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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청계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36회 산행 겸 2018년 재경광주고총산악회 상반기 산행)

청계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36회 산행 겸 2018년 재경광주고총산악회 상반기 산행)

집결일시: 2018. 6. 9.(토) 9 : 30 시간 엄수

집결장소: 전철4호선 과천대공원역 2번 출구

참석자: 14명

산행기자: 박형채

공지사항: 장거리 오대산 산행(6월 17일)이 오늘 6월 8일 마감이오니 신청 바람. 현재 6명이나 10명 미만이면 근교 산행

 

1.시가 있는 산행

기일
-강성은(1973~ )



시아침 6/7

버려야 할 물건이 많다
집 앞은 이미 버려진 물건들로 가득하다

죽은 사람의 물건을 버리고 나면 보낼 수 있다
죽지 않았으면 죽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를 내다 버리고 오는 사람의 마음도 이해할 것만 같다

한밤중 누군가 버리고 갔다
한밤중 누군가 다시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다

창밖 가로등 아래
밤새 부스럭거리는 소리

이별이든 사별이든, 헤어짐은 헤어짐이란 말로 쉬 끝나지 않는다. 끈질긴 뒤끝이 있다. 떠난 이의 물건을 버리면 떠난 이가 완전히 떠나는가. 효험은 확실치 않고, 생각 가지고 해결될 일 같지도 않다. 내가 누군가를 버리듯 누가 날 버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들 이리 비슷하게 사는 걸까. 버렸다가는 찾아오고, 다시 버렸다가는 또 찾으러 나가며.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2.산행기

시산회 제335회 아차산 산행기 / 한천옥

1. 일시 : 2018년 5월 27일(일) 10시30분 ~ 18시
2. 집결시간 및 집결지 : 10시반, 광나루역 대합실
3. 동반시 : 청산도/박두진
4. 참석자(9명) : 김종화, 염재홍, 위윤환, 이경식, 이원무, 조문형, 한양기, 한천옥, 홍황표
5. 뒤풀이 : 완도세꼬시


5월 27일(일) 10시 반, 광나루역 대합실에 시산회 아홉 건각이 모였다.
아차산 등반을 위해 바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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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구리의 경계에 걸쳐있는 아차산은 해발295.7m의 야트막한 산으로 산세가 험하지 않아 구리와 서울인근 시민들이 가벼운 산행을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40분정도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한강과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전망이 일품이다.

옛 기록을 보면 『삼국사기』에는 ‘아차(阿且)’ 또는 ‘아단(阿旦)’으로 언급되며, 조선시대에 쓰인 『고려사』에는 ‘아차(峨嵯)’가 처음으로 나타난다.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전설이 전해지는 아차산에는 아차산성을 비롯한 많은 문화유적들이 있다.

아차산성은 백제 책계왕 원년(286)에 고구려의 침입에 대비하여 성을 고쳤다는 기록이 처음 확인되는 삼국시대의 산성 유적이다.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백제를 공격했을 때도 아차산성의 다른 이름인 아단성(阿旦城)이 등장하고, 고구려 장수왕이 한성백제를 공격한 뒤 개로왕을 살해한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신라가 한강유역을 장악한 후에는 고구려의 온달(溫達)이 신라와의 전투에서 전사한 장소로 알려진 것처럼 한강유역을 둘러싸고 삼국간의 치열한 항쟁의 중심에 위치한 유적지이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후에는 아차산성 하단의 광나루와 한강을 통제하고, 이 일대에 행정력을 미치기 위한 치소로 고려시대까지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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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지나니 어김없이 파룬궁 수련자들의 진지한 모습이 보인다.
모처럼 생태공원 쪽으로 발길을 옮겨 인어공주와 조우하고 아차산성 방향으로 향했다.

어제 저녁에 좀 무리를 했을까?
집결지에도 맨 마지막으로 도착했던 문형이가 쉴 곳만 보이면 주저앉는다.
범굴사 삼거리 데크에서는 진도며느리가 정성껏 무쳐주었다는 홍어무침을 펴고, 막걸리를 한잔으로 목을 축이잔다.

 

간신히 범굴사까지는 이끌고 갔지만, 더 이상은 포기하고 범굴사 아래쪽 솔밭휴식처에 돗자리를 깔았다.
종화가 오늘의 동반시 ‘청산도/박두진’를 낭랑한 목소리로 낭송하였다.

 

청산도 / 박두진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너멋 골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지운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 어린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틔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넘어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 아우성 쳐 흘러가는 물결 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그리고 각자 싸온 간식을 안주삼아 막걸리 한잔을 마시면서 ‘시산회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그리고 건강을 위하여!’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뒤풀이를 길동역 1번 출구 부근에 있는 ‘완도세꼬시’로 가잔다.

영훈이 단골집인데...
입원해있지만 않아도 합류했을 텐데...


우천으로 연기했던 재경동문산악회의 청계산 산행이 6월 9일(토)에 실시된다하니 건강한 모습으로 그 때 또 보세~

2018. 6. 7 천옥 씀.

 

3.오르는 산

재경총산악회는 지난 번 우천으로 연기했던 청계산행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당시는 여름 산행을 포기하고 가을 산행으로 건너갈 듯 하더니 결정할 모양이다. 후배이며 도반인 임형범 회장은 집행부에 일임했다고 한다. 전임 회장 입장에서 총산악회에 적극 협조해주는 한 회장님과 이 총장님께 감사드린다. 재활 중이나 쉽지 않다. 한방으로 고쳐보려 했지만 통증이 더 심해져 잠시 쉬는 중이다. 담당의사는 회복기간을 처음에는 빠르면 1년, 요즘은 2년에서 다시 3년을 두고 보자고 한다. 다만 나이가 있어 80% 이상의 회복은 기대하지 마라고 한다. 한 웅큼의 약에는 통증 완화 작용을 하며 졸리는 약이 5가지나 들어있으니 잠은 쉽게 잔다. 불면증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이 아니 좋지 아니한가. 새옹지마 같은 삶이다. 부디 조심하고 잘 다녀오시라.

 

4.동반시

나무처럼 / 오세영

 

나무가 나무끼리 어울려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가지와 가지가 손목을 잡고

긴 추위를 견디어 내듯

 

나무가 맑은 하늘을 우러러 살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잎과 잎들이 가슴을 열고

고운 햇살을 받아 안듯

 

나무가 비바람 속에서 크듯

우리도 그렇게

클 일이다.

대지에 깊숙이 내린 뿌리로

사나운 태풍 앞에 당당히 서듯

 

나무가 스스로 철을 분별할 줄을 알듯

우리도 그렇게

살 일이다.

꽃과 잎이 피고 질 때를

그 스스로 물서설 때를 알듯

 

2018. 6. 8. 詩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