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으로 갑시다(詩山會 제 27회 산행)
산 : 청계산(618 미터)
코스 : 개나리골-옥녀봉-매봉-망경대(정상)-이수봉-옛골
소요시간 : 오름 1시간 40분 내려옴 1시간 20분
일시 : 2005년 12월 18일(일) 10시
모이는 장소 : 전철 3호선 양재역 5 번 출구 30m 나이키매장 앞 버스정류장
준비물 : 간단한 음식(컵라면,떡,연양갱,초코릿 등), 하산 후 납회를 겸한 점심
연락 : 한양기(017-729-3457)
새끼줄로 매단 얼음을 들고 종종 걸음치던 아홉 살,
삶이란 쉽게 녹는다는 것을
햇살 물컹이던 그 신작로에서 알았어야 했다
바늘로 네모덩이 얼음을 잘게 부수던 어머니의 망치질,
삶은 큰 칼이 아니라 바늘끝으로 쪼개진다는 것을
그 앉은뱅이 부뚜막에서 알았어야 했다
수박 한 쪽을 쌀양푼의 화채로 만들면서 옆집에 한 그릇 건네면서,
삶은 늘일 수있다는 걸, 달고 선선히 나누어진다는 걸
흰버짐 많은 그 추억에서 알았어야 했다
겨울별자리 근처
캄캄하다
여인숙 바람벽에 걸린 철사옷걸이처럼
구석방에서 구부러진 하루
문 두드릴 옆집도 바늘로 쪼갤 얼음덩이도 얼음을 매달 새끼줄도 없는
김수우의 <오래된 객지>인데 끝 부분의 '여인숙....'의 부분은 여류시인의
시치고는 약간은 청승맞은 부분입니다.
서울은 우리 모두에게 객지인 샘인데 객지생활의 비애는 겨울에 더 절절하다.
삶과 사람에 지치고 늦은 밤 집에 돌아와 휴지처럼 구겨진 몸을 부려놓고,
냉기가 밀려오는 바람벽을 바라보며 과거를 추억할 때의 그 막막함,
하지만 몸도 몸이지만 마음의 객지를 헤매는 사람들이 더 춥고 서글플지
모른다. 덧없는 욕심과 경쟁에 휘둘리며 앞뒤 가릴 여유 없이 하루하루
생존해야 하는 우리는 모두 마음의 실향민이 아닐까!
겨울은 오고 있는데 고향 잃은 우리가 가야할 곳은 어딜런지...
고향을 찾은다 한들 우리를 반겨줄 이나 있을까...
유난스레 추위가 느껴지는 겨울입니다.
12월의 첫째 일요일. 전날 밤에 첫눈치고 무척 많은 눈님이 오셔서 펑펑 내리는
눈 속에서 한잔술을 걸치고 있던 기세환 산우는 늦은 밤에 전화를 해서 내일
산에 갈 일에 마음이 설레인다고 했으니 기 산우야 말로 진정한 산사람이고
자연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토요일의 그 시간에 첫눈을 같이 맞이할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복받은 일인가...
처음에 연락을 했을 때는 15명이 갈 예정이었으나 갈수록 인원이 줄고
마침내 출발의 날에는 7인만이 산행 시작.
못 가든 안 가든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미안해 하지도 말고 굳이 이유를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눈과 추위가 무서워서, 혹은 사랑스러운 마나님이
말려서 가지 않은 산우들은 다시 생각해보소서. 미사리-팔당댐-양수리-금남리를
거치는 환상의 강변 드라이브코스를 따라 가다 마석에서 수동을 지나
축령산휴양림에 도착. 관리사무소 앞에 주차하고 운치있는 자그마한
구름다리를 건너 등산안내도 앞에서 오늘의 코스를 설명하니 11시 20분.
눈길이라 아이젠을 부착하고 약간 가파른 소나무 숲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소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향이 느껴지면서 벌써부터 공기는 맑고
신선해지고 30분을 거친 숨을 내쉬며 올라가다보니 이윽고 능선에 오르고
멀리 서쪽으로 북한산의 세 봉우리와 도봉산의 준봉들이 고향의 뒷산처럼
보이는데 서울인이라 그랬는지 참으로 반갑더이다. 거기서부터는 부드러운
경사의 눈덮힌 능선길이 펼쳐지고 선두에 서는 위윤환 산우더러 중간에
위험한 곳이 한 군데 있으니 조심하라 이르고는 후미에서 차가운 능선바람을
맞으면서 힘차게 전진! 중간에 귤도 나눠 먹고 쉬엄쉬엄 오르니 3년 전만
해도 위험했던 곳에는 튼튼한 철기둥과 밧줄이 매어있어 안전하게 지나고
정상에 도착하니 1시. 예정대로 1시간 40분이 걸렸습니다. 이젠 도움쇠의
말을 믿어도 되냐고 기 산우에게 확인차 물었더니 오케! 기념사진을 빼놓을
수 없는 일, 어김없이 한 컷! 불암산에서 못 찍었던 탓인지 양李 사진사가
번갈아 한 컷씩. 독사진을 찍은 사람도 있었고... 산우들은 인화비를 잊지
마소. 사진사 이원무 산우가 그동안 출혈이 컷답니다. 정상에 서니 5월에
올랐던 운악산이 바로 앞에 보이고 밑쪽으로 맹호부대가 있는 현리,
북쪽으로 단풍으로 유명한 명지산, 매년 등반사고가 나는 국망봉,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화악산이 펼쳐지는데 툭트인 것이 머리와 가슴이 다 시원해집디다.
이 좋은 경치를 보지 못한 산우들에게는 미안했습니다.
언젠가는 1,200 미터가 넘는 그 산들도 올라가 봅시다. 정상에서는 식사를 할
수 있는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가파른 절고개 방향으로 하산코스를 잡고
너른 절고개에서 즐거운 식사시간. 역시 진수성찬에 맛난 술들이 나오고
손발이 시러울 정도로 추웠지만 식사는 맛났습니다. 추운 겨울 등산에 먹는
시원하고도 뜨거운 컵라면이 그리도 맛날 줄은 예전에는 미쳐 몰랐지요.
하 추워서 시낭송은 생략하고 잣나무 숲길도 뒤로 하고 급히 하산하니
2시 45분. 늦으면 밀리고 막히니 일단 서울로 가자고 의견통일,
뒷풀이는 생략할 수 없으니 도움쇠가 잘 아는 미꾸라지숙회집으로 출발.
소(小) 두개를 시키자는 의견을 무시하고 대(大) 두개를 시키고 맥주에
백세주에 소주에 먹으니 술은 오십세주도 되고 소맥폭탄주도 되고 안주는
순식간에 바닥이 보이고 추어탕까지 먹으니 배도 부르고 술도 차니
시낭송의 시간!
이경식 산우가 추천한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라는시였는데 사람들이
많고 너무 길어 중략하기로 했으나 내친 김에 용기있는 정해황 산우가 끝까지
조용히 읇조렸는데 산우들의 얼굴 표정을 보니 죄인은 없어 보입디다.하하하!
초록색 솔향, 하얀 눈으로 덮힌 산, 맑고 푸른 하늘, 아련한 시 그리고 좋은 음식과
정겨운 산우들이 있어 보람차고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참, 적당한 운동과 추운 겨울도 동참했습니다.
참석 산우: 기세환, 이경식, 이원무, 한양기, 정해황, 위윤환, 김정남(무순)
우리들의 나이가 반백이 넘었는데 우리의 평균수명은 갈수록 늘어 80살까지는
쉽게 살 것 같으니 노후를 설계하고 걱정해야할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나는
32살의 젊은 나이에 지금은 철밥통이라 불리우는 대우 좋은 공직에 있다가 홧김에
박차고 나와 남대문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계약상 '을'이 체질에 맞지 않아
건설업에 뛰어들어 10여년이 흐른 45살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상하지도
못할 거금을 쥐어봤지만 망가지는데는 3년이 안 걸립디다. 지금은 재기의
길을 가고 있으나 쉽지 않은 길이지만 45살 때보다 더 큰 야망을 가지고
있으며 성공에 대한 확신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때 죽고 싶을만큼 극심한 고통도
겪었지만 예서 멈추기에는 남은 인생이 너무 아까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가렵니다. 하여 나는 죽도록 고생하여 큰 돈을 만져도 보았고
IMF 외환위기의 광풍이 몰아칠 때 순식간에 폭싹 망해도 보았고 자그마한
재기도 했으니 남들이 겪지 못한 세 가지를 다 해보았는데 저는 성공하는 방법도
알고 망하는 방법도 알며 다시 일어서는 방법도 압니다.
원하시면 무료로 알려 드립니다. 하하하...
다음의 얘기는 애독하는 책에서 본 것이며 책 내용의 일부분에 불과하므로
산우 여러분이 큰 저항감을 갖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평소의 생각과 함께 펼쳐
봅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자세히 써봅시다.
부자들에게 배우는 여섯 가지 교훈
첫째, 부자들은 절대, 돈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돈을 위해 일하면서 돈만 있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잔인한 일이고,
한밤 중에 깨어나 내일의 자금처리에 겁을 먹는 것 또한 꿈찍한 삶이지 않을까.
월급의 크기로 결정되는 삶은 행복한 삶이라 할 수 없다. 직장이 자신에게 안정감을
줄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과 같다. 그것은 잔인한
일이며, 나는 우리만큼은 그런 함정을 피하기를 바란다.
둘째, 왜 부자들은 자녀들에게 돈에 관한 지식을 가르칠까.
사람들이 돈에 관한 교육을 받지 않고 학교를 졸업하기 때문에, 교육을 받은
수많은 사람들이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결국에는 경제적으로 고생을
하게 된다.그들은 더 열심히 일하지만 앞서 나가지는 못한다. 그들의 교육에서
빠져 있는 것은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라 돈을 번 후에 관리하는 방법이다.
열심히 일하는 법만 배웠지 돈이 자신을 위해 일하게 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셋째, 부자들은 남을 위해 일하지 않고, 자신을 위해 사업을 한다,
건전한 부자들은 사치품을 맨 나중에 사는데, 졸부나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
사람들은 맨 처음에 사는 경향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 사람들은 부자로
보이기 위해 큰 집과 보석, 모피, 혹은 고급차를 사곤한다. 그렇게 하면 부자로는
보이지만, 사실 그들은 점점 더 빚만 질 뿐이다. 가난한 사람들과 중산층
사람들은 자신들의 피와 땀, 그리고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으로
사치품을 산다. 부자들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돈을 쓰지 않고
친구들에게 '좋은 친구'라는 말을 듣기 위해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넷째, 부자들은 세금의 원리와 기업의 힘을 안다.
나는 월급 봉투를 받을 때마다 늘 실망했다. 세금공제가 너무 많았고,
내가 열심히 일할수록 공제금액도 더 많았다. 내가 점점 더 성공하자 상사들이
승진과 봉급인상에 대해 얘기했다. 그것은 듣기 좋은 소리였지만,
부자 아버지가 나에게 이렇게 묻는 것을 들었다. "너는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거냐? 지금 누구를 부자로 만들고 있는거냐? 너가 열심히 일하므로서
돈을 버는 것은 기업이지 않느냐?"
다섯째, 부자들은 돈을 만든다.
우리는 학교에서 실수를 할 때마다 벌을 받는다. 하지만 인간은 실수를
통하여 교훈을 얻고 배움을 얻는다. 부자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자가 되지 못하는 근본원인은 그들이
돈을 잃는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이기는 사람들은 지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실패를 피하는 사람들은 성공도 피해간다.
현실에서는 똑똑한 사람보다 용감한 사람이 앞서간다.
여섯째, 부자들은 모든 부문의 전문가가 아니다.
부자들은 번 돈으로 여러 분야를 알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부문의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그 부문의 전문가를 채용하면 되는 것이고
그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우면 되는 것이다.
이번 산행은 2005년 납회를 겸한 산행이므로 빠짐 없이 참가하소서.
올해도 작년에 임 수석이 추천했던 코스를 예정했으나 다수의 의견으로 청계산
코스 중에서 가지 않았던 코스로 정하고 산행 중에는 간단한 요기거리를 가져가
시장기만 면하고 내려와서 옛골에서 납회 겸 뒤풀이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컵라면과 뜨거운 물을 보온통에 담아오십시요. 그래도 정상주는 꼬옥 마셔야 한다며
막걸리를 마시고 싶은 산우는 이수봉 근처에 막걸리 파는 노천주막이 있으니 그때
해결하면 됩니다. 납회 때는 집행부의 보강이 있을 예정입니다. 늙으막에
감투라도 하나 얻어 꿰차려면 필히 참석하십시오.
이름하여 '전 회원의 간부화'
1년 동안 진수성찬을 준비해 주신 마나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할 예정이오니
동부인하셔서 더욱 자리를 빛내주시기 바랍니다.
2006년 始山祭는 1월 15일 태백산 눈꽃축제의 기간 중에 거행할 예정입니다.
납회 때 산우들의 의견을 듣고 장소 및 일자를 결정하겠습니다.
가난한 이름에게 / 김 남 조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까
검은 벽의
검은 꽃 그림자 같은
어두운 향로
고독 때문에
노상 술을 마시는 고독한 남자들과
이가 시린 한겨울 밤
고독 때문에
한껏 사랑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
얼굴을 가리고
고독이 아쉬운 내가 돌아갑니다
불신과 가난
그중 특별하기론 역시 고독 때문에
어딘지를 서성이는
고독한 남자들과
허무와 이별
그중 특별하기론 역시 고독 때문에
때로 골똘히 죽음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
머리를 수그리고
당신도 고독이 아쉬운 채 돌아갑니까
인간이라는 가난한 이름에
고독도 과해서 못 가진 이름에
울면서 눈감고
입술을 대는 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는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다
물이 흐르듯 인생도 흐른다. 삶을 대변하는 삽을 그 흐름에 씻고 그 흐름, 강이
되어 스스로 깊어가는 것들, 고달픈 삶이 그 깊이를 더해 가는데 강물(세월)에는
어느새 저녁달이 비친다. 비록 어둡고 고뇌뿐인 삶이라 해도 삶의 가치는 다시
삽을 들고 어둠을 향해 가야 하는 것. 그래서 어두운 밤하늘에 둥실 떠오르는
달처럼 떠야한다고 소리 높여 주장합니다. 신라의 화랑 기파랑처럼 달을 가리는
구름이 있으면 손을 뻗어 시원하게 구름을 걷어낼 수 있는 기개도 필요하겠지요.
지금은 우리에게 그런 기개가 절실할 때입니다.
여류시인 김남조 님의 <가난한 이름에게>를 택했다가 문득 맘이 바뀌었습니다.
고독하고 부족한 자에게는 벌써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춥고 또 춥다보면 추위에
익숙해지기도 합니다. 춥다고 마냥 피하면 추위가, 고독이, 부족함이 순순히
물러갈까요!
산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은 사람사는 마을로 긴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그 산이 외롭지 않도록 산의 정수리에서 우리의 목소리라도 들려줘야 하지
않겠나이까!
이번 동반시는 겨울산처럼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산우가 낭송하면 좋겠네....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정 희 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2005년 12월 13일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金 定 南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