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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청계산 이수봉(詩山會 제231회 산행)

청계산 이수봉(詩山會 제231회 산행)

산 : 청계산

코스 : 대공원역-이수봉-옛골(하산은 그때 결정)

소요시간 : 3시간 반

일시 : 2014년 3월 22일(토) 10시

만나는 곳 : 전철 4호선 대공원역 2번 출구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간식, 과일

연락 : 임삼환(010-2168-3700)

산행기 : blog.daum.net/yc012175

시산회 카페 : cafe.daum.net/yc012175

 

 

 

1.詩가 있는 時論

 

돈대에서 - 이상범(1935~ )

섬 하나가 물에 젖어 바람에 익고 있다

 

죽은 이는 산 자의 가슴속 불씨로 남고

결 삭은 해안의 물소리 하얀 소금 소금기여.

숲에는 깊이 숨긴 그날의 거친 이야기

옹이진 나무 하나도 예사롭지 않은 이 땅

바위에 귀를 모으고 산 얘기를 듣는다

섬 하나가 물빛에 익고 한 나라가 젖고 있다

산 자의 손길이 돈대의 포를 어루만지며

떠나간 시간의 발자국을 바람 앞에 재고 있다.


이제는 다리를 건너 자동차로 들어갑니다. 바다 냄새를 맡으며 마니산과 전등사를 둘러봅니다. 싱싱한 회를 먹고, 서해 낙조가 주는 황홀을 보고, 로맨틱한 펜션에서 총총한 밤하늘의 별을 셉니다. 아주 좋은 여행지입니다. 강화도입니다. 그런데 이 강화도는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매우 중요한 요새였습니다. 대몽항쟁, 임진왜란, 병자호란, 병인양요, 신미양요 같이 외적이 쳐들어올 때마다 그곳은 최격전지였고 최전방이었습니다. 시인은 강화도 돈대를 찾았습니다. 그 돈대에서 거칠었던 그날(들)을 떠올리며 적들과 맞섰던 포(砲)를 산 자의 손으로 어루만집니다. 그 주변의 나무며, 바위도 돌아봅니다. 프랑스의 총탄, 미국의 포탄 자국이 거기에 아직 남아있습니다. 죽은 이들을 생각합니다. 그 총탄과 포탄에 스러져간 이들입니다. 산 자의 가슴속에 불씨가 지펴집니다. 그때 죽은 이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누구의 말처럼 다만 사라졌을 뿐입니다. <강현덕·시조시인 >

 

-詩論

강화도는 서울 사람들에게 익숙한 곳이다. 국력이 약해 외적의 침략을 받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수모를 당했던 역사의 현장에서 그 중심에 서있는 땅이다. 국력이 약해 받는 서러움은 이제 없어야 한다. 5천 만의 인구로는 부족한 감이 있으니 하루 빨리 통일이 이루어져 8천 만이 된다면 세계의 열강들과 맞서 싸우며 영토를 지킬 충분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닥치고 통일하자. 닥통!

<도봉별곡>

 

-時論

국민적 동의 받는 통일 청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통일준비위의 역할에 대해서는 국민적 통일 논의 수렴과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 마련을 언급했다. 인적 구성과 관련해선 “외교·안보, 경제·사회·문화 등 민간 전문가와 시민단체의 각계각층이 참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 대박론의 저변을 넓히면서 그 뼈대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론은 정권이 바뀌면서 사문화되어 박제가 되어버린 지 오래 됐다. 남북 간에 나날이 벌어지는 격차는 진정으로 통일을 바라는 자에게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대북정책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권에는 더 바랄 것도 없으니 차라리 고 정주영 회장의 열정이 아쉬울 뿐이다. 요즘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에서 벌어지는 사태를 보면서 나이팅게일이 활약했던 크림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고 다시 시작하는 것을 보니 남북 간의 전쟁도 언제 시작될지 모르겠다. 그때도 러시와 영·불·터키 등 연합국의 전쟁이었듯이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지 마란 법은 없다. 혹자들은 그래서 전면전쟁 재발방지의 차원에서 핵이 필요하다고 하니 무리한 주장은 아니다. 김정일은 유훈에서 절대로 중국을 믿지 말라고 했다. 핵의 전쟁억지력은 이미 증명된 바 있다. 한반도가 분단된 것도 여러 열강들의 이해타산에 의한 것임을 역사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대통령이 말한 통일준비위의 구체적 역할과 성격, 멤버는 앞으로 구체화되겠지만 각계를 망라하겠다고 한 점은 주목된다. 그동안 대북 정책이나 통일에 관한 논의는 외교·안보·북한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경제·사회·문화 분야는 물론 시민단체까지 언급한 것은 포괄적인 틀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향후 멤버의 규모나 구성이 어떻게 될지가 큰 관심사가 됐다. 위원회가 국가의 대계(大計)를 다루는 만큼 인선은 각 분야의 대표성을 갖추고 검증받은 초당파 인사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쪽에서는, 특히 이명박 정권은 더 거론할 가치조차 없고 정권의 쏠림 현상이 극심한 박근혜 정권에서도 통일 대박론에 대해 저의를 믿기 어렵다. 독일의 통일 역사를 보면 참고할 점이 많으나 조그만 일에도 국론이 분열되어 있는 현 정권에 대해 기대를 접은 지 오래 됐다.

 

김대중 정부 때는 통일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간다고, 너무 많이 갖다 바친다고 소란을 떨었던 소위 보수 언론이 후에 그 돈의 출처가 현대 측이고 금강산 개발 등의 대가로 정부 측의 계좌를 통해 전달된 것이 명백히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한 마디의 보도 정정 기사를 내지 않고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넘어 갔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갑자기 통일에 관한 논의가 나오니 통독비용 1750조원의 오해의 기사가 뜨고, 손에 날개가 달렸는지 긍정 모드로 돌아서니 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믿지 않고 덮어버린다.

 

국회선진화법이 발효된 후, 야당의 동의 없이 법안의 통과가 어렵게 되어 국민적 합의를 통하여 원만한 해결을 봐야 통일 등의 논의를 할 수 있게 됐다. 승자 독식이나 일방통행에 익숙한 현 정치권에서는 상대방의 정책을 사사건건 반대하니 원만한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점을 미루어 봐서 진보와 보수를 모두 포용하는 조화를 갖춘 이념을 가진 훌륭한 대통령을 기다려본다. 그래야 통일이 이루어진다. 바보들아! 문제는 승자가 패자에게 그 지분만큼 줄 수 있는 연립정부가 답이다. 내부의 합의와 결속 없이 어떻게 외부를 포함한 통일을 바라는가!

<도봉별곡>

 

 

2.산행기

도봉산 시산제 후 우이암 산행기(시산회 제230회 산행) / 김종화

산행일/집결지 : 2014. 3. 8.(토) / 도봉산역 (09:00)

산행코스 : 도봉산역-광륜사 뒤편(시산제)-구봉사-성불사-천진사-보문능선-우이암-무수골-방학동(포도밭)-원당리-정의공주묘-연산군묘-뒤풀이 장소

 

동참자 : 12명 (김용우, 김정남, 김종화, 박형채, 염재홍, 이경식, 이재웅, 임삼환, 조문형, 최근호, 한양기, 한천옥) < 이재웅 산우는 개인 사정상 시산제만 참석 >

 

동반시 : 윤회(輪回)/ 주영헌

뒤풀이 : 엄나무 오리백숙에 삼지구엽초술, 진도 홍주, 소주·맥주 / 원뎅이골(방학동)

 

미세먼지가 자욱이 낀 날씨가 산행을 좋아하는 산객들의 등산 활동을 막았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약간 꽃샘추위가 있지만 기온이 제법 높아 화창한 봄날이다. 엊그제 경칩(3월 6일)이 지났으니 이제는 산행하기에 좋은 시기이다. 정남 산우가 금년도에 광주고 제6대 총산악회장으로 선임되어 오늘은 재경 총산악회의 시산제를 지내는 날이다.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서니 집 주변의 숲속에 사는 박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집결시간이 도봉산역에서 9시이다. 아마 9시 30분에 광륜사 뒤쪽의 넓은 빈터에서 시산제를 지내는가 보다. 전철 출발역에서 집결지에 도착 예정시간을 계산해 보니 조금 늦을 것 같아 카톡에다 광륜사 뒤편 집결지로 바로 모이기로 하였다. 그러나 나뿐만이 아니라 몇몇 산우들이 늦게 출발하여 약속된 시간에 맞출 수가 없다고 모두 광륜사 뒤쪽으로 가겠다고 한다.

 

조 회장님은 "시산제를 10시부터 시작하는 게 아닌가?"하고 염려하는데, 정남이는 9시 30분부터 10시까지 끝내고 각 기수별로 산행을 한다고 한다. 내가 도봉산역에 도착 하였을 때는 임 총장님 외 두 산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 회장님 등 몇 산우들은 카톡에 과분하게 체벌 받기를 원하고 먼저 가라고 한다. 연락이 없는 몇 산우들에게 연락을 하였더니 재웅 산우는 오늘 가사일로 못 나올 형편인데 정남이를 빛내주려고 시산제만 참석하기 위해 가족들의 따가운 시선을 애써 외면하고 나왔는데 거의 다 왔다고 한다. 중국에서 귀국하여 오랜만에 나오기로 한 한천옥 산우는 버스편으로 도착하여 광륜사 뒤편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정남 산우가 기다릴 것 같아 늦게 도착하는 친구들은 광륜사 뒤편으로 빨리 올 것을 전하고 9시 20분에 행사장으로 발길을 재촉하였다. 날씨가 맑고 꽃샘추위도 다소 풀어져 많은 산객들이 줄을 지어 도봉산 탐방지원센터 옆을 지나친다. 광륜사 뒤편의 빈터에는 네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지내기 위해 플랭카드를 설치해 놓았고 등산객들이 이곳저곳에 모여 있었다.

 

재경광주고 총산악회에서는 빈터의 중앙에 시산제 행사 준비를 해놓고 동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약 30여 분을 기다린 후 각 기수별로 인원을 파악하여 준비한 선물과 음식을 나눠준다. 산우들도 10시까지는 도착하였으나 제일 먼저 도착하였던 천옥 산우는 기다리다 지쳤는지, 아니면 이름 난 절을 살펴보고 싶었는지 도봉계곡을 따라 먼저 올라가고 있단다.

 

20회 시산회를 기준으로 참석 인원을 파악해 보니 나이를 많이 드신 5회, 10회, 16회의 선배님들이 많이(15~25분) 참석하였으나 21회 이후의 후배님들은 몇 명 참석을 하지 않았다. 정남이에게 물어보니 총 참석 인원이 165명이었다고 한다. 선배들의 의견에 따라 작년과 달리 시산제를 지내는 장소까지 산을 오르지 않고 입구에서 가까운 이곳에서 순서에 의해서 시산제를 시작한다. 개회선언과 김정남 회장님의 인사말, 묵념, 강신, 참신, 초헌에 이어 금년 회장으로 선임된 김정남 산우의 축문 낭독(독축)이 있었다.

 

“단기 4347년 서기 2014년 갑오년(甲午年) 3월 8일 바야흐로 '재경 광주고 총산악회'의 희망을 밝히는 찬란한 새해를 맞으며 재경 광주고 총산악회 회원 일동은 갑오년 도봉산 시산제를 행함에 앞서 천지신명과 도봉산 산신께 엎드려 고하나이다.

전능하신 천지신명이시여. 금일 우리는 선현의 발자취가 은은히 느껴지는 이곳에서 지난 한해를 감사하고 반성하며 내일의 번영과 도약을 다짐하기 위한 일념으로 전체 회원의 정성을 모아 성스러운 제를 올리나이다.

우리 재경 광주고 총산악회 일동은 산행을 통하여 대자연의 정취와 미의 극치 속에서 자연을 흠모하며, 자연과 동화됨으로써 많은 산행을 통하여 인내와 협동으로 화목과 단결을 배웠으며 소박하고 준엄한 교훈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여 왔습니다. 거듭 비옵건대 갑오년 한해도 우리 회원 모두를 굽어 살피시어 화합 속에서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엎드려 고하나니, 천지신명이시여, 우리가 정성을 다해 올리는 이 술들을 흔쾌히 흠향하여 주옵소서!“

 

같은 고교를 졸업하고 같은 취미로서 산행을 통하여 인연을 맺고 함께 한 지난 230회의 산행들, 반추해보니 모두가 아름답고 좋은 추억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 같다. 우리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여생은 앞으로 짧게는 10여년, 길게는 20여 년 밖에 남지 않은 것 같다. 희망컨대 5회 선배님들처럼 우리 시산회 산우들 모두가 20년 후에도 함께 산행을 함으로서 건강한 삶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사람마다 산에서 만난 인연을 더욱 소중히 하고 나아가 삶의 기쁨을 산과 같이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옵고 추한 것은 덮어 주시고 아름다운 것은 그윽한 마음으로 즐기는 산행을 하여 산을 닮아 가는 좋은 사람들이 되게 하소서. 또한, 시산회 가정에 무궁한 행복과 영광이 함께 하도록 보살펴 주시옵고 저희 광주고 산악회 회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건강과 축복을 내려 주시옵기를 간절히 기원하여 본다.

 

오늘 시산제는 정남 산우가 재경광주고 총산악회장직을 맡은 후, 첫 행사이다. 총산악회원들의 안전 산행을 산신령에게 비는 행사이므로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기를 희망했었다. 산신령은 우리가 느끼는 산의 기운, 즉 에너지의 인격화나 의인화에 지나지 않으므로 종교적 의미를 둘 것은 아니다. 재경 20회 동창회 집행부에서 시산제 행사 찬조비로 1백만 원을 흔쾌하게 보내주어 감사할 일이다. 총산악회장 기수의 동창회에서 찬조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고 한다.


아헌, 종헌, 헌작과 마지막으로 일부 산우들은 음복을 함께 하고 시산제에 썼던 돼지머리의 일부를 썰어서 비닐에 넣는다. 산 위에 올라 음복할 계획인가 보다. 시산제를 끝내고 단체사진을 촬영한 후 총산악회에서 A4용지에 복사하여 각 기수별로 나누어 준다. 여러 산행코스(숫자가 올라갈수록 쉬운 코스)와 하산 후 뒤풀이 할 장소를 소개한 것이다. 김정남 산우가 총회장을 맡고서 시도했는데 뜻 깊은 방안이지 않겠는가.

 

집행부에서는 산행의 난이도를 6등급으로 구분하였으며 우리 시산회에서는 좋은 날씨이므로 그동안 가보지 못한 코스로 꼭 가고 싶었다. Y계곡을 지나는 코스이다. 특히 정남 산우는 도봉산의 여러 코스로 올랐지만 이 코스를 오르지 않고는 도봉산을 올랐다고 말 할 수 없으니 꼭 참석하여 함께 오르기를 바랐었다. 물론 재경 총산악회장의 입장에서 회원들이 빠짐없이 참석해 주기를 바랐지만 산우들의 친인척의 결혼식이 토요일에 겹쳤고, 직업상 혹은 사업상 토요일에 다수의 산우들이 빠진다고 하였다니 뭐라고 탓을 할 수가 있겠는가. 잠시 안타까움을 되새기며 산행코스를 협의하였다.

 

당초 운석암-다락능선-Y계곡-신선대-도봉주능-칼바위-오봉-여성봉-송추(날머리) 코스를 선택해 산행할 계획이었으나 천옥 산우가 오랜만에 산행에 참석, 성불사에 먼저 올라 참선하고 있다는 계획에도 없는 일이 발생하여 할 수 없이 천옥 산우와 합류하기 위해 가장 싱거운 보문능선 코스를 타고 우이암을 등반하기로 하였다.

시산제 행사를 늦게 마쳐서 인지 산행출발 시간이 11시가 다 되었다. 도봉계곡의 들머리인 구봉사 옆 대덕교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성도원이란 표지석이 있는 곳(삼거리교)이 있다. 삼거리교에서 성불사로 가면서 천옥 산우에게 다시 연락을 하였으나 우리들과 만나기 위해 내려가면서 오르는 코스를 몰라 다른 곳에 가 있단다. 천옥 산우에겐 당초에 가 있었던 성불사로 올라 계속 오르면 천진사가 있는데 그 절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성불사 앞에서는 새들(곤줄박이, 동박새, 동고비)이 산객들에게 먹이를 얻어먹고 싶어 수시로 손에 앉아서 재롱을 부린다.

 

천진사에서 형채 산우가 절 안으로 들어가 지주를 찾는다. 그 절의 지주는 형채와 고향이 같고 잘 아는 것 같다. 여기까지 온 김에 잠시 들러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모양이다. 보성군 미력이 고향이고 장안평에서 외제 장비차량 부품의 수입 라이센스를 갖고 사업을 하여 큰돈을 벌어서 토속신앙을 믿고 살다가 어머님이 아들 덕택에 이곳으로 옮겨 와 불교문화에 뛰어든 것 같은데 만나지 못해 확인할 길은 없단다. 인터넷을 확인해 보니 도봉산의 천진사는 대한불교총화종 계열사찰이라고 한다. 대한불교총화종은 우리나라 불교 18개 종단 중의 하나이다. 1969년 5월 15일 최득연(崔得淵)이 창립하여 총화회라고 하였으며, 1969년 12월30일 불교재산관리법에 의해서 대한불교총화회로 불교 단체등록을 한 뒤, 1979년 10월23일 대한불교총화종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고 되어있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신동에 있으며, 종정(宗正)은 동광(東光), 총무원장은 남정(南亭)이다. 석가모니의 교리를 구현하고, 대승행원(大乘行願)과 육화정신(六和精神)을 닦아 대중을 교화하는 것을 종지로 삼고 있으며, 근본 경전은 반야경(般若經), 본존불은 석가모니불이다. 천옥 산우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천진사에서 보냈다.

 

종교를 떠나 예수님의 "너희가 대접 받고 싶으면 너희가 먼저 남을 대접하라"는 '황금률'과 비슷한 부처님의 말씀도 있다고 한다. 그분은 "너희가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 하지 마라"고 하셨다니 역시 성인들의 말씀이다. 두 분 공히 세상의 모든 것이 잘 되기를 바라신 분들이다. 우리도 남을 비난하거나 모함하지 말고 모두가 잘 되기를 바라자. 이런 마음만 먹으면 인류의 자유와 평화가 실현될 것인데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이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그와 반대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천진사에서 위쪽 보문능선으로 올라와 기다리고 있는 산우들을 찾았다. 수많은 등산 인파들이 근처의 바위에서 잠시 쉬고 있거나 줄을 서서 우이암을 향해 오르고 있다. 천옥 산우가 우리들이 오래 기다릴까봐 땀을 흘리며 천진사 옆길로 올라온다. 산우들과 만난 지가 제법 오래된 것 같다. 머리색은 옛날과 같이 하얗지만 주름살은 그렇게 늘지가 않은 것 같으나 얼굴이 살이 쪄서 괜찮아 보여 모두가 반갑게 수인사를 하고 우이암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

 

꽃샘추위의 날씨가 잔뜩 흐려 앞을 볼 수 없던 미세먼지의 날씨를 며칠 전부터 밀어내고 오늘은 화창하고 맑아서 나무들 사이로 멀리 도봉산을 대표하는 주 봉우리들이 잘 보인다. 자운봉(739.5m), 만장봉(718m), 선인봉(708m), 오봉(660m), 칼바위, 병풍바위, 주봉 등 그 봉우리들은 형상이 웅장하고 주변의 크고 작은 기암괴석들과 잘 어우러져 도봉산만의 특출한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특히 전문 산악인들이 도봉산을 좋아하나 보다.

 

도봉산탐방지원센터에서 우이암 까지는 보문능선으로 오르면 거리가 2.5 km로 소요시간은 약 1시간이면 갈 수가 있어 등산코스의 난이도 중에서 가장 낮은 산길에 속한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가는 길로 노인들이나 초보자들이 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이다. 한참 오르면서 우이암 쪽을 쳐다보니 암석의 형태가 마치 소의 귀처럼 보인다. 천옥 산우와 천천히 가면서 사진을 촬영하여 기록으로 남겼다.

 

마지막 우이암을 가는 길은 급경사의 암반에 쇠줄이 설치되어 있었다. 이 지점을 통과한 후 길가에 우회탐방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일부 여인들은 이 지형의 험준함을 모르고 안내판도 읽지도 않고 가고 싶은 정상이 가까울 것 같은지 그 쪽으로 올라가는 것 같다. 우리는 안전산행을 위해 우회하여 계단으로 되어있는 전망테크에 오르니 칼바위에서 뻗어내린 능선의 끝에 오봉 등 주요 봉우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동화 속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는 것 같다.


건너편 도봉주릉을 따라 멀리 보이는 선인봉과 만장봉, 자운봉의 늠름한 모습도 장관인데다가 시내의 아파트 전경들과 인근 다른 암봉들은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드디어 도봉산 보문능선의 우이암 근처에 암반으로 된 최고봉에 올랐다. 몇몇 산우가 바위에 올라 햇빛에 한창 봄이 깨어나는 남쪽의 풍경들을 바라보면서 잠시 휴식을 취해본다. 그저 무아지경의 전경이다.

감격의 순간에는 말이 필요가 없다. 마음으로 느껴지는 진한 감동에 마음마저 울컥해진다. 도봉산이 좋아 도봉산 가까운 곳에서 산책하며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도봉산 등산을 함산하고 올라온 적이 몇 번 있었다. 아침의 상쾌한 기분이 지금 이 순간에는 자연에 대한 경외한 마음으로 이어지는 감동의 산행이었다. 국립공원 명산 도봉이 내게 가져다준 의미는 신선하고 장엄한 느낌이다.

 

우이암 인근에 제법 너른 곳에서 가지고 온 음식을 먹기로 하였다. 양지 바른 바위 옆에 자리를 잡고 먼저 정남 산우는 준비해 온 동반시를 읊으라며 오늘의 기자인 나에게 시를 낭송 하란다. 오랜만에 시 낭송을 하는 것 같다. 동반시는 주영헌 시인의‘윤회’이다.

 

윤회(輪回) / 주영헌

 

온 몸에 가득 찬 슬픔은

눈물이 아니면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흐르는 것은 잠시 멈춰있거나 어딘가로 다시 흘러가

처음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을 찾아가는 것들

내 어머니가 첫아이를 잃었듯 나도 첫아이를 잃었다

슬픔도 輪回하는가

 

먼저 진 것들이 가는 곳은 어디인지

나는 누구의 슬픔이 되어 어디로 흘러가야 하는 것인지

타자처럼 진지한 고민은

어느 지점에다 부려 놓아야 하는지

흐르는 것들의 輪回란

그 처음과 끝을 알 수 없는 것이어서

내 몸을 흐르는 슬픔이 누구의 것인지도 모른다

 

슬픔은 말라가는 것이 아니라 몸속에서

강처럼 타지로 흘러가고 있는 것뿐

한 밤 뒤척이다

물소리 흘러넘치지 않게 이불을 고쳐 덮는데

제 달을 못 채운 어린 슬픔이 칭얼거리는 저 쪽

그 보채는 슬픔은 누가 달래 줄 것인지

조용히 방 문 열렸다

다시 닫히는 윤회의 틈

 

우리 인생의 삶에서 슬픔도 윤회하는가? 무척 어려운 시다. 정남 산우는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 두고서 망설이다가 오늘은 꼭 동반하고 싶었던가 보다. 현재의 삶이 윤회 자체라고 생각하면 굳이 윤회를 부정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신의 존재나 천국과 지옥, 윤회를 인정해도 해가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일 따름이고, 죽음은 마침표가 아닌 쉼표이다. 누구나 하나의 순례지가 있을 것이다. 오고가는 사이에 삶을 지배하는 죽음에 대하여 명상해 보라. 답이 나올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슬픔은 누가 달래 줄 것인지... 조용히 윤회의 뜻을 생각해 본다.

 

윤회란 나고 죽는 것이 반복되어 수레바퀴처럼 돌아간다는 뜻인데, 중생이 미혹하여 번뇌를 일으키고 번뇌로 말미암아 온갖 업을 지은 바, 업의 차별에 따라 삼계(三界) 육도(六道)에 돌아가며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업을 짓는 것을 쉬지 아니하면 윤회는 끝없이 계속된다. 설사 선업을 지어 천상에 나더라도 그 업이 유한이기 때문에 천상락도 유한이며 그 다음 과보를 받게 되니 끝없는 윤회가 계속되고 끝없는 생사가 반복되며 생사 고통이 쉴 날이 없게 된다. 삼계는 욕계, 색계, 무색계를 말하는데 이 모두는 미혹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그 모두는 고통스러운 것이므로 삼계고해(三界苦海)라고 한다.

환생은 죽었던 사람이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윤회란 말처럼 돌고 돌면서 태어나는 것인데 불교에서의 윤회란 반드시 사람으로만 태어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불교에서는 죄를 많이 지으면 동물로 태어난다고 한다. 동물도 좋은 업을 많이 쌓으면 윤회를 거듭하면서 좀 더 나은 동물로 태어나고 사람으로도 태어날 수 있다고도 한다. 어느 말이 범위가 넓은가? 환생을 여러 번 되풀이하면 윤회라고 할 수 있을까? 너무 어렵다.

 

총산악회에서 시산제 행사로 준비해 준 팥떡과 돼지머리, 홍어 그리고 생굴, 두부를 안주로 막걸리를 한 잔씩 맛있게 나누어 먹고 마셨다. 진도가 고향인 천옥 산우는 귀한 진도홍주를 배낭에서 꺼내 형채에게 한 잔만 하시란다. 형채가 시산제 음식만 준비하고 술을 안마셨나? 산행할 땐 과음은 금물이니 내려가 뒤풀이 할 때 마시자 하였다.

 

진도 홍주에 대해 잠시 살펴본다. 흔히 진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진도의 ‘3보3락’이 있다. 3보는 진돗개, 구기자, 돌미역이며 3락은 진도민요, 서화, 홍주라고 한다. 곡류를 발효시켜 증류하거나, 알코올을 물로 희석하여 만든 술을 소주(燒酒)라 부른다. 진도 홍주는 유명한 향토 소주로서 안동소주, 개성소주, 제주민속주 등도 유명한 소주이다. 하지만,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건강에 좋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사과, 배 등 과일도 먹고 막걸리와 차도 한 잔씩 마시고 마지막 남는 술병의 잔량 등에 대해 '잔 고르기' 등의 술에 대한 예의까지 나누며 이야기를 풀다보니 제법 시간이 된 것 같다. 자리를 정리하고 단체 증명사진을 촬영한 후, 하산은 보문능선 옆 무수골을 거쳐 방학동으로 방향을 잡았다. 우이암을 바라보며 내려오는 길은 잔돌이 부스러져 미끄럽고 경사가 급경사라 위험하다.

 

하산하면서 딴 생각을 할 수는 없지만 긴장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어 딛는다. 이제 하산하는 길만 남았다. 사람들을 따라 길이 만들어져 있는 곳을 찾아 내려가면 될 터인데 막걸리 몇 잔을 마신 산우들은 제법 우려가 되는 순간이다. 정남 산우는 몇 잔 마시지도 않았는데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는다. 배낭이 허리와 팔, 다리의 부상을 막아 준다. 모든 산우들에게 하산할 때는 항상 주의를 당부하고 좋은 등산 코스를 찾으라고 했다.


우이동으로 가는 능선의 중간에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우이암을 올려다보니 아름답다. 다시 단체로 증명사진을 촬영한 후 방학동 방향으로 내려가면 연산군묘가 있는데 웬일인지 누군가 그곳을 들르자고 한다. 산우들이 먼저 가는데 천옥 산우가 다리의 근육이 땅기는지 잘 걷지 못하고 있다. 한참동안 다리 근육을 풀고 스틱으로 몸의 중심을 의지하며 걸었다. 방학동 포도밭에서 무수골 둘레길을 타고 정의공주묘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정의공주의 묘역은 울타리를 쳐서 출입문으로 철문을 달아 놨다. 양효공 안맹담과 세종의 둘째 딸인 정의공주 부부의 묘이다. 주변의 조경이나 석물들은 현대의 것들과 같은 느낌이다. 정인지가 썼다는 신도비는 울타리 가까운 곳에 있는데도 글씨는 잘 보이지 않는다. 안내판만 잠시 읽어보고 이정표를 따라 버스길 건너 연산군묘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연산군묘 앞에는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었다. 수령이 830년인데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서울시 지정 보호수 제1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부분의 오래된 나무가 다 그러하듯 영험한 기운이 있다고 한다. 나라에 큰 일이 나면 나무에 불이 났다는데 이 은행나무도 10. 26사태 1년 전에 불이 났었다고 한다. 연산군묘 옆에는 원당샘이 있었다.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고 겨울에 잘 얼지 않아 주민들의 약수터로 이용되고 있단다. 원당샘과 연산군묘, 느티나무 등으로 공원이 조성되어 연못과 정자까지 있었다.

 

연산군묘는 일종의 가족묘이다. 이곳에는 연산군 부부의 묘뿐만 아니라 의정궁주 조씨, 연산군 사위인 구문경, 연산군의 딸까지 5기의 묘가 모여 있다. 좁은 땅에 5기의 묘가 붙어 있으니 조금 답답한 기분이었다. 제일 위쪽이 연산군묘와 부인인 거창군부인 신 씨의 묘이다(신 씨의 오빠인 신수근은 중종반정으로 칼 맞아 죽었고, 중종의 부인으로 시집갔던 동생은 반정세력에 의해 이혼 당했으며 본인도 폐위된 남편 연산군을 31세때 잃어야 했고 묘지를 7년후에 요청, 강화도에서 이곳으로 옮겼다 한다. 한때 왕위에 있었다고 문인석이 세워져 있다. 무인석이 안 세워진 것은 무인석은 국왕의 힘인 군권을 상징하기 때문일 것이다.

 

산우들이 보이질 않아 연락을 해 보니 뒤풀이 장소에 와 있으니 빨리 그곳으로 오라고 한다. 삼환 총장님이 하산하면서 엄나무 오리백숙으로 미리 주문을 하였던 모양이다. 뒤풀이 장소에 도착하여 자라잡고 앉아 엄나무 냄새가 그윽한 오리고기 안주에다 삼지구엽초술, 진도 홍주, 소맥주로 건배를 했다. 모두가 건강을 위하고 나이 들면서 즐겁고 재미있게 살자는 의미이리라. 진도가 고향이며 중국에서 교장으로 2년 6개월간 근무하다 귀국한 천옥 산우는 스마트폰에 준비한 시 한 편을 낭송하겠다고 한다. ‘K-20 마을’에 올린 시로 조윤숙 시인의 ‘첫사랑 진도 홍주’이다.

 

참 곱다 노을이 잠기다/ 참 붉다 지초가 담기다/ 한 잔 기분이 좋아지고/ 두 잔 벗님이 생각나고/ 석 잔 당신이 보고 싶다/ 그리움에 한 잔을 더하고/ 붉은 마음 물결질 또르르/ 보고품에 한 잔을 더하니/ 붉은 나비 날개 짓 파르르/ 깊은 우정만큼 기쁨으로/ 좋은 추억만큼 설렘으로/ 오랜 시간만큼 정성으로/ 세상의 빛을 보다/ 루비빛 너를 보다/ 빛이 고와 홍주일까 너/ 맛이 좋아 홍주일까 너/ 우리 것이라 더 좋구나/ 우리 술 맛이 더 좋구나/ 그 빛에 한 번 반하고/ 그 향에 두 번 반하고/ 그 맛에 세 번 반하다/ 홍주 처음 만난 그 날은 참 좋았지/ 당신 처음 만난 그 날은 더 좋았지/ 아르르 싸한 홍주 첫사랑이다/ 달큰히 젖는 홍주 첫 마음이다. 술 취한 기분에 진도 홍주를 첫사랑에 은유해 아름답게 노래한 시다.

 

오늘은 총산악회 시산제 행사로서 정남 산우가 총회장으로 선임되어 처음 갖는 행사이기에 많은 산우들이 참석하여 시산회의 힘을 결집해야 하는데 일정이 여의치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결혼식을 토요일에 치루고, 사업상 혹은 직업상 함께 참석을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와 관련해 시산회 산행을 재조정 하였으면 하는 생각에서 집행부에 의견을 물었는데 상반기 까지는 그대로 하기로 하겠단다. 200812월까지는 일요 산행을 위주로 하였지만 내가 회장을 맡은 20091월부터 회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한 달 2회 중에 1회는 토요일(4번째 토요일)로 변경하였다.

 

모든 산행은 누구나 다 함께 참석하기를 원하고 산행 후 하루를 푹 쉬었으면 하는 생각에서 1회는 토요일로 변경하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우리 나이도 어느덧 60대 중반으로 치닫고 있다. 아직까지 개인 사업이나 공기업에 몸을 담고 있는 친구들이 제법 있지만 현직을 떠나 건강관리에 힘을 써야만 할 친구들이 점차 많아진다. 건강관리에 가장 좋은 활동이 산행이란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앞으로는 평일에도 번개산행을 하였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친구들의 건강을 위하여 많은 산우들이 함께 하시길 기대하면서 이만 맺는다. 멋있는 산행을 기원하면서...

2014년 3월 15일 김종화 씀

 

3.산행지

이번 산행은 연초에 정한 대로 청계산으로 오른다. 대체적인 의견들이 난이도가 낮은 산을 선호하니 코스를 쉬운 코스로 정한다. 이수봉을 넘어 옛골로 가는데 이수봉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날머리를 정하자. 그날이 춘분이니 봄의 복판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제주도의 벚꽃이 3월 27일경에 만개하고 서울은 4월 15일에 만개한다고 하니 어김없이 봄으로 들어온 느낌을 갖는다. 긴 겨울 털어버리고 봄맞이 하러 가자. 모두 모여 반가운 얼굴들을 보자.

재경 광주고 총산악회장으로 처음 치룬 시산제 행사에서 동창회 및 산우들의 협조로 무사히 치뤘다.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으나 다음 집행부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억하여 전하겠다. 회칙을 정하여 회장의 임기를 1년으로 정하고 집행부를 강화하여 참여율을 높이겠으며, 회장의 개인부담을 줄이고 1년 중 3회의 산행 계획과 날짜를 명문화하여 기별 산악회가 미리 알고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산우들에게 감사드린다.

 

4.동반시

미리 정해둔 동반시가 있었으나 김종화 산우가 반갑게 동반시를 추천해왔다. 도종환의 '산을 오르며'인데 52회 소요산 산행 때 프롤로그 시로 올린 적이 있어 변경해서 다시 보내왔다. 동반시 추천은 언제든지 환영한다.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쉬운 시니 그냥 읽기 바란다. 오늘의 기자가 낭송하게 되니 자신이 추천하고 자신이 낭송하면 좋을 것이니 다음부터는 기자가 추천하는 것으로 정하자. 없으면 상의해서 내가 선정해도 되니 부담은 갖지 말기 바란다.

 

 

산을 오르며/천양희

 

낮은 데서 바라보면

누가 저같이

높이 서고 싶지 않으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가더라도 산꼭대기

작은 꽃보다 더 작은 우리

 

높이 더 높이 서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길 올랐나

높이 올라가

더 높이 무엇을 세우려 하나

 

산 가운데

사람소리 울리지 않고

메아리만 저 혼자 되돌아온다

 

우리도 어차피

제자리로 올 것이지만

세상은

산꼭대기에 높이 선 사람의 편

엉거주춤 산 밑의 많은 사람들

 

나날이 오르면서

오르지 못하면서

산봉우리 오래 바라본다.

 

 

2014. 3. 19. 신당도서관 雨休齋에서

 

詩를 사랑하는 사산들의 모임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