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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시산회 제435회 동반시

시산회 제435회 동반시

 

"목련이 진들" /    
                 박용주
 
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 뿐이랴
기쁨으로 피어나  
눈물로 지는 것이
어디 목련 뿐이랴

우리네 오월에는
목련보다 더 희고 정갈한
순백의 영혼들이
꽃잎처럼 떨어졌던 것을 
 
해마다 오월은 다시 오고
겨우내 얼어붙었던 이 땅에 봄이 오면
소리없이 스러졌던 영혼들이
흰 빛 꽃잎이 되어
우리네 가슴 속에 또 하나의
목련을 피우는 것을 
 
그것은
기쁨처럼 환한 아침을 열던
설레임의 꽃이 아니요
오월의 슬픈 함성으로
한닢 한닢 떨어져
우리들의 가슴에 아픔으로              피어나는 순결한 꽃인 것을
 
눈부신 흰 빛으로 다시 피어
살아있는 사람을
부끄럽게 하고
마냥 푸른 하늘도 눈물짓는
우리들 오월의 꽃이
아직도 애처로운 
눈빛을 하는데

한낱 목련이 진들
무에 그리 슬프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