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면산 둘레길을 돕니다(詩山會 제490회 산행)
때 : 2024. 8. 10.(토) 10 : 30
곳 : 전철 2⋅4호선 사당역 3번 출구
1.시가 있는 산행의 아침
필경畢竟/김용택
번개는
천둥과 벼락을 동시에 데려온다
한 소절 거문고 줄이
쩡! 끊긴다
노래는 그렇게
소낙비처럼 새하얀 점멸의 순간을 타고
지상에 뛰어내린다
보아라! 땅을 차고 달리는
저 무수한
단절과 침묵의 발뒤꿈치들을
제 몸을 부수며 절정을 넘기는
벼락 속의 번개 같은 손가락질들을
어둠과 빛,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리하여 마침내
그 모든 경계를 지우는 필경(畢竟)을
번개가 천둥을 데리고
지상에 내려와
벼락을 때려
생가지를 찢어놓듯이
사랑은
그렇게 왔다 간다. 노래여!
어떻게
내리는 소낙비를 다 잡아 거문고 위에 눕히겠느냐
삶이 그것들을
어찌 다 이기겠느냐
-섬진강에 살며 섬진강이라는 자연을 인간의 삶에 맛나게 갖다 붙여 ‘섬진강의 시인’이라 불리는 김용택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로 쉽고 낭만성 깊은 시를 쓴다. 그의 시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오’를 좋아한다. 호는 섬호蟾滸, ‘섬진강가’라는 뜻이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詩山會) 489회 '청계산'(원터골) 산행 <2024.07.28.(일)> / 김종화
2024년 7월 28일(일) 11시, '시산회'(詩山會) 8명의 산우들은 청계산입구역(2번 출구)에서 만나 '청계산'(원터골)을 산행하였다. 작년 이맘 때에도 왔었던 산행 코스이기도 하다. 장마기간이라 미리 예보된 날씨지만, 비는 오지 않고, 햇볕이 쪼인다. 산우들은 무더운 날씨라 원터골의 계곡을 가고 싶어한다.
정 회장님은 주말에 특별히 집합시간을 늦춰 11시로 했다. 덕분에 산우들은 여유롭게 미리 도착하여 예정된 시간에 출발을 할 수가 있었다. 장마기간인 엇 그제에 비가 많이와 습기가 많다. 여러 산객들이 원터길 옆에 계곡수가 흐르는 곳에는 자리를 잡고있다. 산우들은 길마재 쉼터에서 간식을 먹으며 세환 산우는 오늘의 동반시를 낭송하였다.
원터골 쉼터(정자)를 지나 깔닥고개에서 서울대공원 걔곡쪽으로 하산, 수종폭포를 갈까 했었는데, 모다 산행코스를 짧게 하잔다. 산우들은 원터골 계곡에서 잠시 족욕을 하고, 뒤풀이의 시간에 맞춰 신원동 굴다리 쪽으로 하산 하였다. 뒤풀이 장소는 '한소반'으로 점심때를 넘겼지만 식당은 만원이다. 약 30분 대기후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음 산행은 490회로 8월 10일(토) '우면산'이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대하면서...
◈ 월일/집결 : 2024년 7월 28일(일) /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2번 출구 (11시)
◈ 참석 : 8명 (세환, 정남, 종화, 진석, 윤상, 일정, 광일, 황표)
◈ 산행코스 : 청계산입구역(2번 출구)-미륵당(석불입상)-원터골굴다리-청계산등산안내도-길마재쉼터-동반시 낭송-원터골 산책길-보호수-신원동-뒤풀이장소-청계산입구역(2번 출구)-집
◈ 동반시 : '장마' / 홍수희 (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 : '한소반 모듬보쌈쎄트'에 소·맥주(막걸리) / '한소반' <서초구 신원동, (02) 3453-1500>
※ 동반시
'장마' / 홍수희(기세환 산우 낭송)
내리는 저 비
쉽게 그칠 것 같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압니다
버틸 수 있는 단 한 가지
가슴에 궂은 비 내리는 날은
함께 그 궂은 비에 젖어주는 일,
내 마음에 흐르는 냇물 하나 두었더니
궂은 비 그리로 흘러 바다로 갑니다
김종화 올림
3.오르는 산
우면산은 동네 근처에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번도 오른 적이 없다. 혼자 산에 오른다면 거의 도봉산에 오른다. 도봉산은 5년 전에는 동네였지만 손녀를 봐주기 위하여 봉천으로 이사 온 후 ㅈ비에서 출발하여 거의 2시간이 걸려야 입구에 도착한다. 올해는 바쁘고 무더위에 지쳐 혼자서는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자주 가는 코스는 도봉서원터 지나 3거리에서 다리를 건너지 않고 시인의 마을 쪽 계곡으로 들어가 20분쯤 가다보면 나만의 아지트가 나온다. 거기까지는 물이 풍부하며 더 지나면 계곡은 약간 경사가 급해져 물이 지하로 들어가는 복류수가 되어 겉으로는 흐르는 물이 별로 없다. 그러나 비가 내린 후면 유량이 만만치 않다. 6월쯤에는 잘 익은 오디와 버찌가 반기는 곳이다. 막걸리 두 병에 강정과 한과, 두부를 챙기고 가면 맛나게 따먹고 한숨 자고 오면 신선 노릇하다 오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호를 도봉이라 지을 만큼 친근한 도봉산을 자주 오르다보니 발견해서 오래 다녀도 오디와 버찌를 따먹은 흔적이 없는 것을 보면 나만의 공간인 것이 확실하다. 산객의 대부분은 이곳까지 오는 중간에 짐을 풀고 자리를 잡지만 간혹 아줌마들이 거기까지 오는 경우는 여러 번 봤다. 우면산을 얘기하면서 다른 도봉산을 길게 얘기하는 것은 자주 올랐지만 그만큼 우면산을 모른다는 것이다. 낮은 산이라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으니 많은 참가 바란다.
4.동반시
세월은 지난 것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새로 이룬 것을 보여줄 뿐이다. 나는 날로 새로 이루어진 것을 볼 때마다 내가 그만큼 낡아졌음을 터득하고, 때로는 서글퍼지기도 했으나 무엇이 얼마만큼 변했는가를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이문구 『관촌수필』
시인은 시집 『기담』을 통해 내게 상당한 충격과 영감을 준 적이 있다. 시집 『기담』은 시도 극도 아직 실현해보지 못한 장르 미상의 어떤 예술적 경지를 욕망한다. 평론가들은 그를 심미적 모험가라 부른다.
나무에게 / 김경주(박형채 추천)
매미는 우표였다
번지 없는 굴참나무나 은사시나무의 귀퉁이에
붙어살던 한 장 한 장의 우표였다
그가
여름 내내 보내던 울음의 소인을
저 나무들은 다 받아 보았을까
네가 그늘로 한 시절을 섬기는 동안
여름은 가고 뚝뚝 떨어져 나갔을 때에야
매미는 곁에 잠시 살다간 더운
바람쯤으로 기억될 것이지만
그가 울고 간 세월이 알알이
숲 속에 적혀 있는 한 우리는 또
무엇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것이냐
2024. 8. 10.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이 모인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