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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검단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239회 산행)

 

검단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239회 산행)

 

산 : 검단산

 

코스 : 산곡초등학교-정상-애니메이션 학교

 

소요시간 : 4시간

 

일시 : 2014년 7월 27일(일) 10시

 

만나는 곳 : 전철 2호선 강변역 1번 출구

 

준비물 : 막걸리, 안주, 간식, 과일

 

연락 : 임삼환(010-2168-3700)

 

블로그 : blog.daum.net/yc012175

 

시산회 카페 : cafe.daum.net/yc012175

 

 

 

1.詩가 있는 時論

 

엄마 걱정 - 기형도(1960~89)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시평

“열무 삼십 단을 이고” 걸어서 읍내 장터까지 가려면 아마 목이 빠질 듯이 아플 테고, 그것을 다 팔아보았자 몇 푼 안 될 것이다. 그나마 팔리지 않아서 귀가하지 못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 자식의 마음이 참으로 절실하게 표현되었다. 시가 절대적 고백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이 작품은 실제 체험의 소산일 수도 있고 허구의 진실일 수도 있다. 어쨌든 유년시절의 우울한 기억과 회상이 담긴 이 짧은 시가 독자의 “눈시울을 뜨겁게” 할 만큼 생생한 공감을 주는 이유는 무엇보다 여기 내포된 진정성에 있다. 서른 살을 못 채우고 요절한 기형도 시인이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폭넓은 독자층의 사랑을 받는 이유도 여기서 비롯된다.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윤환이가 그랬던가? 내가 이 시인을 유난히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맞다. 시인은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하나였다. 살아있으라, 누구든 살아있으라' 고 큰소리를 치면서 정작 시인 본인의 잛은 일생이 그렇고, 지독하게 가난했던 삶이 그렇고 시가 절절해서 마음도 절절하다. 내가 시를 쓰고 싶었던 이유는 스물 아홉에 요절해버리고 우리 곁을 떠나간 시인의 삶과 시를 접하고부터라면 크게 틀리지 않다. 시인이여!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시를 주고간 시인이여! 훗날 저승에서 만나 한잔술을 앞에 두고 그대의 시와 내 시를 두고 읊어보자. 멀지 않은 죽음을 두고 열심히 좋은 시를 써야겠다. 죽음에 대한 걱정이 있는 산우들을 위하여 4대 성인의 한 사람으로 불리는 소크라테스가 사형집행을 앞두고 했던 얘기를 옮긴다.

 

죽음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입장

이승에서 저승으로의 여정이 행복한 길이 되기를 기원해야 한다네. 나는 그렇게 기도했으니 행복한 여정이 될 걸세.

-플라톤의 <파이돈>

나는 죽은 사람들에게는 무언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예부터 전해 내려오듯 좋은 사람들에게는 사악한 사람들보다 더 좋은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희망하네.

-플라톤의 <파이돈>

죽음이 인간에게 일어나는 일 중 가장 좋은 일일지도 모르는데 사람들은 죽음을 가장 해로운 악이라 믿으며 두려워하지. 결국 이것이 가장 부끄러운 무지가 아닌가?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 말일세.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도봉별곡>

 

-時論

65세 이상 노인의 46%가 절대 빈곤이라는 세상의 복판에서 우리가 산다. 그럴 리가 없다며 부정하고 싶지만 정부 기관의자료를 분석하고 판단하여 나온 통계라니 믿지 않을 수 없다. 중산층이 무너져가고 수명이 늘어가는데 병마는 어김 없이 찾아온다. 우리 세대의 7%만 대학을 갈 수 있을 만큼 우리들의 시대는 가난했다. 시산회에서도 윤환, 창수, 재홍이는 서울의 좋은 대학에 합격하고도 지방으로 내려가야 했으며, 근호와 원우는 사관학교에, 전작, 종화, 광일 등은 등록금이 없는 국립대에 가야 했다. 30대부터 50대에 걸친 조카들의 삶을 봐도 삶이 쉬운 조카가 없다. 왜 이렇게 삶이 팍팍해졌을까. 개인회생 신청자 열 명 중 4명이 의사라니 믿을 일인가? 나 원장의 말을 믿지 않았고 TV에 나온 의사의 말도 믿지 않았지만 자막으로 올라온 뉴스에는 믿지 않을 도리가 없다. 유병언을 보고, 이건희를 보면서 모든 것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고, '인생사 세옹지마'라는 말과 버리고 비우며 살아라는 말밖에 해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담배 한 대 피워야겠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제238회 불암산 산행기

 

산행일 / 집결지 : 2014. 7. 13(일) / 상계역 1번 출구(10시)

 

참석자 : 16명 (용우, 정남, 형채, 재홍, 윤환, 경식, 재웅, 삼환, 용복, 문형, 영훈, 정한, 광일, 양기, 천옥, 창수)

 

산행코스 : 상계역-불암산공원-제5등산로-정암사-깔닥고개-헬기장-삼육대갈림길-제암호-삼육대학교(후문)

 

 

무더운 날씨에 장마기간이 지속되고 태풍 너구리도 올라오다 일본 내륙으로 상륙하여 빠져나갔다. 서울 중부지방에는 기다리는 시원한 비가 내리지 않았다. 숲의 싱싱한 푸르름이 덜하고 계곡에는 물이 말라 하산 시에 탁족도 할 수 없는 산들이 많아진 것 같다.

 

저녁 늦게까지 지속되는 열대야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아침에 찌뿌드드한 몸으로 일어나 날씨를 확인해 보니, 열려진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생각보다는 선선하고 하늘에도 구름이 제법 끼어있다. 오늘 산행은 가벼운 기분으로 시작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아침을 간단히 먹고 난 후 마나님이 준비해 준 수박과 삶은 계란을 배낭에 챙겨 넣고 집을 나섰다.

 

서울의 남서쪽인 염창역에서 북서쪽인 상계역까지는 상당히 먼 길이지만 지하철을 이용하여 1시간 10분이면 갈 수 있어서 서울의 지하철이 세계적인 명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초등학교 동창모임으로 청계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등산화를 반값에 세일한다는 아이더 매장의 광고를 보았다. 매듭을 간단하게 단추로 만든 편리한 등산화라 김동주 친구(작년 납회 때에 시산회 회원으로 가입)와 함께 샀다. K2의 25만 원에 비교하여 7만9천원이라는 적정한 가격에 등산화가 가벼웠고 촉감도 좋아서인지 기분이 흡족하였다. 가는 동안 피곤함과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을 켜서 눈을 감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상계역을 향하였다.

 

상계역 1번 출구에 도착하여 반가운 산우들과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형채 산우는 직접 재배한 유기농 옥수수를 삶아와 맛있게 나누어 먹고 있었다. 하늘을 보니 아침에 제법 많이 끼었던 구름은 사라지고 여름의 강한 햇빛이 무더위를 내뿜는다.

 

그동안 산행에 참석하지를 못하여 기자의 임무를 미뤘었다. 산행 과정의 사진촬영을 거의 해 주었던 종화 산우가 보이질 않는다. 총장님이 연락을 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궁금해 한다. 최근에는 산행도 자주하고 건강한 모습을 보였었던 종화 산우에게 무슨 일이 있나싶어 걱정이 되었다.

 

10시10분경, 오늘 참석한 16명의 산사나이들이 출발하여 아파트의 사이의 콘크리트길을 지나 들머리인 불암산공원에 당도하였다. 이번 불암산의 산행은 우리 시산회에서는 네 번째의 산행이며, 나는 세 번째의 산행이다.

 

불암산 주봉은 해발 507m이며, 그 형상이 마치 송악(소나무 겨우살이로 만든 여승이 쓰는 모자)을 쓴 부처의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불암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관광명소로 태강릉이 있는데, 조선조 문정황후 윤 씨의 능인 태능과 인순황후 심 씨의 능인 강릉의 합침이다.

 

불암산은 아파트와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 위치하여 큰 등산로가 10개가 있었다. 제5등산로의 초입에 정암샘이라는 약수터가 있었고, 바로 옆에는 불암산의 명예산주인 방송인 최불암 씨의 애송시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이란 시가 하얀 시비에 새겨져 있었다. 2009년도 노원구청에서는 국립자연사박물관을 유치하기 위한 이벤트의 하나로 불암산과 이름이 같은 최씨의 명성을 빌려 도움을 받고자 명예산주로 위촉을 하였다고 한다.

 

약수터를 지나서 조금 올라가니 정암사 385m, 정상 1,860m 라고 새겨진 이정표가 있었다. 날씨는 덥지만 울창한 아카시아 숲속에서 느껴지는 상긋한 녹색나뭇잎 내음에 기분이 업되었고 땀이 주르륵 흐르면서 산행의 참맛을 느낄 수가 있었다. 등산을 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여 힘들게 느껴지면 성취감이 생긴다. 이런 성취감으로 혈액 내에 도파민이 증가되고 자신감, 집중력이 증진되고 운동의 효과로 심근을 단련시켜 심근경색을 반으로 줄어들게 하고 폐활량도 증가시킨다. 따라서 등산은 우리 나이에 제일 좋은 유산소운동의 하나이다.

 

숲 그늘길을 따라 올라가니 불암산 둘레길이 있었으나 우리는 깔딱고개 쪽으로 올라갔다. 정암사에서 불경을 외는 스님의 목소리가 확성기에서 들린다. 뜻을 알지 못하는 한자로 된 불경이 등산객들에게 무슨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 알 수는 없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부처님의 말씀에서 비움을, 용서와 감사의 마음을 찾고자 노력한다면 더 행복하고 평안한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마음에 들어서 자주 읽어보는 불교에 대한 글을 소개한다.

“ 불교는 깨어 있음의 종교이다. 어둠과 무의식으로부터 깨어나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세상과 자신의 마음을 주시하는 수행이다. 인생은 빠르게 흘러가는 차가운 물살과 같다. 우리는 그 물살 속을 걸어가고 있다. 욕망과 번뇌의 돌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깨어있으라는 것이다. 우리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목적이 무엇인가?

삶의 불만족을 벗어나는 길을 찾기 위한 것이다. 마음을 괴롭히는 이 성가신 불만족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그 원인을 재거하기 위함이다. 고통은 원인이 있어 생겨난다. 그 원인을 찾아가는 것이 수행이고 종교의 탐구이다. 그렇게 해서 발견한 평화와 행복을 모든 존재들과 나누기 위한 자비의 노력이다.“

 

정암사를 지나 바람이 전혀 없는 무더운 날씨에 경사가 제법 심한 돌길을 올라가니 땀이 옷을 적시며 거친 숨결이 절로 나온다. 넓은 바위에서 잠시 쉬면서 수박을 한 입씩 먹고 포즈를 취하면서 시진을 찍었는데, 경식이는 산행 초입부터 동영상 촬영을 간간히 하고 있었다. 산행 과정을 동영상 작품으로 만들어 또 하나의 즐거움을 주는 고마운 산우 중의 한 사람이다. 집안에서 놀던 강아지가 옆 바위에서 헐떡거리며 체력단련을 하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계단으로 이어지는 깔딱고개를 올라 주봉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전망대에 도착하여 기념촬영을 하였다. 평탄한 마사토길을 따라 헬기장으로 이동한 후 소나무 아래 나무로 만든 넓은 평상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산우들이 가지고 온 음식을 배낭에서 풀어보니 먹산회답게 푸짐하다. 먹기 전에 시 부터 낭송하자며 기자인 내가 동반시의 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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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한밤 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가슴이 메이는 어머니의 한을 노래한 시가 나를 울리며, 병석에 누어 계시는 어머님이 잠시 떠올라 눈에 이슬이 돌았으며 목소리도 떨린다. 시대에 따라 우리의 어머니와 지금의 어머니를 비교를 해 보면 위치와 역할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지만, 아버지로서 자긍심은 지니고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마시고 먹는 시간이다. 정남 산우의 푸짐한 문어숙회, 경식과 천옥 산우는 직접 재배한 유기농 방울토마토, 영훈 산우의 기능성 밥과 싱싱한 상치, 재홍 산우의 보은 향토대추쌀막걸리, 조 회장님의 변함없는 맛의 홍어무침 등등을 안주로 시원한 막걸리를 한 잔씩 마시니 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더불어 기분도 좋고 배도 든든하다.

 

갑자기 50대 남자가 나타나 막걸리 한 잔을 청한다. 참으로 붙임성이 좋은 등산객이다. 풍기는 모습이 밉지가 않아 한 잔을 건네고 우리의 단체사진 촬영을 부탁하니 멋있게 촬영사진을 남겨 준다. 임 총장님은 하반기 산행 장소를 재검토하여 수정을 하자고 발의를 하여 8월부터의 산행장소 일부를 추천을 받아 수정하였다. 그늘에서 잠시 오수를 즐기는 형채와 용복이를 깨워서 하산을 시작했다 .

 

삼육대 갈림길에서 삼육대학교 방향으로 접어들면 곧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나무계단길을 내려오면서 잠시 뒤를 돌아보니 불암산 정상과 헬기장의 정상이 나무숲 사이로 보인다. 둘레길을 지나니 맨발길 이정표가 있었다. 둘레길 중 일부는 맨발체험길을 걸어봄으로써 자연의 정기를 피부로 느껴보고 발 지압을 통해 혈액순환을 비롯하여, 건강을 챙겨보는 곳인 듯 하다. 오른편에는 초록색의 펜스가 설치되어 있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조금 더 내려가니 유격훈련장의 경고문이 있었고, 오른쪽 펜스에 문이 열려 있는 곳이 있었다.

 

길가에는 오른쪽 방향으로 삼육대(제명호수) 이정표가 있어 이정표를 따라 펜스 사이를 지나면 완만하고 너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얼마 안가서 길가에 서울시에서 지정한‘불암산 삼육대 생태 경관 보전지역’이라는 알림 표시판이 있다. 20만 제곱미터의 방대한 지역에 중부지방의 극상수종인 서어나무가 군집 분포되어 있고 식물 112종과 조류 12종이 서식하고 있다. 5분정도 내려가서 제명호수에 도착하였다. ‘제명’은 James. M. Lee(이제명) 목사의 한국어 이름을 딴 것으로 1953년 미군의 장비를 교섭, 동원하여 이 호수를 만들었으므로 그의 이름을 따서 제명호라고 불리고 있단다.

 

제명호는 제법 넓은 면적의 호수로서 한쪽에는 노송과 잘 어우러진 정자가 있고 주변에 숲이 울창하고 주변에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는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호수가 있는 아름다운 경관이다. 그늘진 벤치에서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고 호수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였다. 삼육대학교의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니 소나무 가지에 성경의 좋은 구절을 나무판에다 새겨 설치해 놓고 읽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삼육대학교는1906년 제7안식일 재림교에서 평안남도 순안에 설립한 의명학교가 전신이고 현재는 학생수가 3000명이 되는 거대 대학으로 발전하였고 법인관련 수익업체는 두유를 생산 판매하는 삼육식품이 대표적이다

 

제명호에서 삼육대학교까지 내려오는 길 이름이 ‘운산로’(운산은 삼육대학교 부지를 발견, 마련하는 일에 관여한 이여식 목사의 호)라 하여 조그마한 바위에 새겨져 있었고, 교내에 들어오니 멀리 보이는 불암산 봉우리와 큰 건물들이 어우러져 잘 조화된 균형미를 보이고 있었다. 후문을 통해서 나와 태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태능입구역에서 내려 치킨과 맥주로 맛있는 뒤풀이를 하고 다음에 검단산에서 만나기로 정하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2014년 7월 23일 나창수 씀

 

3.산행지

불암산에서 정한 대로 검단산에 오른다. 여름날의 한복판에서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검단산에 올라 우정을 더 다듬어보세. 자주 오른 산이라 설명이 필요 없는 산이다. 높지 않으며 산곡초교에서 오르면 1시간 10분 걸린다. 애니메이션 학교로 내려오면 먹을거리가 많아 하루가 즐거울 것이다. 강변역에 와서 채선당에서 등심샤브샤브를 먹어도 좋고.

 

 

4.동반시

활발하게 시작 활동을 하며 K-20 카페의 자작시란에 부지런히 시를 올리는 용우 산우의 자작시를 동반한다. 용우가 꼭 참석하여 시 해석을 해주면 고맙겠다. 나는 중구 구립도서관 시 창작 교실에서 1주일에 한 편을 쓰지만 완성도가 떨어져 올리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강의 내용은 먼저 시인 선생이 시 창작 이론을 강의하고 돌아가며 애송시를 가져와 낭송하며 그 시에 대한 해석을 한다. 이번 시간이 내 차례가 되어 임영조 시인의 '그 섬에 가면'을 낭송했다. 선생이 내준 시제로 5명의 시우들이 자작시를 화이트보드에 쓰고 다른 시우들이 신랄한 시평을 하며 완성을 해간다. 봐주는 것은 절대 없다. 자작시를 올린 시우는 자신의 시에 대한 해석을 한 후, 시인 선생이 총평을 한다. 끝나면 선생님을 모시고 막걸리를 곁들인 오찬으로 마무리한다. 선생과 시우들이 나에게는 세계문명사 강의를 부탁했는데 지식의 짧음을 통감한다. 그래도 준비를 했다.

 

 

 

그랬으면 좋겠다/김용우

 

나무는

나무에서 손을 뻗치고

돌은

돌에서 구르고 떨어진다

사과가 둘로 나눠질 만큼

펄럭이다 돌아온 그 사이

그늘은 그늘로 다시 온다

 

그림자는

어둑한 시간 길게 길어지고

바람은

허공인 줄 알면서도 춤춘다

첫잠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몸을 줄줄 출렁이며 흔들면

옆구리는 기억을 따라간다

 

머리를 숙이면

콸콸 쏟아 질 배고픈 침묵

허리를 굽히면

텅 빈 몸을 담는 달 항아리

거기 닿으려는 간절한 손짓

정신에 갇혀 머무르는 동안

까닭도 없이 속수무책이다

 

2014. 7. 24. 신당도서관에서

 

詩를 사랑하는 山사람들의 모임 詩山會 도움쇠 김정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