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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북한산과 원효봉(詩山會 제58회 산행)

북한산과 원효봉(詩山會 제58회 산행)

산 : 북한산

코스 : 산성매표소-원효봉-염초봉(위험구역)-위문-백운대-용암문-도선사-

우이동에서 시원한 맥주로 뒷풀이

소요시간 : 오름 2시간 내려옴 1시간 30분

일시 : 2007년 4월 15일 10시

만나는 곳 : 전철 3호선 구파발역 2번 출구

준비물 : 간식, 막걸리, 김밥은 집행부에서 일괄 구입하여 분배

연락 : 이경식(011-222-1028)

블로그 : 사진 blog.daum.net/sisan20

산행기 blog.naver.com/yc012175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봄(이성부)전문

 

시인은 광주인이다. 남도의 봄은 서울보다 빨리 온다.

서울도 산수유, 매화, 진달래, 개나리, 백목련, 자목련, 벚꽃까지 모두 피었다.

벚꽃은 흐드러지게 피었다.

이제 완연히 봄이 왔다. 큰일났다.

가난한 내 사랑도 꿈틀거린다.

내 작고 여윈 가슴에도 봄이 왔다. 하여, 내 마음도 탄다.

봄비가 온다.

나무의 발바닥까지 천천히 스며드는 봄비가 온다.

숨가쁘게 달려가는 사람들은 이런 봄비의 사랑을 알지 못한다.

그런 사람들은 누군가의 봄비가 되지 못한다.

이제 아지랑이도 타오를 텐데 꽃핀 봄날은 곁눈질도 안 준채 무심히 간다.

 

 

잎새달. 1일. 14인의 반가운 산우가 모였다. 이경식 총장이 불참했는데

집안의 우환 때문이라는데 불안하고 궁금하다. 어지간하면 올 텐데....

독바위 역에 내리니 황사주의보에도 불구하고 산객들로 역사와 역사 주변이

붐빈다. 해발 560미터의 낮은 산행이라 오르는 길이 어렵지 않다.

김종화 산우가 싸온 송어훈제구이를 안주 삼아 입산주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힘차게 전진. 비봉 앞에서 지나온 봉우리를 돌아보니 406봉, 475봉,

향로봉이 보이는데 우리가 언제 저 봉들을 넘었나싶다. 앞에는 위험하니

돌아가라는 표지가 보이나 신 이사는 돌아서 갈 것을 원했으나 무식해서 용감한

나는 그의 청을 무시하고 지난 산행 때 오르지 않고 지나친 나 원장과 전작

산우에게 오를 것을 강요하니 3명을 제외한 11인의 산우들이 가파른 절벽을

올랐다.

 

바위를 오를 때는 손으로 안전한 곳을 확보한 후에 발로 올라야 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하는데 손은 안전확보용이고 발은 단지 이동용이다. 복제한 북한산

순수비 앞에서 기념촬영. 원래의 순수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사모바위 앞에 도착하여 일단 오늘의 목적지 앞에서 등산 증명용 기념사진

한 컷. 각자 싸온 진수성찬을 펼치고 즐거운 식사에 들어갔다.

다른 산우들을 위해 싸온 음식들이 너무 많아 남는다. 막걸리 세 병만 동이

났는데 점점 술과 음식의 섭취량이 줄어간다. 기 회장의 무지개 김밥,

갓김치, 홍어, 낙지, 송어훈제구이 등도 남았다. 나 원장의 추어탕만 비웠다.

 

오랜만에 전작 산우가 조용히 시를 읊고 즐거운 박수로 답하고 식사 끝.

하산길을 정하는데 오던 길로 돌아가자는 쪽, 승가사를 거쳐

구기동으로 하산하자는 의견, 여기까지 어렵게 올라온 김에 문수봉을 거쳐

대동문까지 가서 아카데미하우스로 하산하자는 의견 등이 나왔으나

기 회장에게 일단은 문수봉에 오르고 거기서 정하자고 건의하여 기 회장이

동의하면서 문수봉으로 오른다. 외견으로 보기에는 문수봉이 가팔러보이나

오르면 어렵지 않다고 설득한 것이 주효하여 문수봉을 오르는데 철 손잡이가

있어 누구하나 힘들어하지 않는다. 문수봉에 올라 뒤를 보니 지나온

연봉들을 보면서 모두 가슴이 뿌듯. 406봉, 475봉, 향로봉, 비봉, 승가봉을

보니 먼 길을 걸어왔다. 하산길을 정하는데 대남문을 거쳐 구기동이나

국민대, 대동문이 멀면 대성문까지 가서 정릉으로 내려가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보현봉 뒤쪽으로 도는 정릉 방향의 하산길이 가장 아름답다는

도움쇠의 건의에 따라 기 회장이 호응하여 결정.

 

영취사에서 시원한 약수를 한 잔씩 마시고 내려오는데 언제 오르고 내려와도

어렵지 않고 아름다운 코스이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코스이다. 이경식 산우의 말대로 아름답지 않은 가을산이 없다고

하지만 가족끼리 올 때는 가을, 특히 늦가을에 올라와 보자. 정릉계곡과

어울어진 가을단풍에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절경이 펼쳐진다.

 

봄이 왔으니 곧 진달래철이 시작된다. 길음역에서 내려 정릉 가는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김밥 한 줄 싸서 오르다 영취사에서 약수 한 잔하고,

대성문에서 점심을 먹은 후, 능선을 타고 대동문까지 가서 진달래능선으로

내려와 보라. 소월의 시가 절로 나올 것이다. 목이 마려우면 주막에 들러

두부김치에 막걸리 한 사발이면 행복하지 않겠는가.

 

정릉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하산길에 한 총장에게

남계(南溪 : 남녘의 따뜻한 시냇물)라는 호를 지어주었다. 본인도

좋다했으니 앞으로 남계라 불러주자.

예컨데, "남계! 내 술 한잔 받소"

 

옛날의 청수장은 자취가 없어졌지만 깨끗하게 정비된 정릉계곡은 변함이

없다. 두부김치에 시원한 맥주로 뒷풀이를 하기로 하고 주점을 찾는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앞에두고 기 회장의 주재로 다음 산행지를 정하는데

역시 의견이 난분분하다.

결론은 5월의 첫 주는 어린이날과 겹치므로 건너 뛰고 3주에 가고,

4월에는 1.3.5주가 있으므로 3주에는 다시 북한산 원효봉- 염초봉 코스로

잡았다. 5주에는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으로 잡았다.

 

신 이사의 건의에 따라 앞으로는 무지개 김밥, 홍어, 낙지, 추어탕 등의

별식은 사양하고 김밥을 단체로 산우들의 수대로 집행부에서 사고 각자

과일이나 간식을 싸오는 것으로 결정했다. 무겁게 많이 싸서 오르면 힘이

드니 가볍게 싸서 쉬이 오르고 산에서는 간단하게 요기를 채우고 내려와서

맛있고 즐거운 뒷풀이를 하자는 의견에 특별한 이견이 없어 거의 만장일치로

정했으니 유념하자. 마나님들의 부담도 덜고 짐의 무게도 덜면 산행에 주력하게

되니 일석삼조다. 특히 나 원장의 배낭은 항상 무거웠으니 그에게 좋을 일이다.

이경식 총장에게 말했더니 이 좋은 미풍양속을 왜 없애느냐고 펄쩍 뛴다.

그러나 이왕 정한 것이니 시행해보기로 했다.

 

그날도 긴 산행에 낙오하지 않고 따른 산우들이 자랑스러웠고 행복한

날이었다. 뉴스나 기사를 보면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말이 나온 김에 한마디 한다. 기 회장의 엄명이기도 하다.

앞으로 산행 중에는 흡연을 금하자.

금요일 밤에 TV를 보았더니 산행 중 흡연의 과태료는 1차 적발 시 20만원이다.

흡연하는 산우는 나 원장, 한 총장, 김종화, 조문형, 도움쇠인데 나원장은

금연했다니 다행이고 도움쇠도 앞으로 절대 피우지 않겠다.

한 총장, 조 산우, 김 산우도 금해 주기 바란다. 산불의 위험도 있으니

피우고 싶으면 산행 전이나 뒷풀이 때 피우자.

유념하기 바란다. 간곡히 부탁한다. 산행 중에는 절대 금연하자.

 

참석 : 기세환, 나창수, 신원우, 한양기, 전작, 이창우, 정해황, 이원무,

김종화, 박형채, 최용식, 위윤환, 남기인, 김정남(14인)

 

 

혼자서 즐겨도 눈감아주는 '센스'

 

대부분의 남성은 자위행위를 한다.

자위행위는 흔히 청소년기에만 하는 줄 알고 있는 사람이 꽤 있으나 의외로

많은 남편들이 부부관계 여부와 상관없이 하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남편의 자위행위를 보았다'는 응답이 56%,'하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하는 것 같다'는 응답 36%,'본 적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고 믿는

여성은 8%에 불과했다.

 

실제로 기혼 남성의 47.4%는 아내를 두고도 계속 자위행위를 하고 있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위행위 비율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한 연구에서 남성은 40대부터 서서히 성기능이 줄지만

자위 횟수는 80세까지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주장했다.

 

현대 성의학에서 자위행위는 인체에 전혀 해가 없으며 성기능 장애 치료에

이용되기까지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죄의식과 해가 될 거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철없을 때 딸딸이 꽤나 쳤지.공부 한창 할 땐데 참 힘들었어.하고 나면

시원하기도 하고 쾌감도 있지만 그거 많이 하면 키가 안 자란다는 둥,

머리가 나빠진다는 둥 별별 소리들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했지.

그런데 결혼해서도 가끔 생각이 나."

 

"남편이 나하고 잠자리는 안 하면서 혼자서 그 짓거리 하는 걸 봤는데

기분이 얼마나 더러웠는지 몰라. 밀려난 기분도 들고,배신당한 기분 때문에

버림받은 것 같았어.그 감정이 아주 오래가."

 

배우자가 자위행위 하는 것을 보거나 알았다면 기분이 묘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남성은 아내와의 잠자리와 상관없이 자위행위를 하기도 한다.

 

아무리 속궁합이 좋아 성생활이 원만한 부부도 성적 욕구가 항상 같을 수는

없다.

 

아내가 하고 싶어도 남편이 쉬고 싶을 때가 있듯이, 남편이 저돌적으로

성 욕구를 표출하더라도 아내가 도저히 안 따라 줄 때 홧김에 밖에서 길을

찾아 가정 파탄에 이르지 않으려면 자위행위가 약이다.

 

요즘은 잘 나가는 여성들이 딜도나 바이브레이터, 캡틴으로 남편 몰래

즐기다가 간수를 소홀히 하여 들키는 경우도 종종 있다.

 

길을 가다 보면 상가건물 2,3층에 '성생활용품'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도로변 갓길에 '성인용품'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펄럭거리고 있는

승합차를 자주 볼 수 있다.

 

선뜻 발걸음 하기가 쑥스럽다면 인터넷을 뒤져도 각양각색의 섹스 토이들이

화면 가득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목마른 사람이 샘 판다'고 구하려면 방법은 여러 가지고,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법! 그러나 아직도 중년들에게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곳에 있다.

 

어디서 얼마나 좋은 걸 파는지 모르고 남우세스러워 하거나 배우자에게

비쳐질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고는 허벅지 꾹꾹 찌르면서 잠을 청하는

사람이 허다하다.

 

"처음엔 이런 것까지 써가면서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서글픈

맘이었지만 한 번 써보니 손으로 할 때보다 보들보들하고 안쪽에 주름이

조글조글 있어 꽉꽉 물어주는 게 천국이 따로 없더라고. 아내와 할 때는

실패할까봐 부담되는데 이건 그럴 필요가 없잖아."

 

부부가 늘 딱딱 맞으면 이보다 더 좋은 건 없겠지만 부부관계는 회피하면서

자위에만 탐닉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적당히 눈감아 주거나 쿨하게 도와주는

슬기도 필요하다.

 

싸늘한 눈빛으로 시앗이라도 본 큰마님처럼 몰아붙이는 밴댕이 소갈치들,

살이 닿을까봐 이불 가운데는 텅 비고 침대 귀퉁이로 이사간 지 오래다.

 

섹스트러블 부부들이 바깥 유혹에 빠져 한바탕 푸닥거리하기보다는 혼자서

살짝살짝 양념으로 시도해 새로운 맛을 느낀다면 갈등은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간질간질하고 옴찔옴찔 진저리 쳐지는 또 다른 재미를

아시는지? 남편에게 그 좋다는 거 선물받고 싶다면 꿈이 너무 야무질까?

 

-한국경제(성경원) 행복한 성(性)

 

 

다음 산행지는 역시 북한산이다. 유명 산악인들이 꼽는 최고의 산 중 3위의

산이다. 염초봉까지 오르고 싶으나 통제한단다. 그래도 시도는 해보자.

 

그만큼 좋은 산이다. 도움쇠는 설악산이다. 설악의 거의 모든 코스를

가보았지만 화채능선은 못 올랐다. 언젠가는 꼭 간다. 다만 지금은 휴식년제가

적용되어 가지 못 한다. 서울 근교의 산 중에서는 도봉산을 좋아한다.

하여 별호 중 하나가 도봉별곡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참고로 기사를 가감 없이 소개한다.

 

전문산악인 70명에게 물었다 “한국 최고의 산은?”

박영석 “설악산” 엄홍길 “도봉산” 한왕용 “지리산”

 

전문 산악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최고의 산(山)은 어디일까. 조선일보가

대한산악연맹 소속 회원(전문산악인) 7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한 결과

압도적으로 설악산이 꼽혔다. 응답자 49명이 설악산, 7명이 지리산,

5명이 북한산, 3명이 도봉산, 그밖에 한라산(제주), 무등산(광주),

영축산(경남), 덕유산(전북), 감악산(경기)과 하설산(충북)을 각각 1명씩

선정했다.

 

흥미로운 것은 8000m급 봉우리 14좌를 완등한 국내 대표적 산악인 엄홍길,

박영석, 한왕용씨가 좋아하는 산이 각각 달랐다는 점. 설악산을 최고로 꼽은

박영석씨는 “설악은 기암 절벽과 괴석 등 온갖 형태를 갖추고 있어 전문

등반훈련에도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반면, 어린 시절 의정부에서 살면서 도봉산을 앞마당처럼 들락거렸던

엄홍길씨는 도봉산을 꼽았다. “높이 710m에 불과하지만 높은 고산에 있는

골짜기, 능선, 바위, 산세를 모두 갖추고 있는 훌륭한 산”이라고.

 

‘휴머니스트 산악인’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한왕용씨는 지리산을 꼽으며

“포근한 어머니 같은 느낌을 주는 산”이라고 말했다.

 

여성 산악가로 세계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한 오은선씨는 설악산을 추천했다.

백담사를 지나 수렴동 대피소~봉정암까지 이어지는 능선과 희운각~마등령을

잇는 공룡능선을 최고의 코스로 꼽았다.

 

우리나라 등산 인구는 약 500만 명. 산 전문지 ‘마운틴’이 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등산 인구 중에서 주 1회 등산은 260만 명,

월 1회는 450만명, 연1회 이상은 1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왔다.

 

동반시는 신 이사가 준 시집 '자연 속에서 읽는 한 편의 시' 중에서

황동규 시인의 시 '즐거운 편지'를 골라 마음 속에 두었다. 그러다 어느 날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 그 시를 다음으로 미루고

이 시로 정한다. 다음은 그에 대한 시평이다. 추천한 사람의 시평이므로 내가

덧붙이는 것은 군더더기에 불과하다. 읽고 잊어라. 그래도 언젠가는 끄집어내어

우리들의 마음에 시의 불을 지필 수 있으리라.

 

'기억이란 바람처럼 와서 부딪치고 햇살처럼 온 몸을 덮고 어둠처럼 마음을

가두어버리곤 합니다.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는 본능으로 느끼는 것처럼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 역시 언제나 예고없이 찾아와서는 흩어져 버리지요.

하지만 살다보면 눈물이 슬픔이나 고통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 듯,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언제까지나 아프지만은 않을 거라고 믿어봅니다.'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 고 정 희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 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이면

나는 너에게로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허공중에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또 울 것이다

 

- 배미향의《쉬면서 길에게 길을 묻다》에 실린

고정희의 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중에서 -

 

2007년 4월 10일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金 定 南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