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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도봉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437회 산행)

도봉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437회 산행)
때: 2022. 6. 26(일) 10시 30분
만나는 곳: 전철1호선 도봉산역 대합실
코스: 1.도봉계곡 지나서 용어천계곡 눈썹바위 아래 쉼터 2.만장봉 아래 우리나라 최대 참나무 군락지 3.둘레길 외 수두룩
뒤풀이는 코스 따라 결정
매니저: 김정남

 

1.시가 있는 산행

 

헌사 / 김규동(박형채 제공)

 

말하지 않는

하늘과 들아

말하지 않는

임들과 산천초목이

우리 가슴 휘감으니

유월은

차마 되새길 수 없는 추억이고나

제 동족끼리

피 흘려 싸우다니

삼천리 내 강토

불바다 만들다니...포연 속에 사라진

수많은 형제들

검은 흙에 묻혀 세월은 가고

남북의 대결 속

우리는 살아서

위태로운 번영의 시대를 누린다...남북이 하나가 되는

눈부신 탄생의 아침은 언제이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을 보면서 절절하게 느낀 것은 가난하고 힘이 없으면 서럽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은 절대 믿어서는 안 된다. 미국이란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오직 자주국방만이 나라를 지탱할 수 있다. 6.25 한국전쟁도 미국이 외면하기 시작하고, 남한이 준비를 하지 않아서 북한이 이를 알고 잘못 판단하고는 만만하게 봐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침략한 것이다. 형채가 올린 것을 봐도 200만이 넘는 국민이 죽어나간 것이다. 70년대 들어 박정희가 가장 손쉬운 방어무기로 핵무장을 시도했으나 미국 측의 강력한 협박을 통한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그것 때문에 시해 당했다는 설이 있으나 후의 진행으로 보면 사실과는 다르게 진행되었으니 낭설로 봐야 한다. 우크라이나도 내부의 단속이 소홀해서 러시아가 그 틈을 노려 침공한 것이다. 통일이 되어야 전쟁을 방지할 수 있으며, 통일되어 중국과 국경을 맞닿으면 중국은 러시아 못지않게 침략적 속성을 가진 공산정권이므로 더욱 준비를 철저히 해서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전작권도 빨리 가져와야 한다. 우리 모두는 미국이 전작권을 돌려주지 않는 이유를 잘 생각해야 한다.

 

 

2.산행기

제목:436회 서울대공원둘레길 걷기
-일시,장소 : 2022.6.11 토, 4호선대공원출구
-장소: 서울대공원둘레길 
-참석(20명): 갑무, 삼모, 정남, 종화, 진오, 기인, 형채, 정우, 재홍, 윤환,  경식, 승렬, 윤상,원무, 삼환, 전작, 문형, 양기, 황표, 일화 

-동반시: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
-뒤풀이: 청계산화로구이(경마공원역 5번 출구 02-532-8181)

6/11. 토, 총동문회 걷기행사 겸 시산회 436회 산행날이다.
총 동문회 산행은 그간 코로나로 인해 쭉 쉬다가 3년 만에 개최된 것이다.

오랜만에 보는 몇몇 고교후배들도 이제 완연히 나이티가 난다.

그들 보기에 나도 마찬가지이리라. 그래 세월 따라 너도 늙고 나도 늙고 그게 인생이지.


동문회에서 제공하는 수건, 홍어삼합, 물 등을 루 수령한 후 단체기념사진을 찍고 기수별로 자유롭게 출발했다.

외부 손님까지 하면 총 25명이나 되는 대군이다.  출발부터  삼삼오오 그룹이 나뉘어졌다.

선두는 동료와 애기하면서 신나게 앞으로 내달리고  후미는 꾸물거리면서 계속 뒤로 쳐진다.

길이 나뉘거나  후미와 간격이 너무 벌어지면 잠시 대기하면서 늦은 사람을 기다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번 걷기는 유난히 그게 잘 되지 않았다.

전부가 다 미팅되어 간식장소에 둘러앉았다. 25명...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인원이다.

홍어와 막걸리, 이 배합은 천생연분이고 전라도의 문화의 잔치꽃이기도 하다.

한 순배가 돌고 약간 취기가 왔는데   본인이 오늘의 동반시를 읊었다.


"가끔씩 그대마음 흔들릴 때는"    /   이외수(1946.8.15~2022.4.25)


가끔씩 그대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 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피는 날이 있으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검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다못한 사랑마저 두절 되더라


가끔씩 그대 밤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강을 걸어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이외수"......우리와 거의 비슷한 세대로 약간은 괴초식의 천재적 작가인데  아쉽게 벌써 갔다. 
미인박명 재인박명, 우리의 고사에 나오는 얘기인데, 어찌 보면 내가 재주가 없는 게 다행스럽 다.
간식타임이 끝나고 이제부터는 대공원을 삥 돌아서 경마장역으로 가야한다.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하면서 자유롭게 1시간쯤 걸었다.

날이 좋아서 나들이객이  제법 많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즐기는 모습이 아름답고 평화로위 보였다.
우리도 그중의 일원이었다.

회원관계나  친구관계도 상대를 평가할 줄만 알지 자기스스로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이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임을 알고  친할수록 조심하고 겸손해야함을 요즈음 자주 느낀다. 덧붙여 남의 말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특히 좋은 말은 좋지만 흉을 보는 것은 자신의 평가를 깎아내린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드디어  경마장역 화로구이집에 도착.
25명이나 되는 대군이  먹고  마시고 꺼덕거리면서 오후 한때를 즐겼다.
이런 날이  최소한 10년 이상은   지속되길 소망하지만 세월 따라  변하는 게  삶 아니겠는가?

이런 모임이 있다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제발 아프지 말고 천수를 누리기 바란다. 시산회원들은 끈끈한 소속감을 가지고 있어 자주 만나 외롭지 않고, 고독에서 벗어난 탓인지 비교적 건강한 것 같다. 정기적인 산행은 소속감과 더불어 체력을 유지하게 해주어서 좋다. 나이 들어 외로우면 지는 거다. 우리 모두는 이 소속감으로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어 시산회를 고맙게 생각하자. 그런 점에서 구호 한 번.

시산회여 영원하라!

3.오르는 산

도봉산은 오르는데 전철이 닿는 곳이 적어 도봉산역에서 만나서 출발하는 것이 상례다. 반면 코스가 워낙 많아 다양성을 장점으로 삼을 수 있다. 나는 서울에 올라와서 이곳을 벗어난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500번은 올랐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만큼 도봉산을 좋아해서 가지 않은 코스가 없다보니 호를 도봉을 지었을까. 도봉산의 장점을 웅장한 암릉과 많은 계곡, 다양한 코스, 코스마다 존재하는 약수터가 있어 어느 방향으로 올라도 계곡이 있어 여름에는 시원하며, 마실 물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매니저로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 보강을 위해 구청 종합 헬스센터를 다녔다. 코스를 올려놓았지만 어디로 갈지는 내일 되어봐야 안다.

 

4.동반시

시인들이 가장 애송하는 시 중 맨 앞자리에 김춘수 시인의 ‘꽃’이 자리 잡는다. 마치 그 시를 떠올리게 만드는 시다. 동시에 고은 시인의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이 전문인 ‘그 꽃’도 생각나게 만든다.

 

최근에 눈이 불편했다. 가까운 곳은 괜찮은데 5m가 넘으면 사물이 겹쳐 보였다. 나 원장의 도움으로 영등포 김 안과(건양의대)에서 정밀검사 결과, 병원 측은 오랜 세월 누적돼 온 난시를 원인으로 판단했다. 갑자기 난시가 악화되었다고 하는데 방치가 결정적 요인이 되었으니 누구를 탓하랴. 녹내장, 황반변성, 복시, 난시 정밀검사를 했으며, 진행성이 없으므로 다행히 수술은 면하게 됐다. 병원 측도 노령이므로 가능하면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자리를 빌려 나 원장에게 감사드린다. 교수는 난시 안경 처방을 해주면서 안경을 쓸 것을 권유했다.

 

비로소 꽃 / 박무웅(박형채 제공)

 

그 꽃이 보이지 않는다

봉황천변,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흰 불꽃

나는 그 주인 없는 땅을 차지한

흰 꽃무리의 지주(地主)가 좋았다

눈길 한번 주지 않아도

마음껏 꽃 세상을 만들어내던 개망초꽃

있어도 보이지 않고 보여도 다가오지 않던

그 꽃, 개망초꽃

땅을 가리지 않는 그

백의(白衣)의 흔들림이 좋았다

문득 걸음을 멈추고 ‘멈춤’을 생각하니

내가 가진 마음속 땅을 모두 내려놓으니

거기 시간도 없고 경계도 없는 곳에 비로소

보이는 그 꽃

내 안을 밝히는 그 꽃

보여야 꽃이라지만

보아야 꽃이다

 

2022. 6. 25.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