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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태백산에 올라 봅시다(詩山會 제28회 산행) 시산제를 겸한 산행입니다

태백산에 올라 봅시다(詩山會 제28회 산행) 시산제를 겸한 산행입니다

산 : 태백산(1,567 미터)

코스 : 유일사 매표소(해발 880 미터)-유일사-칼바람 능선-정상(장군봉)-천제단-

단종비각-망경사- 반재-단군성전-석탄박물관-당골

소요시간 : 오름 1시간 40분 내려 옴 2시간 30분

일시 : 2006년 1월 15일 7시

모이는 장소 : 전철 2,4,5호선 동대문 운동장역 8 번 출구

준비물 : 간단한 요기거리(컵라면,김밥,초코릿,연양갱 등)및 제수용품

연락 : 한양기(017-729-3457)

 

여기까지 왔구나

다시 들녁에 눈 내리고

옛날이었는데

저 눈발처럼 늙어가겠다고

그랬었는데

강을 건넜다는 것을 안다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 길에 눈 내리고 궂은 비 뿌리지 않았을까

한해가 저물고 이루는 황혼의 날들

내 사랑도 그렇게 흘러갔다는 것을 안다

안녕 내 사랑, 부디 잘 있어라

 

-박남준 <먼 강물의 편지> -

한 번 간 세월은 돌아오지 않는다. 돌아오지 않는 것이 세월뿐이랴!

한 번 가버린 사랑도 돌아 오지 않는다. 돌아 온다면 빛이 바랜 옛사랑일뿐이다.

지난해에도 남들에게는 사소하지만 내게는 중요한 일들이 수없이 오고 갔다.

버스는 지나가도 또 다시 오지만 돌이킬 수 없는 세월의 거침없는 흐름에

안타까운 마음을 실어 보낸다. 한해를 시작할 때 퍼올렸던 크고 작은 꿈들은 이제

기억의 저쪽에서 망각의 강을 흐르다 흐르다 이내 건너가 버릴 것이다.

덧없는 세월 속에서 건져내 의미를 줄 수 있는 것은 얼마이겠는가. 쓸쓸하고 미진한

가운데 이렇게 한해를 보내고 맞이할 뿐이다. 돌이켜 보면 아쉽고 허무하지

않은 삶이 어디 있는가. 그래도 매년 새해가 밝아오면 우리는 꿈과 희망을 품고

한해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희망은 생에 있어 가장 효율적이며 훌륭한 행진곡'임을

우리가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여 꿈과 희망이 없는 삶은 온전한 삶이 아니다.

죽음보다 더 불행한 삶이다. 하물며 사랑이 없는 삶이란 더 말해 뭐 하오리까!

사랑이 꿈이고 희망인 것을.....

12월의 셋째 주 일요일 18일에 납회를 하기로 하고 양재역으로 나갔는데

때 맞춰 눈이 내리는데 27회 축령산 산행 때도 첫눈이 내려 산행을 빛나게

해주었는데 이번 산행에도 눈님이 마중오니 내년에는 더 좋은 일이 있으려나

기대도 하면서 거의 어김없이 제 시간에 도착하여 반가운 얼굴들을 헤아려 보니

추운 날에도 불구하고 14명의 반가운 얼굴이 보였는데 얼굴이 반질반질한 새신랑

임 수석은 새벽에 결재나 받고 나왔는지...본부장 김삼모 산우는 재취업했다니

반갑고 즐거운 소식이고 그 동안 소식이 없었는데 연수기간 중이었기 때문이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은 그를 두고 하는 말!

정겨운 악수들을 나누고 위윤환 등반대장의 건의대로

당초의 코스인 개나리골을 들머리로 잡지 않고 가까운 코스를 잡고 일찍

내려와 납회를 하기로 하자는데 모두가 일사불란한 동의! 일당독재의

일사불란함이 아닌 자기를 낮추고 대의를 따르는 성숙함이 돋보이는

시산회 특유의 만장일치제!

 

종점인 옛골에서 버스를 내려 올라가는데 위 산우는 씩씩한 등반대장답게 훌륭한

납회장소까지 이미 물색해 놓고 있었으니 감투는 권한과 더불어

의무도 발생시키며 의무는 책임감을 동반하고 책임감이란 조직의 중요한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데 대해 이견이 없습니다. 박형채 산우는 복조리가 아닌

조롱박을 가지고 와서는 조롱박에 복을 담아 입산주부터 하자고 하니 2004년의

북한산 비봉코스 산행을 겸한 납회 때 입산 전에 맛나게 먹었던 돼지고기 숯불구이에

막걸리 생각이 났던 가 봅니다.

순대와 총각김치, 즐거운 덕담을 안주삼아 서울탁주 한 바가지로 가볍게 건배하고

입산 시작. 박 산우 덕에 올해도 복 많이 받을 겁니다. 눈내린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그간의 소식도 듣고 정담이 오고 가다 보니

어느덧 이수봉에 오르고 이수봉 표지석을 배경으로 한 컷!

이경식 산우의 개인 홈페이지(blog.daum.net/kyungsik)에 들어가 보니

모두 미남스러운 산사람들이더이다. 멋진 사진과 재미있고 유익한 내용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으니 자주 방문하십시요.

 

춥고 산객들이 많아 시낭송은 납회로 미루고 서둘러 맛난 음식이 기다리는

옛골로 하산. 하산길에 위윤환 산우의 어부인이 마련해주신 추어탕을 안주로

김순단여사의 정성이 담긴 향긋한 국화주를 한 잔씩 하니 추위도 가시고 하산의

끝 무렵에 산우들의 의견을 물어본 바 파전과 두부에 막걸리 한 사발,

오리 로스구이 등의 의견이 나왔으나 다수의 의견에 따라

등반대장 위윤환 산우가 미리 보아둔 돼지고기 바베큐집으로 가서 좌정하니

산객들로 가득차고 돼지와 오리바베큐로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폭탄주로

건배하고 맛난 식사를 했으니 맛있고 유쾌한 납회였습니다. 배가 불러오고 주흥이

도도해지자 시끄러운 장소였지만 기 산우가 점잖게 정희성님의 시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읊조리니 난해한 시라고 위 산우가 한 마디 했지만

시는 본대로 들은 대로 느낌을 가지면 되는 것입니다.

 

굳이 주석을 달아 본다면 "한창 시절을 넘긴 노동자가 흐르는 강물에 흙 묻은

삽을 씻으면서 흐르는 강물에서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나 그에게 있어

극복될 수 없는 슬픔은 삽을 씻는 동안만은 사라진다. 그러나 힘든 노동의 대가는

언재나 보잘 것없으며 육체적 노동은 항상 천시 당하고 노동자에게는 그러한

현실에 대항할 용기나 결단이 없다.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과 희망이 없는

실의 뿐이다. 이 시의 절정은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의

부분인데 인생이 저물어 가는 중년의 나이까지 그의 노동자 생활이 아무런

발전 없이 반복되어 왔고 그 세월 동안 세상은 계속 썩어 왔으며 그래도

밤이 되면 달은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가난하고 누추한 집이지만 돌아갈 곳은

집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시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가슴이 아리도록 슬픈 서정성이 깃든 참여시라고나 할까!

 

각본대로 2005년에 일명 먹산회의 입을 즐겁게 해주신 마나님 중 위윤환, 이원무,

박형채 산우의 어부인 세 분에게 시산회원 모두의 이름으로 올리는 감사의 말씀을

쓴 편지와 함께 5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증정하였습니다. 큰 정성에 비하면

자그마한 답례이나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주시고 혼자만의 용도로만 사용하시라고

썼는데 한 총무는 그 내용에 왜 그리 궁금증이 많았는지....

후보자도 많았지만 모두에게 드리면 상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 2006년도 기회가

있으니 미수상자들께서는 많이 서운해 하지는 마소서.

전 회원의 간부화 시책의 일환으로 등산대장에 위윤환, 회계감사에 박형채,

홍보위원에 사진사 이원무 회원을 영입하여 조각 명단을 발표하였는데 감사의

말씀이 쓰인 편지를 받은 고마운 부인들의 부군들이 나란히

앉았는데 그 세 회원이 공교롭게도 조각명단에 끼었으니 주체 측의 농간(?)이라는

농담성 항의도 나왔지만 부부 일심동체라더니... 앉은 자리도 세 산우가 나란히

앉았으니 남이 보면 각본대로인데 결코 그런 적이 없나이다. 하하하...

 

납회의 마지막 무렵 2006년 시산제를 겸한 산행지로 눈꽃축제가 벌어지는

태백산으로 정했습니다. 눈꽃축제의 기간은 1월 14일부터 1월 23일까지이나 올해는

눈을 품고 있는 시베리아의 찬 공기가 서해안으로 흐르고 동해안으로는 오지않아

눈이 부족해 주최측인 태백시의 걱정이 많답니다. 축제는 날머리인 당골에서 열리는데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으니 기대해 봅시다.

2006년 시산제의 제주는 가.나.다 순으로 정하다 보니 김삼모 산우로 결정되었습니다.

남기인 산우가 하고 싶었는지 내차례라고 손을 들었지만 세종대왕이 정해준 순서는

우리의 한글이 없어지지 않는 한 어디로 안 갑니다. 내년에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남 산우의 몫이니 준비하시고 김 산우는 꼭 참석하여 제주의 역할을 다해 주소서.

 

산우들의 덕담과 함께 눈덮힌 산, 시, 기름끼가 빠져 담백해진 돼지와 오리 바베큐,

시원하면서 화끈한 소맥폭탄주, 김순단 여사의 포근한 정성이 담긴 福조롱박과

향기로운 국화주, 추운 산에서 먹어본 구수하고 따끈한 추어탕, 정겨운 산우들이

있어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시낭송의 순간에 시각장애인 전제덕의

재즈 하모니카와 같은 아름답고 절절한 선율이 흘러나오면 더욱 즐거운

시낭송이 되겠지요.

누구 없소?

하모니카를 배워 시낭송 때 아름답게 불어줄 산우.....

 

 

시산회원 여러분 지난 1년간 화기애애하고 즐거운 산행을 무사히 하게 된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6년은 더 즐산합시다.

기 산우는 새로 낸 가게가 더욱 번창하기, 한 산우는 교장 되기,

정 산우는 좋은 자리잡기, 남 산우는 필리핀 자주 가기,

이재웅 산우는 아줌씨들에게 더 인기 얻기, 위 산우는 운우지정 더 자주 나누기,

박 산우는 김 여사와 한라산 백두산 금강산 가기,

김삼모 산우는 내친 김에 행장 되기, 이경식 산우는 오기로 원장 되기,

한 산우와 조 산우는 더욱 즐생 하기, 임 수석은 예쁜 딸 갖기,

이원무 산우는 전문사진작가 되기,

도움쇠는 온천 처분하고 100층 아파트 올리기를 꿈꾸어 봅니다.

꿈은 희망이고 행진곡이며 활력소가 된답니다. 꿈*은 이루워진다.

 

참석한 산우들:기세환, 김삼모, 이경식, 박형채, 이원무, 위윤환, 한천옥, 조문형,

정해황, 남기인, 이재웅, 임용복, 한양기, 김정남(14명, 무순)

 

 

여의나루의 유람선 상에서 벌어진 동창회 송년모임에 시산회원들이 많이 참석해서

그 자리를 빛내주었고 정겨운 얼굴들을 보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한 교장이 늦은 것도

유쾌한 해프닝이었고 도움쇠가 수석부회장이 된 것은 본인은 전혀 몰랐던 집행부의

짜여진 각본이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시산회의 초대 도움쇠로 만족하나

장선식 신임 회장의 간곡한 부탁으로 방관했을 뿐이며 2-3년 후의 일을 누가

알겠나이까! 동창회 총무로 오래동안 장기집권(?) 중인 임 수석의 말을 빌리면

회장의 자리가 권한은 없고 책임과 봉사의 의무만 있으며 그러한 짐에 비해 명예도

별로라 서로 맡지 않으려 한답니다. 장선식 회장의 생각은 이왕 강권에 의해 밀려서

할바에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이번에 맡게 되었답니다.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다음은 제목이 생각나지 않은 책에서 발췌한 것이니 여러분들은 매력적인

바람둥이의 소질이 있는지 한 번쯤 음미해 보십시요.

특히 사랑의 전도사 조문형 산우는 정독하십시요. 목사 승격시험이라 생각하십시요.

이름하여 사랑의 목사님!!!

 

*바람둥이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몇 명의 바람둥이들과 신나고 가슴뛰는, 때로는 눈물나고 가슴 터지는 연애를

하면서 내가 결론내린 것은 바람둥이들은 그다지 나쁜 종족(!)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순수하고, 솔직하며(순간일지라도),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 여린

종족이며 그렇기에 뭇 여자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론 여자들을 눈물짓게 만들며, 사랑의 인내심 테스트를 하고, 도통 어떤 꿍꿍이인지

모를 듯한 그들이지만 자세히 관찰해 보면 누구보다도 사랑스러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대상이 바로 그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일단, 그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과 넘치지 않을 만큼의 자신감을 지니고 있다.

자신의 소중함을 아는 그들은 대인 관계에서의 '예의'를 알고, 숙녀 앞에서의

'매너' 또한 알고 있다. 자신의 값어치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임을 알기에 그들은

결코 싸구려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특히' 여자들에게

비하조의 농담을 늘어놓거나 하는 일이 없다.

그들의 말투는 부드럽고 표현에는 군더더기가 없으며 단어 선별도 적절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과의 대화는 즐겁다. 그들과의 데이트는 더더욱 즐겁다.

그들과 있으면 마치 '공주'가 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평소에 하녀처럼 행동하던

여자들도 그들 앞에서는 공주로 변신한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지만,

'여자도 남자하기 나름'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멋을 낼 줄 안다. 자신을 꾸밀 줄 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에 대한

애정도가 높음을 뜻한다. 그들은 어떤 색깔이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지 알고

있으며,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은 살짝 피해 주는 '센스'도 지니고 있다.

굳이 명품으로 도배하지 않아도 그들은 폼난다. 그들 자신이 명품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여유가 있다. 상대방의 말이 끝나기 전에 자신의 말을 내뱉는 일이 없다.

충분히 듣고 적절한 타이밍에 피드백한다. 여자의 고민을 묵묵히 들어 주는

여유가 있고, 작은 일에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 넉넉함도 지녔다. 항상 뭔가

'있어 보이는' 그들이기에 많은 여자들은 그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며

'그'의 'only one' 이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들은 말 그대로 바람 같은 사람이다.

그들은 구속을 싫어하며 많은 여자들의 장점을 쉽게 찾는 관찰력을 지녔기 때문에,

한 여자에게만 만족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아 다닌다.

나는 그의 섬세한 관찰력에 흠칫 놀랐다. 그뿐만 아니라 바람둥이의 피를 지닌

종족들은, 여자들의 특성을 빠른 시간 내에 파악해서 한 명 한 명에 맞는 행동 지침을

선보인다. 관찰력뿐인가? 기억력, 순발력, 이해력 등등 진정한 바람둥이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며, 그렇기에 눈치없고 머리나쁜 남자는 바람둥이

노릇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바람둥이들을 나름대로 장점 많은 우수한 종족(!)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자들이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것은, 바람둥이들은 좋은

'사람'이지만 좋은 '남자'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매너 있는 남자이며,

행복한 데이트를 할 수 있는 파트너이며, 많은 여자들의 관심의 대상이며,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랑하고 싶은 명품 그 이상의 존재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여자에게 함께 하는 그 순간만의 행복을 준다.

안정된 미래에 대한 약속을 할 줄 모르며, 자신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을

두려워 한다. 그들을 사랑하면 위험해진다.

그들과의 사랑은 달콤하지만 피해야 할 도박이다. 사랑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이 아닌 '오직 한' 사람과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여자들이 바람둥이를

후자와 착각하고는 그에게 온갖 정성을 쏟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지만, 남는 것은

기분좋은 꿈을 꾸다 깬 것 같은 찌뿌둥한 기분과 잡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 뿐이다.

그러므로 주의하라. 지금 당신의 곁에 바람기 많은 '그' 가 살며시 당신을

예의주시 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행복한 사랑을 하는 현명한 여자가

되기 위해서는 'every' 와 'only'를 잘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뜬구름 잡는 사랑을

피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바람둥이를 좋아하되 사랑하지는 않도록 유의하라"

태백산은 옛부터 삼한의 명산, 전국 12대 명산이라 하여 '민족의 영산' 이라

일컫는다. 들머리인 유일사매표소의 해발이 880 미터이니 정상까지 680 미터만

오르면 되므로 가파르지 않고 험하지 않아 초보자나,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산 정상에는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봄이면 산철쭉, 진달래가 만개하고

여름에는 울창한 수목과 차고 깨끗한 계곡물이 흐르며, 가을에는 오색단풍으로

수놓으며 겨울에는 흰눈으로 뒤덮인 주목군락의 설화가 장관이다. 산 정상에

태고 때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천제단이 있다. 천제단은 둘레 27m, 폭8m,

높이3m의 자연석으로 쌓은 20 평 가량의 원형 돌제단이다. 삼국사기에 왕이

친히 천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고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신라에서 오악 가운데

태백산을 북악으로 받들어 봄, 가을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크고 밝은 뫼" 민족의 성산 태백산(1,567m). 설화가 동화속의 설국 같다.

눈꽃인지 상고대인지, 바람에 날린 눈이 나뭇가지에 얼어 붙은 것인지 분간이

안되지만 나뭇가지와 주목과 어우러진 설화가 동화 속의 설경 같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 주목의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산마루의 설화가

감탄을 자아나게 한다

 

눈속에 산이 묻혔는지 산 위에 눈이 덮였는지.....

눈보다 하얀 거친 숨을 내쉬며 천제단에 오르면 사방에 보이는 건 온통 은빛비단을

두른 듯한 산봉우리들뿐. 백두대간의 한가운데. 천제단을 중심으로 북쪽 300 미터

지점이 태백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장군봉. 남동쪽으로 능선을 타고 가면 멀리

수천개의 바위로 이루어진 문수봉이 있다.

문수봉에는 수 년 전부터 서울에서 내려온 한 처사가 쌓고 있는 조그마한 돌탑이

눈보라 속에도 꿋꿋하게 솟아있다.

당골쪽 등산로를 타고 내려오면 먼저 마주치는 것이 단종비각. 겹겹이 쌓인

눈덩이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팔각지붕이 객사한 어린 임금의 사연만큼

애처로워 보인다.

100 미터 정도 더 내려오면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망경사가 있다.

절 입구의 용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샘물. 개천절에 올리는

천제의 제수로 쓰인다.가을에는 정상 쪽으로 올려다 보면 빨갛고 화려한 단풍이

산객들의 눈까지 빨갛게 물들인다.

이어 기암절벽 사이사이 눈과 얼음이 눈을 부시게 하는 당골계곡.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인 태백의 물이 계곡 사이 얼음장 밑으로 흐르다 드문드문 밖으로 드러나

청명한 자태로 등산객을 유혹한다.망경사부터 썰매길이 유명하다. 오궁썰매는

당골에서 빌릴 수 있는데 궁둥이에 부착하여 걸으면 오리궁둥이를 닮았다하여

붙인 이름이다. 시골에서 비료푸대를 가져와서 타고 내려가면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태백산 일출은 거기에 가슴 벅찬 감동을 더한다. 하지만 일출을 기다리는 이에게

야속한 해는 구름 뒤에 숨어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수 차례 올라본 도움쇠는

대낮에도 맑은 날씨와 밝은 해를 본 적이 없으며 정상부근은 항상 바람이 세차다.

산신령의 정기(精氣)가 너무센 탓이 아닌가 싶다.

 

 

유일사 바로 위의 능선에서 천제단까지 1시간 정도의 거리가 태백산 설화산행의

포인트, 유일사에서 능선에 올라서면 귓전을 울리는 요란한 바람소리와 함께

세찬 바람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이다. 아마 누구나 이보다 더 차갑고 매서운 바람을

맞아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또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이 바람이 쌓인 눈을

날려 나뭇가지에 설화를 피운다. 설화와 함께 공기중의 수분이 갑자기 찬공기를 만나

마른 나뭇가지에 얼어붙는 산호 같은 상고대(순수 우리말), 우거진 나무숲의 눈꽃터널,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이라는 주목의 설경이 1시간 정도 계속된다.

주목이 점점 많아지면서 곧 장군봉에 이르고 장군봉에서 천제단 까지는

5분여 거리, 천재단에 올라서면 설화는 끝난다. 유일사에서 장군봉에 이르는

능선은 비교적 완만하지만 세찬 바람속에 그저 앞만 보고 올라가기 바쁘다.

이곳에서 천천히 주위의 설화를 보며 올라가야 태백산 설화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장군봉에 올라서면 시야가 탁 트인 조망이 장쾌하다. 바로 가까이에 천제단,

그 옆으로 문수봉, 멀리 눈에 덮인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 온다. 천제단에서

망경사로 내려서 휴식을 취한 후 반재를 거쳐 당골로 내려가는 하산코스에는

바람이 없는 반면 설화가 없다.

 

이번 산행은 기존 산악회의 관광버스를 이용할 생각입니다. 산행인원을 미리

확정해야하니 변경이 없어야 합니다. 가기가 쉽지 않은 명산이니 많이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20분 정도의 추위만 견디면 보기 어려운 절경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어렵지 않으면서 절경이니 부부동반을 하시면 더 좋습니다.

 

 

산행기를 쓸 때 가장 고심하는 부분은 동반시의 선택이다. 선택이 끝나면

70 퍼센트는 완성됐다고 생각되어진다. 해서 산우들에게 추천을 부탁해 보지만

야속하게도 메야리 없는 '야호'이다. 시인이 아니다보니

시집을 사게 되고 인터넷 검색도 하게 된다. 자주 접하다 보니 마음은 순수해질 수도

있겠으나 장사꾼인 나로서는 문약(文弱)으로 흐를까 경계할 일이다.

장사는 차가운 머리와 냉철한 이성으로 해야지 가슴에 담긴 따뜻한 감정에 치우쳐서는

안돼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바의 영원한 혁명가 체 게바라가 밀림 속에서 게릴라 활동을 할 때 항상

시집을 품고 다녔던 것이나 아프가니스탄의 가장 존경받는 독립영웅 마수드가

쏘련을 상대로 게릴라 활동을 할 때 항상 시집을 가지고 다녔던 것은 많은 부하를

거느린 장군의 가슴은 부하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 채워있어야 했기 때문일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그랬을 것이다. 충무공의 시로 나타난다.

시와 목숨을 건 피나는 전투..... 알다가 모를 일이다.

지난 번의 시가 난해했다기에 쉬운 사랑타령을 해본다.

그래, 이 쉬운 시가 태백의 단종비각 옆에서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 오는지 보자.

 

사랑한다는 말은

서 정 윤

사랑한다는 말은

기다린다는 말인 줄 알았다.

가장 절망적일 때 떠오른 얼굴

그 기다림으로 하여

살아갈 용기를 얻었었다.

기다릴 수 없으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줄 알았다.

 

아무리 멀리 떠나 있어도

마음은 늘 그대 곁에 있는데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살았다.

그대도 세월을 살아가는 한 방황자인 걸

내 슬픔 속에서 알았다.

 

스스로 와 부딪치는 삶의 무게에

그렇게 고통스러워한 줄도 모른 채

나는 그대를 무지개로 그려 두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하고

떠나갈 수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

 

나로 인한 그대 고통들이 아프다.

더 이상 깨어질 아무 것도 없을 때, 나는

그래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돌아설 수 있었다.

2006년 1월 9 일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金 定 南 올림

 

*시산제 축문

2006年 詩山會 태백산 시산제

檀紀 4339年 西紀 2006年 丙戌年 1月15日 바야흐로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의 모임'의 희망을 밝히는 찬란한 새해를 맞으며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會員 一同은 丙戌년 太白山 始山祭를 행함에 앞서 天地神明과 太白山神께 업드려 고하나이다.

전지전능하신 천지신명이시여.금일 우리는 선현의 발자취가 은은히 느껴지는 이곳 정상에서 지난 한해를 감사하고 반성하며 내일의 번영과 도약을 다짐하기 위한 일념으로 전체 회원의 정성을 모아 성스러운 祭를 올리나이다.

우리 시산회일동은 산행을 통하여 대자연의 정취와 미의 극치속에서 자연을 흠모하며 자연과 동화되며 27회의 산행을 통하여 인내와 협동으로 화목과 단결을 배웠으며 소박하고 준엄한 교훈속에서 심신을 단련하여 왔습니다.

거듭 비옵건데 병술년 한해도 우리 회원 모두를 굽어 살피시어 화합속에서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업드려 고하나니, 천지신명이시여, 이 한 잔 술을 흔쾌히 흠향하여 주옵소서.

檀紀 4339年 西紀 2006年1月15日

詩를사랑하는 山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회원 일동 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