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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인왕산 둘레길을 돕니다(詩山會 제451회 산행)

인왕산 둘레길을 돕니다(詩山會 제451회 산행)

때 : 2023. 1. 14. 10시 30분

곳 : 전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

준비 : 간편식

뒤풀이 : 활짝 핀 메밀집(02 720 7766) 뒤풀이 참석자 환영

길라잡이 : 이승렬

 

1.시로 맞는 산행

상한 영혼을 위하여/고정희(박행채 추천 배급)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동반시로 올리려다 경구시警句詩의 내용이라 순서를 바꿨다. 70이 넘어 종심從心의 나이가 되니, 회한이 많아져서 자주 가슴이 저린다. 시인은 이런 류의 시를 자주 올린다. 그미도 회한이 많은가보다. 천양희 시인도 이런 시를 자주 올린다. 그미의 불행은 알려져서 공감이 파동처럼 퍼진다. 말년에 큰 싸움이 있었다. 그쪽은 싸움에 올인해야 했고 나는 양보해도 있는 것으로 살아도 되니 결정적 피해가 오지 않아서 아내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그쪽을 살려달라 해서 양보를 했는데 처리 방식에 눈에 깍지가 끼었는지 최악의 방식으로 양보를 해서 그쪽이 더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모두 파탄이 나는 경우를 겪었다. 나는 나대로 큰 내상을 입어 지금도 악몽에 시달릴 때가 있다. 한편으로는 양보하지 않고 정리해서 나눴으면 모두에게 좋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드나 세상일이란 언제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모르는 일이다. 결국 그쪽은 죽음에 이르러 그 죽음까지 내가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잘못을 따져봐야 헛된 일이 되었다. 옆에서 계속 지켜본 사람이 있어, 그 과정이 대하소설처럼 파란만장했는지 소설로 써보라는데 문학적 성과를 기대하기도 어렵겠지만 성처만 더 깊어질 뿐이다.

 

소설 아니어도 4집까지 시집을 내고 3년을 공부한 분야에 대해 쓴 시를 정리하여 5집을 발간하려고 집중하여 준비했지만 마음에 차지 않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다. 시 교실에서 강의한 철학에 관한 이야기는 46강까지 진행했었다. 손녀들에게 들려줄 목적으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를 펼 예정이다. 강의는 매회 200자 원고지 28매를 준비하여 강의했으니 28×461288매의 원고지로 남아있다. 간편하게 가지고 다니며 읽기 쉽게 문고판 형식으로 낼 예정이다. 3권의 책이 나올 텐데 번거로울 것 같아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 어쨌든 매일 수영과 헬스 운동을 하고 손녀들을 돌보며 공부하니 한편으로 참으로 늘어진 팔자다. 새로 인연을 만들지 않고 어지간한 인연은 매운 마음으로 끈을 놓아버리고 생활을 단순하게 정리하니 시간이 나서 도서관에 다닐 수 있어 즐겁다. 어쩌다 이 얘기가 나왔는데 자랑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여실지견如實知見. 있는 그대로 보라는 뜻인데 붓다가 늘 하던 말씀이다. 바르고 알차게 살았다면 자랑거리가 많을 것인즉 그것을 자랑한다고 하면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결론에 접근해본다. 입 다물고 사는 짓이 좋은 방식일까? 연말과 연초에 걸쳐 일어난 생각들이다. 세상을 버리고 명상센터에 들어가고 싶어도 손녀들을 봐줘야 하니 그것도 포기하고 살아야 한다. 2023년에 일어난 도봉 생각의 단편이다.

 

2,산행기

시산회 450회 안산 자락 길 산행기"<2022.12.25일)>/ 염재홍

▣ 월일/집결장소 : 2022. 12.25(일) 14시 30분 / 독립문역 4번 출구

▣ 참석자 : 산행 16명 (고갑무, 김종화. 김진오. 남기인. 염재홍. 위윤환. 이계신. 이재웅. 이종진, 임삼환. 임용복, 전작, 정일정, 조문형. 조영훈, 한양기)납회 14명 (기세환, 김동주, 김정남, 김진석, 박형채, 서정우, 이경식, 이승렬, 이윤상, 정동준, 정한, 최광일, 최근호, 홍황표)송년회 참석 총 30명

▣ 산행코스 : 독립문역4번 출구 쪽 엘리베이터-서대문독립공원 옆-이진아기념도서관-자락 길 입구- 북카페 –전망대-너와집- 박두진 시비 - 서대문도서관 - 고은초등학교 - 서울문화예술대학교- 홍제역- 종로3가역 환승-동대문역10번 출구-납회장소 종로회타운

▣ 동반시 :폭설 / 류 근(정 한 산우 추천)

▣ 뒤풀이 : 모듬회 맥주.소주,막걸리 / "종로회타운"(종로5가)

 

오늘은 2022년도 마지막 산행일이다, 그러므로 산행 후 납회가 예정되어 있다.

추운 날씨이지만 눈이 오지 않아 다행이다. 며칠 전에 폭설이 쏟아지더니 며칠 잠잠하다. 오늘의 산행은 안산 자락길이다.

 

폭설과 추운 날씨로 산행길이 미끄럽고 위험하지 않나 걱정되어 12.23일 사전답사를 하였다. 추운 날씨 때문에 혼자 얼른 다녀올 요량으로 준비하는데 집사람이 같이 가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혼자 가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둘이서 꽁꽁 싸매고 집을 나왔다. 11시30분에 독립문 역 4번 출구 쪽 엘리베이터를 출발하여 서대문독립공원 옆으로 올라 안산을 한 바퀴 돌아오니 꼭 두 시간이 걸렸다. 답사한 결론은 산행에 별 장애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길바닥에 약간의 얼음은 있으나 옆에 손잡이가 있고 조금만 조심하면 넘어질 정도는 아니다.

 

요즘 자락길 둘레길이 많은데 그 차이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여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자락 길이란 산자락을 따라서 낸 길’둘레길은 ‘거주지역, 명소 따위의 주변에 난 길을 말한다. 산책을 위한 길이 일반적이다. 흔히 산이나 호수, 섬 등의 둘레에 산책할 수 있도록 만든 길’이란다. 참 애매한 풀이이다. 결국은 자락 길 둘레길 붙이기 나름이란 말인가?

 

안산 자락길은 서대문구의 가운데에 약 7㎞ 길이의 순환형 무장애 길로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보행 약자는 물론 휠체어, 유모차도 쉽게 숲을 즐길 수 있는 숲길이다. 그래서 나무바닥이 많으며 구간별로 아까시숲, 메타세퀘이아숲, 가문비나무숲 등 다양한 숲을 즐길 수 있고, 동서남북 방향에 따라 한강, 인왕산, 북한산, 청와대 등 다양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안산 자락길 주변에는 서대문독립공원과 형무소, 그리고 조선시대 세종 때 만들어진 봉수대, 신라 진성여왕 시기에 창건된 봉원사 등 역사적인 명소가 많다. 또한 안산 자락길은 안산을 둘러싼 둘레길로 2호선 신촌역과 3호선 홍제역, 무악재역, 독립문역과 가까워 접근이 매우 용이하다. 그 뿐만 아니라 서대문구청이 이 길에서 바로 연결이 되며, 봄 여름에는 울창한 숲길을 걸을 수 있고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을 즐기고 겨울에는 시내 한복판에서 새하얀 눈길을 걸을 수 있는 가깝고도 편리한 숲속 길이다,

 

당초 3시애 모여서 출발하려 했으나 산행을 마치고 납회 장소까지 가는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서 30분 앞당겨 2시30분에 만나 산행을 시작했다. 엄청 추운 날씨를 극복하고 16명이 조심조심 걸어올라 갔다. 산봉우리를 좌로 두고 우측으로 인왕산을 바라보며 데크길을 걸었다.

 

우리 나이에 만약 낙상이라도 하는 때는 상당한 부상을 입을 수 있어 내 속으로는 걱정이 되었으나 모두 등산 경험이 많아서인지 할 애기 다 하면서 잘 나아간다. 숲속의 북 카페에서 중간 휴식을 하고 천천히 걸으니 바닥의 얼음은 하나도 없고 평소의 길과 다름없다 서대문도서관 뒤편에 도착하니 납회 약속 시간이 촉박하여 산행을 멈추고 하산.

 

잘 만들어진 데크길을 따라 고은초등학교 쪽으로 내려와 홍제역 3번 출구애 도착하였다. 당초 생각은 산봉우리를 우측으로 끼고 한 바퀴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바람이 잔잔하므로 앞바람의 걱정이 없어 응달길로 왔는데 반대 방향으로 가서 능안정을 지나 울창한 숲을 볼 수 있는 메타세퀘이어 숲을 지나 서대문구청 뒤를 지나 홍제동역으로 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쪽은 햇빛도 비치고 길바닥 얼음이 전혀 없는 그야말로 잘 닦여진 데크길이었는데, 욕심이 과했나하는 생각이 든다. 빨리 돌아서 완전 일주를 할 생각을 했으니.

 

납회 장소인 종로회타운에 도착하니 식당으로 바로 오는 친구들이 아직 미착이다. 조금 기다리는 동안 각종 반찬과 일식 특유의 곁들이 안주가 세팅되고 막걸리부터 주문한다. 차디찬 막걸리를 피하여 약간 데운 막걸리를 주문한 친구가 있다. 찬 막걸리를 마시면 딸꾹질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좋은 방법이다. 막걸리를 좋아하는 나도 오늘 한 수 배웠다.

 

오늘 참가 예정인 30명이 전원 도착하여 본격적인 납회가 시작되었다, 먼저 산행에서 낭독하지 못한 동반시 낭독을 내가 해야 하는데, 이제까지 회비 납부만 하고 산행 참석을 못해 동반시 낭독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친구에게 기회를 주어 낭독하였다

 

폭설 / 류근

 

그대 떠난 길 지워지라고 눈이 내린다.

그대 돌아올 길 아주 지워져버리라고

온밤 내 욕설처럼 눈이 내린다

 

온 길도 간 길도 없이

깊은 눈발 속으로 지워진 사람

 

떠돌다 온 발자국마다 하얗게 피가 맺혀서

이제는 기억조차 먼빛으로 발이 묶인다

 

내게로 오는 모든 길이 문을 닫는다

귀를 막으면 종소리 같은 결별의 예감 한 잎

 

살아서 바라보지 못할 푸른 눈시울

살아서 지은 무덤 위에 내 이름 위에

 

아니 아니,아프게 눈이 내린다

참았던 뉘우침처럼 눈이 내린다

 

그대 떠난 길 지워지라고

눈이 내린다

 

그대 돌아올 길 아주 지워져버리라고

사나흘 눈 감고 젖은 눈이 내린다

 

류근 시인은

1966년 경상북도 문경군에서 태어났다. 오산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2월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창작 전공으로 문예창작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했으나 이후 18년간 공식적인 작품 발표가 없다가 2010년 첫 시집 '상처적 체질', 2016년 두 번째 시집 '어떻게든 이별'을 출간했다. 이하 생략.

 

오늘의 주 메뉴인 모듬회가 나오고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남기인 회장의 인사, 2022년도 산행에 많은 선행을 한 친구들에게 표창( 우수참가상 김종화, 환경상 위윤환, 봉사상 임용복, 작가상 김정남, 공로상 김동주)을 하고 이경식 총장의 인사 후 재경 20회 동창회의 시산회 지원금 50만 원을 전달하고 서적“사유하는 스위스 이창민 글/사진”을 김동주 회장이 사비로 구매하여 시산회 회원들께 선물하였다.

 

2023년도 정일정 총장의 인사말 후 시산회칙에 대한 몇 가지 변경 사항 토의 및 표결이 있었다. 내용은 산행 요일, 2토4일을 2토4수 변경안은 부결, 회비가 남으므로 회비를 줄이자는 안도 부결되었다. 남은 회비에 대해 다음해에 감액하여 회비를 내자는 안은 부의조차 하지 못하고 대부분 현행 내용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마지막에 시원한 매운탕까지 나와 식사를 마쳤다. 표창 받은 친구들 축하하고 서적 선물 감사 말씀 전하며, 또한 오늘 납회 비용을 동반시를 낭독했던 아들에게서 아들을 보았으니 손자를 본 이계신 친구가 신나는 마음으로 협찬하였다고 하니 고마움을 표한다. 이제 송년회 장소는 송년회에 걸맞는 메뉴 및 가격, 맛, 가성비, 교통여건 등을 고려하면 별 갈등 없이 종로회타운으로 굳혀지는 것 같다. 더구나 무사산행의 안도감을 곁들이니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긴 것은 나만의 느낌은 아닌 것 같았다. 2022년 산행을 위해 봉사의 정성이 가득 내뿜어준 이경식 총장에게 수고로움에 대해 다시 감사를 드린다. 올해 수고 많았소.

 

그제 저녁 성탄 미사에서 추기경께서 성탄절 성어로 ‘눈을 들어 하늘을 보라’로 하였다고 한다. 그래야 내가 보인다고 한다. 나를 보지 못하면 이웃도 보지 못한다. 삭막한 세상에서 나를 알고 이웃을 알면 선행이 나오고 이 사회를 살맛이 나는 세상으로 바꾸어 갈 수 있다고 한다.

 

이제 2022년도 시산회 활동도 마무리 되고 내년을 기약하는 시점이다. 새로운 집행부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며 내년의 발전을 기원한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한다, 남은 우리의 날은 점점 늙어가고 저물어간다. 어제를 후회하지 말고 내일을 보자. 내일을 위하고 오늘을 잘 보내기 위하여 우리 회원들이 더욱 많이 산행에 참여하고 운동 같이 하기를 바라면서 마친다.

2022. 12. 26. 염재홍 올림

 

3.오르는 산

시산회 초창기 때 새해 첫 산행 때 始山祭를 지냈다. 산친구들이 도봉산 명당으로 이름을 붙인 곳에서 시산제를 지냈는데 돼지고기와 떡을 시루째 가져왔으니 추운 날에 무거운 것을 들고 간 산우들은 교대로 들고 갔지만 혼줄이 났었다. 도봉의 기억 속에 전작 산우가 마지막 순서가 되었으니 그 가파른 길에 힘들어 한 모습이 영화처럼 기억의 필름이 돌아간다. 그러다 동문회 시산제에서 합동으로 지내니 나이 들어 한결 편해졌다. 마침 임경택 교수의 아들 결혼식이 겹쳐 참석자가 적어 걱정했지만 다행히 다섯 산우가 참석해줘서 미루지 않고 거사하니 반가운 일이다. 임 교수는 아들이 셋인데 이제 초혼이라 많이 참석해서 축복을 빌어주는 것은 확실히 미풍양속이다.

 

4.동반시

새해 인사 / 김현승(박형채 추천 배급)

 

오늘은

오늘에만 서 있지 말고,

오늘은

내일과 또 오늘 사이를 발굴러라.

 

건너뛰듯

건너뛰듯

오늘과 또 내일 사이를 뛰어라.

 

새옷 입고

아니, 헌옷이라도 빨아 입고,

널뛰듯

널뛰듯

이쪽과 저쪽

오늘과 내일의 리듬 사이를

발 굴러라 발 굴러라.

춤추어라 춤추어라.

 

2023. 1. 14.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이 모인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