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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석촌호수와 올림픽공원으로 산책합니다(詩山會 제453회 산행)

석촌호수와 올림픽공원으로 산책합니다(詩山會 제453회 산행)

때 : 2023. 2. 11.(토)

곳 : 잠실역 2번 출구

뒤풀이 : 태릉고기촌 제주 흑돈삼겹살과 김치찌개 예정(박형채 추천)

길라잡이 : 임용복

 

1.시로 여는 산행

 

봄 편지 / 황금찬(박형채 추천)

 

봄을 기다림이

손끝에 닿았다기에

입춘 날 아침에

편지 한 통을 보내노라

 

바람 부는 사연은

다 묻어두고

물 오르는 가지에

터져 나오는

봄눈을

소중한 보석처럼 담아 드리노라.

 

계곡에 얼음이 풀리고

흐르는 물소리

남국에서 편지에 담아

보내노라.

하루 낮 하루의 밤을 지내며

 

사랑은

꽃 같은 마음에서 오고

인정은

향기에서 오느니

이 시대에

꽃과 향기가 되라

 

그리하여 사랑이 없는 마음에도

꽃이 피고

인정이 없는 이 들판에서

짙은 향기가 풍겨라.

나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봄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

 

꽃 같은 마음을 기다리고

향기의 인정을

기다린다.

 

이 지구촌에

행복을 실어오라

평화를 가져오라

미워하는 마음도

저주하는 마음도

사라지리라.

 

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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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4일 오늘은 입춘, 24절기의 첫 번째로 봄기운 깨어나는 날, 입춘은 새해를 상징하는 절후라 행사가 많음, 음력으로 섣달이나 정월에 드는데 정월과 섣달에 거듭 들면 재봉춘(再逢春)이라 함

* 입춘방(입춘첩) 입춘날 대문 중문 곳간문 방문이나 대들보에 써붙이는 글귀 ; 立春大吉 建陽多慶/國泰民安 家給人足/雨順風調 時和年豊/堯之日月 舜之乾坤/壽如山 富如海/父母千年壽 子孫萬代寧/天下泰平春 四方無一事/天上近三陽 人間五福來/鳳鳴南山月 麟遊北岳風/掃地黃金出 開門萬福來/春到門前增富貴/春光先到古人家/一家和氣滿門楯/人情富貴如將得/玉洞桃花萬樹春 한번 붙인 입춘첩은 떼어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가 이듬해 입춘이 되면 다시 그 위에 덧붙임

* 세생채라 하여 파 겨자 당귀의 어린 싹으로 입춘채를 만들어 이웃과 나눠먹음

* 입춘의 세시풍속=보리뿌리점(입춘날 보리를 뽑아 치는 점, 뿌리 수를 보고 그해 농사 풍작여부 점치는데 한 가닥이면 흉년 두 가닥이면 평년작 세 가닥이면 풍년) 입춘 팥죽(지방에 따라 동짓날처럼 팥죽을 쑤어먹고 집안에 흩어 벽사하기도 하는데 새알심은 넣지 않음, 충청도는 보리밥을 해먹고, 함경도에서는 입춘일에 무를 먹으면 늙지 않는다고 무를 먹기도 함) 입춘굿(지금은 보기 어렵고 제주도에 모습이 약간 남아있음, 입춘 전날 온 섬의 수심방(무격의 우두머리)이 관덕정이나 동헌에 모여 전야제를 치르는데 미리 나무로 만들어둔 소를 끌어내어 제를 지냄)

 

2월4일 오늘은 음력 정월14일, 이날의 풍습=복토 훔치기(가난한 이가 부잣집 흙을 파다 부뚜막에 바르면 복이 온다는 것), 나무조롱(나무나 박으로 조롱 3개 만들어 청·홍·황색 칠해서 아이들이 차고 다니는데 재해와 질병 쫓는 예방의 의미, 제웅(14일 밤 사람 운명을 맡은 별인 直星이 든 사람은 짚으로 사람처럼 만든 제웅을 개천이나 거리에 버리는데 개성지방에서는 제웅에 불붙여 달을 보고 흔들며 절을 함, 농점(일 년 농사 점치는 가장 소박하며 원시적인 점, 약밥(14일이나 대보름날 아침에 찹쌀 대추 밤 잣 꿀을 섞어 쪄서 만듦)

 

2.산행기

시산회 452회 '관악산둘레길'(1구간) 산행기<2023.01.29(일)> / 정일정

◈ 산행일/집결장소 : 2023년 1월 29일(일) / 2, 4호선 사당역 4번출구 (10:30)

◈ 산행코스 : 사당역-관음사-관악산둘레길(1구간)-무당골-전망대-낙성대공원-관악구민운동장-뒤풀이장소-서울대입구역-집

◈ 참석자 : 9명 (세환, 삼모, 종화, 기인, 재홍, 재웅, 일정, 문형, 양기)

◈ 동반시 : “날마다 설날” / 김이듬 (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 : 오리황기백숙에 막걸리와 안동소주 / '푸른목장' <서울대입구역 1번출구 근처, (02) 872-5400 >

 

2023년 1월 29일(일) 10:30, '시산회' 산우들은 금년도 두 번째 산행인 452회 '관악산둘레길'(1구간)을 산행하기 위해 사당역에 집결하였다. 전날까지 참석하겠다던 윤환이가 감기몸살로 빠지게 되고, 가까이 사는 삼모를 기다리다가 10시 45분경에 산행을 출발하였다.

 

특히 이번 산행공지는 톡방 투표를 이용, 37명중 30명이 소통에 응하여 친구들의 안부를 대신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해 반응이 좋은 편이었다. 특히 기인이는 올만도 한데, 가겠다! 못 간다! 라는 회답이 없어, 무슨 배짱으로 답이 없느냐?고 했더니, 배짱이 없어서 나왔다! 라고 하여서 한바탕 웃기도 하였다.

 

종화 친구가 분석한 반별 참석자는 참석한 9명중 3학년 때 2반이 1명, 3, 4, 7, 8반은 각 2명씩 참석을 하였다. 또한 다른 팀들과 관악산을 산행하고 있던 3학년 때 1반인 형채 친구가 부러운 건지(?) 15시 40분에 마당바위에서 연락이 오기도 하였다.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날씨가 지속되고 있어, 동반 산행할 산우들에게 편안하고 따뜻한 복장과 아이젠까지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고 공지하였는데, 다행히 날씨는 어제보다 5.1℃가 높았고, 미세먼지는 보통이었으나 초미세먼지가 양호하여 탁 트인 전망을 볼 수가 있어 좋을 것 같았다.

 

시산회 산우들은 사당역(4번 출구)을 출발, 관음사~관악산둘레길(1구간)~낙성대~서울대입구역 쪽으로 걷기로 하였다. 산행길이 미끄러울 줄도 모르겠다고 관음사 쪽으로 편하게 가자는 의견도 있었다. 산행은 항상 안전한 곳으로 걷는 것이 옳다고 하여 당초 공지한대로 경사가 많지 않은 ‘관악산둘레길’을 걷기로 하였다. 앞으로도 혹독한 날씨만 아니라면 반드시 연간 산행계획대로 하되 산행코스만 조정해서 가기로 하였다.

 

중간 휴식처에서 간식을 먹을 때에 늦게 도착한 삼모가 형채가 추천하고, 정남이가 카톡에 올려놓은 산행동반시 "날마다 설날"(김이듬 시인)을 낭랑한 목소리로 읊었다. 당초에 연간 산행지를 공지할 때 동반시의 낭송자가 산행기를 작성토록 요청하였는데, 삼모는 컴퓨터를 만져본지 너무 오래되어 힘들다며 연락이 와 내가 정리를 하였다.

 

"날마다 설날" / 김이듬 (김삼모 산우 낭송)

 

올해는 한 사람도 사랑하지 않으리

올해는 술을 줄이고 운동을 하리

계획을 세운 지 사흘째

신년 모임 뒤풀이에서 나는 쓰러졌다

 

폭탄주를 마셨다

날마다 새로 세우고 날마다 새로 부수고

내 속에 무슨 마귀가 들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주문을 외는지

 

한 사람도 사랑하지 않는 일은

백 사람을 사랑하는 일보다 어려운 이성의 횡포

수첩을 찢고 나는 백 사람을 사랑하리

무모하게 몸을 움직이지 않으며

마실 수 있는 때까지 마셔보자고 다시 쓴다

 

뒤풀이는 서울대입구역 근처의 '푸른목장'에서 오리황기백숙에 막걸리와 재웅 친구가 특별히 가지고 온 안동주를 겸하여 먹고, 마시느라 막걸리는 4병만으로 정리되었다. 마지막엔 찹쌀밥으로 오리탕죽을 써서 따뜻하게 배를 채우고, 다음산행은 2월 11일 잠실역에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산우들과 헤어졌다. 산우들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2023년 1월 29일 정일정 씀.

 

3.오르는 산

겨울 산행이 무섭게 느껴진다. 아내가 새벽에 두 손녀 봐주려고 가는 길 비탈에서 넘어져 손목뼈 복합골절상으로 입원했다. 예약이 어려워서 응급실로 갈 수밖에 없었다. 같은 방 6인 중 같은 날 3인이 손목골절로 입원했다는데, 2인은 빙판길에서 1인은 산에서 다쳤다. 산행 때 초심자인 산우가 아이젠을 가져오지 않아 빌려줬다가 다쳤다는 것이다. 늙은 나이에 뼈를 다치면 후유증이 크고 오래 남는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터, 모두 조심하자.

 

요즘 시집 간행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갈수록 어렵다. 동료시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동병상련과 같은 맥락이다. 시가 어려워진다는 거다. 짓는 것도 읽어 독해하는 것도 같단다. 딸이 해답 – 완벽하려고 애 쓰느라 힘 빼지 마시라 - 을 주어서 수긍하고 있다. 그래도 어렵다. 흔히 말하는 내가 시가 되고 시가 내가 되는 체화體化, 동일화 과정은 항상 만만치 않다. 시 세계에 더 깊게 들이미는 과정에서 맞이하게 되는 느낌이리라.

 

4.동반시

종화와 형채가 번갈아 들이 밀어주는 추천시가 없다면 본 전체 산행기와 동반시 메일을 작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비했을 것이다. 다행히 두 보석 같은 산우가 있어 힘을 덜어주니 고마움을 어디에 비기랴, 어떻게 갚으랴. 453회 산행을 어떻게 유지해왔을꼬. 마침 다라니(진언 : 엄격하게 조금은 다르다)와 인사말을 겹친 구절이 생각나서 일단 말로 고마움을 표사한다. 옴 마니 반메 훔 라마스떼, 연꽃 속의 보석 같은 이여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감사드립니다.

 

2월의 시 / 함영숙(김종화 추천)

 

​​​겨울 껍질 벗기는 숨소리

봄 잉태 위해

2월은 몸 사래 떨며

사르륵 사르륵 허물 벗는다.

 

​자지러진 고통의 늪에서

완전한 날,

다 이겨내지 못하고

삼일 낮밤을 포기한 2월

 

봄 문틈으로 머리 디밀치고

꿈틀 꼼지락거리며

빙하의 얼음 녹이는 달

 

노랑과 녹색의 옷

생명에게 입히려

아픔의 고통, 달 안에 숨기고

황홀한 환희의 춤 몰래 추며

 

자기 꼬리의 날 삼일이나

우주에 던져버리고

 

2월은 봄 사랑 낳으려

몸 사래 떤다.

 

2023. 2. 10.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