들은 그곳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남한산성에 올라왔으니 난, 남한산성 역사 테마길(1코스, ‘장수의 길’)을 걷고 싶었다. 대부분 산우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차를 한 잔씩 하자고 한다. 처음에는 난 파전으로 유명한 식당인 ‘파전된데’(‘참도토리묵사발‘로 상호명칭 변경)에서 시원하게 막걸리를 한 잔 마시길 원하였다. 친구들은 우선적으로 차를 마시길 원하여 버스종점 근처에 ’반월카페’로 갔다.

 

‘반월카페’는 황표 친구가 잘 알고 있는 카페집이다. 몇 년 전 광주 남한산성면 불당리에 ‘반월정(별관)’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황표가 반월정(별관)의 사장부부를 잘 알고 있었기에 그곳을 찾아가서 점심식사를 하였으며, 그 이후로 몇 번을 방문하였다. 60년 전통의 남한산성 산채나물정식 맛집이었던 반월정(본관)이 230년 고가옥을 보전키 위해 수리관계로 반월정(별관)에서 산채나물정식 전문점으로 식당을 하다가 지금은 별관은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반월카페는 고즈넉한 한옥으로 안쪽에는 쉼터가 형형색색 변하는 중이었다. 한옥 분위기가 정서가 가득했었으며, 주요메뉴는 커피, 단팥죽, 대추차, 케이크, 팥빙수, 음료수 등 다양하게 음식을 팔고 있었다. 우리는 시원한 아이스커피(아메리카노 등)와 음료수를 마시며, 잠시 쉬었다가 9번 버스를 타고 뒤풀이장소인 남한산성입구역으로 이동을 하였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황표는 차멀미로 어지럽다며 미리 내려서 걷기를 하였다. 뒤풀이장소는 동준 친구에게 권한을 제공하여 남한산성입구역 근처에 꼼장어·주꾸미(‘할배구이’) 식당으로 갔었다. 꼼장어와 주꾸미 요리를 시킨 후에 먼저 소·맥주를 한 잔씩 마시고, 오늘의 동반시(“목련후기”/복효근 시인)는 목소리가 낭낭한 광일이가 낭송하였다.

 

"목련후기" / 복효근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저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아무래도 그렇게는 돌아서지 못 하겠다

구름에 달처럼은 가지 말라 청춘이여
돌아보라 사람아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늘들이
타다 남은 편지처럼 날린대서
미친 사랑의 증거가 저리 남았대서
두려운가 사랑했으므로 사랑해버렸으므로
그대를 향해 뿜었던 분수 같은 열정이
피딱지처럼 엉켜서
상처로 기억되는 그런 사랑일지라도
낫지 않고 싶어라
이대로 한 열흘만이라도 더 앓고 싶어라

 

복효근(1962~)은 전북 남원에서 태어났으며, 전북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였다. 송동중학교, 금지중학교 교사로 근무를 하였으며, 1991년 시와 시학에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2000년 시와 시학상(젊은 시인상)과 2015년 제2회 신석정 문학상을 받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세상에서 자기들의 사랑이 가장 아름답고 순결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지고지순의 사랑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어느 사랑이 아름답지 않은 사랑이 있으며 어느 사랑이 절절하지 않고 애달프지 않으랴. 그래서 사랑의 처음과 끝은 모두 아름답기를 바라고 비록 헤어지더라도 동백처럼 시들지 않은 채 일순간에 져 버리길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사람에 따라 얼른 잊혀지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복효근 시인처럼 그 여운까지 아끼면서 추억을 반추해 보고 싶은 사람도 있으리라.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늘들이 타다 남은 편지처럼 날린대서” 라는 표현이 참 절묘하다. 어쩌면 이런 적합한 표현을 찾아냈을까. 역시 시인은 언어의 연금술사인가 보다.

미친 사랑의 증거가 남아서 때로는 나를 곤욕스럽게 할지라도 그때 사랑했던 때, 이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기쁨이며 아름다움이었던 걸 기억한다면 쓸데없고 더러운 물건 치우듯 기억의 저편으로 밀어버릴게 아니라 누구도 침범 못할 나만의 기억 창고에 고이 간직해 두었다가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곱씹으면서 다시 오지 않을 그날의 행복을 한 번 더 느껴 봐도 좋으리라.

살다보면 삶이 건조해지고 팍팍해질 때 남몰래 살그머니 꺼내 그날의 달콤 쌉싸름한 감상에 다시 한 번 젖어보며 추억을 반추해 봐도 좋으리라. 내게도 이런 아름다운 순간이 있었지, 그때는 정말 세상 부러울 것 없이 행복했었지 하며 그 행복을 되새김해 봐도 좋으리라. 그 순간만은 누구와도 나누어 가질 수 없는 오직 나만의 보물 같은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이니까. 추억과 남모르는 비밀은 많을수록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어느 시인도 말했다.

 

오래간만에 친구들은 꼼장어와 주꾸미를 안주로 소·맥주를 맛있게 마셨다. 지난주 수요일엔 산책을 하고 싶은 친구들은 수요일에도 같이 서리풀에 산책을 하였다고 한다. 앞으로는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의 수요일엔 ‘수산회’라는 회의 명칭으로 정하고, 좋은 장소를 선정해서 산행을 하기로 하였단다.

 

좋은 산행장소 선정으로 즐거운 산행을 통하여 항상 산우들의 호연지기를 키우며, 우리 ‘시산회(詩山會)’의 영원한 발전을 기하고, 산우들 모두가 더욱 건강하시길 빌겠네. 다음 산행 때 춘천 ‘청춘열차(ITX)’와 ‘삼악산(三岳山) 호수케이블카‘의 승차를 기대하면서...

 

2022년 4월 25일(월) 김종화 씀.

 

3.오르는 산

이윤상 산우가 특별하게 기획한 산행이다. 삼악산은 나에게 특이한 산이다. 시산회에서 간 산행은 여러 번 올랐다. 젊은 날 야영하다가 매트가 부족해 바닥에 모닥불을 피우고 온기를 유지한 채 잠을 잤지만 찬 기운이 몸에 배어서 불명열에 걸렸다. 3주를 고생하고 입원까지 해서 겨우 나았다. 약해진 몸을 회복하려고 의사의 권유로 보신탕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빤한 이유로 먹지 않는다. 부디 즐겁게 다녀오시라. 윤상 산우에게 거듭 감사드린다.

 

 

4.동반시

성격은 많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거기에 한 요소만이라도 더하면 변하는 것이다. 100% 변화는 어렵지만 10%, 20%의 변화는 가능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기쁨을 주지 않는가. 어떤 사람은 빨리 변하고, 일부는 아주 늦게 변한다. 빨리 변할 수 없는 사람들에겐 더 많은 사랑과 인내가 필요하다. 확실한 것은 모든 사람이 변한다는 것이다.” -틱낫한(베트남 스님)

 

동반시 낭송자가 세환과 문형, 윤상이다. 세환과 문형의 어부인은 시인이므로 각자 부인의 시를 가져올 것이고 윤상은 여기 올린 시를 낭송할 예정이다. 하나의 산행의 세 개의 동반시, 장소와 사정에 맞춰 시를 낭송하면 무척 즐거운 일이다.

 

 

아무 다짐도 하지 않기로 해요 / 유병록(박형채 제공)

 

우리

이번 봄에는 비장해지지 않기로 해요

처음도 아니잖아요

 

아무 다짐도 하지 말아요

서랍을 열면

거기 얼마나 많은 다짐이 들어 있겠어요

 

목표를 세우지 않기로 해요

앞날에 대해 침묵해요

작은 약속도 하지 말아요

 

겨울이 와도

우리가 무엇을 이루었는지 돌아보지 않기로 해요

봄을 반성하지 않기로 해요

 

봄이에요

내가 그저 당신을 바라보는 봄

금방 흘러가고 말 봄

 

당신이 그저 나를 바라보는 봄

짧디짧은 봄

 

우리 그저 바라보기로 해요

 

그 뿐이라면

이번 봄이 나쁘지는 않을 거예요

 

2022. 5. 13.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