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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청계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제491회 산행)

 

 

 

청계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491회 산행)

: 2024. 8. 25() 11

: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2번 출구

 

1.산행의 날 아침에 올리는 시

 

도시의 꽃 / 권오성(서울 미래유산 공모전 당선작)

 

구로공단역 6번 출구에 꽃이 떠다닌다

든 몸으로 살아가기 위한 법칙은

유랑하는 바람에 등을 붙이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가져야 한다

 

도시에 태어나서도

하늘에 뿌리를 뻗는 새가 있다, 가슴이

작은 새들은 공중에 낙원을 건설하고

날개의 계보를 이어간다.

이따금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보란 듯이, 휘리릭 신의 흉내를 낸다.

 

전장을 누비다 패잔병처럼 돌아오는 밤,

하늘에 뿌리를 둔 아름다운 여행자처럼

바람의 역으로 꽃이 몰려온다

 

딱 내 취향의 시다. 시우들이 돈이 되지 않는 시보다 소설과 희곡으로 장르를 옮겨보라고 해서 소설을 읽고 있다. 특히 이상문학상 작품들을 즐겨 읽는다. 내가 과연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아직도 눈앞에 시가 어른거리니 말이다, 더구나 내게는 내 능력 이상의 돈이 별로 필요 없으니 말이다.

<도봉별곡>

 

2.산행기

詩山會 490'우면산둘레길' 산행 사진"2024.08.10.()/ 김종화

2024810() 1030, '시산회'(詩山會)의 산우들은 사당역(3번 출구) 근처에서 만나 '우면산둘레길'을 산책하였다. 오늘 날씨는 34의 무더위 속에 바람도 불지 않아 걷기가 매우 힘이 들었다. 매미의 울움소리와 함께 귀뚜라미와 새 울음소리가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한다. 지난 5월 초나 7월 말과 같이 뒤풀이의 시간에 맞춰서 국립국악원 옆에서 '우면산' 무장애숲길을 걸어 남부터미널 쪽으로 하산 하였다.

 

'우면산'은 서초구의 대표적인 산으로 약 13여 년 전인 2011년도 7월 하순에 집중호우 피해와 작년 7월에 폭우로 계곡의 피해가 컸다. 이에 따라 서초구청에서는 등산로를 복구하기 위해 금년 초까지 노력해 왔으며, '국립국악원' 뒤 쪽과 예술의전당 뒤 쪽의 길도 '무장애숲길' 조성사업을 완료 하여 그 길을 걸었다. 뒤풀이는 관악구 낙성대역 근처의 '갯벌철판낙지'집으로 이동하여 피로를 풀었다. 항상 산우들의 건강과 함께 행복한 삶을 기대하면서...

 

산행일/집결 : 2024810() / 2, 4호선 사당역 3번 출구 (1030)

참석자 : 14(세환, 정남, 삼모, 종화, 진석, 진오, 기인, 형채, 경식, 종진, 일정, 광일, 양기, 황표)
산행코스 : '우면산둘레길' <사당역-서울둘레길(10코스)-남부터미널역>-<전철>-낙성대역-뒤풀이장소-

동반시 :  '나무에게' / 김경주 (박형채 산우 추천)

뒤풀이 :  '낙지회무침' 등에 소·맥주 / '갯벌철판낙지' <낙성대역(3번 출구) 근처 (02) 871-3828>김삼모 산우 협찬

 

동반시

 

나무에게 / 김경주 (김삼모 산우 낭송)

 

매미는 우표였다
번지 없는 굴참나무나 은사시나무의 귀퉁이에
붙어살던 한 장 한 장의 우표였다

그가
여름 내내 보내던 울음의 소인을
저 나무들은 다 받아 보았을까
네가 그늘로 한 시절을 섬기는 동안
여름은 가고 뚝뚝 떨어져 나갔을 때에야
매미는 곁에 잠시 살다간 더운
바람쯤으로 기억될 것이지만
그가 울고 간 세월이 알알이
숲 속에 적혀 있는 한 우리는 또
무엇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것이냐

 

김종화 올림

 

3.오르는 산

아내가 도 청계산에 가냐고 묻는다. 저 아래 화성과 영통에 사는 산우들이 있어 북쪽의 산은 그들에게 너무 멀어 교통이 좋아 접근하기 쉬운 사당에 가까운 산으로 정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하니 고개를 꺼덕인다. 거기에 둘레길로 도니 어느 산이나 비슷하다고 했다.

 

내가 사는 곳은 그 옛날 산동네라 불리던 봉천동이다. 2~3천 세대가 사는 우리 단지 위로 은천로 길을 사이에 두고 우리 단지보다 훨씬 더 큰 단지가 국사봉(179m)을 거의 뒤덮었다. 지금도 그 높이는 오르기 힘들지만 그때는 버스길이 없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곳이 산전벽해桑田碧海, 사당역에서 3번째 역이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할 만큼 살기 좋은 곳이 됐을 만큼 세월이 무상하다. 우리 단지는 1, 2, 3단지로 나뉜다. 그 중 내가 사는 2단지는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아 거의 항상 바람이 부는 곳이라 여름에 시원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올여름에는 기계의 도움을 받지 않았으면 무척 지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입추가 저만치 지나갔고 엊그제 처서까지 지나갔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지내기 좋을 만한 25도다. 책상을 정리하다 손이 아픈 나에게 정한이 준 도자기 맛사지기가 보인다. 거의 빠지지 않고 산행에 나와준 그가 사무치게 그립다. 다가오는 추수에 대비하여 마지막까지 애써보자.

 

4.동반시

 

책상을 정리하다 손이 아픈 나에게 정한이 준 도자기 맛사지기가 보인다. 통증의 치유에 상당한 도움이 되어주었다. 참 신경 치료에 좋을 거라며 호두도 주었다. 거의 빠지지 않고 산행에 나와 준 그가 생각난다. 너무 아쉽고 사무치게 그립다. 시처럼 자네는 우리들 마음속에 잠들지 않고 항상 살아있다네. 20년 후면 자네를 만날 수 있지 않겠는가. 잠들지 말고 기다리시게.

우리의 사랑 / 김영재(박형채 추천) - 정한을 그리며

 

이젠 잠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사랑이

다시 물로 만나

나는 너에게로

너는 나에게로

하나가 되나니

저 작은 풀씨조차

떨어져 누운 자리 지키며

얼었던 땅을 뚫고

잎을 피우나니

바람과 추위가 얼리고 간 사랑

사람들은 돌아서서 불빛 속으로 떠나고

우리의 사랑 얼음으로 남아

긴 밤을 떨고 있었나니

너와 나의 가슴에 얼지 못한 피

목마른 그리움,

이젠 잠들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사랑

다시 물이 되어

나는 너에게로

너는 나에게로

 

2024. 8. 25.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