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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도봉산 망월사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97회 산행)

도봉산 망월사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97회 산행)

날짜 : 2020. 11. 14(토) 10시 30분

모이는 곳 : 전철 1호선 망월사역

 

1.시가 있는 산행

 

촛불시위 / 정군수

 

노오란 눈빛들이

수천 개의 함성을 달고

광장에 나서면

너는 출렁이는 물이 된다

폭포가 된다

소리 없는 분노를 끌고

지구가 닿을 수 있는 행성마다

불을 지피고

문고리 걸어둔 문간마다

노오란 꽃불을 심어놓고

사람 속으로 스며든다

작고 어두운 방에서

몸을 태워

빛이고자 했던 꿈들이

종이컵 안에다 세상을 밝히고

저리 흔들리고 있구나

 

2017년 박근혜 탄핵 시위 때를 그린 시로 짐작한다. 그 열기가 결국 세상을 바꾸고 오늘의 시대로 왔다. 사위들 중 내가 중간이며, 영남은 없고 호남은 나 하나이고 서울과 충청, 이북이니 분포는 다양하다.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당연히 종교와 정치, 지방색을 화제로 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은 깨지고 만다. 수차례의 제지도 무위로 돌아가고 반으로 갈리다보니 언성이 높아져 여자들의 제지로 그만 뒀는데 오히려 여자들은 모두 한 편으로 쏠렸다는 얘기를 아내를 통해 들었다. 다만 그 사람의 성향을 보는 것을 결정적으로 알았다. 나는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내 성향은 빤하므로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 열기는 권력이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당장은 무력으로 진압할 수 있겠지만 ‘권불십년’이 암시하듯 언젠가는 다시 봇물처럼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는 E. H. 카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말했듯 아무리 막아도 도전과 응전을 반복한다는 ‘토인비’의 교훈을 되풀이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2.산행기

시산회 396회 '우면산' 산행기<2020.10.25(일)> / 최광일

◈ 산행월일/집결 : 2020년 10월 25일(일) / 2,4호선 사당역 3번출구 (10시 30분)

◈ 참석자 : 13명 <갑무, 종화, 진오, 재홍, 윤환, 경식, 승렬, 윤상, 정한, 광일, 양기 및 기인, 황표(뒤풀이)>

◈ 산행코스 : 사당역-성산약수터-예술의 전당-대성사-소망탑-전망대-관문사-양재시민의숲 근처-남부터미널역-뒤풀이 장소

◈ 동반시 :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 뒤풀이 : 매운갈비찜, 묵은지찌개에 소·맥주, 막걸리 / '찜통'<남부터미널 근처, (02) 582-9595> → 남기인 산우 협찬

 

오랜만에 우면산(牛眠山) 산행에 참석하였다. 집결장소인 사당역 3번 출구에 도착하니 대부분의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진오 친구가 참석, 서울둘레길(4구간)로 출발이다. 종화 산우가 자주 다녔던 서울둘레길인지 안내를 하기로 하였다.

 

우면산(해발 293m)은 서초구(서초동, 방배동, 양재동, 우면동)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서 산 모양이 소가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1968년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인해 소의 머리 부분이었던 양재역의 우면산이 동강 났으며, 이 부분은 말죽거리공원으로 바뀌었다.

 

원래 우면산은 서쪽으로서는 사당역과 남태령역을 끝으로 관악산과 연결되어 있고, 동쪽 끝은 양재역, 북쪽은 서초동과 방배동에, 남쪽은 우면동과 송동마을, 전원마을, 형촌마을에 위치한 산이다.

 

2004년 7월 23일 우면산 남쪽에 자연생태공원이 만들어 졌으나 그후 2011년 7월 27일 서울 지역에 시간당 110.5mm 집중호우로 대형 산사태가 일어났으며, 서초구의 무분별한 난개발의 결과로 같은 산의 세 군데에서 토사가 길거리, 주택가로 쏟아져 큰 피해를 입었었다.

 

2013년 4월 우면산 복구공사를 무사히 마친 서초구는 주민들이 안전한 우면산을 즐기며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동서를 가로지르는 우면산둘레길을 조성하고, 시민들에게 개방을 하였다. 우면산둘레길은 서울둘레길 사업의 한 구간으로 서초의 역사, 문화, 자연생태를 탐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서초구는 기존 등산길을 정비하였고, 종합안내판, 구역안내판, 이용안내판 등 안내시설과 목교(木橋), 산속의자, 목재계단, 목재휀스, 횡단배수로 등 편의시설과 배수시설을 설치하였다. 또 때죽나무, 산딸나무 등 교목, 관목, 초화류 등을 심어 아름다운 둘레길로 만들었다.

 

서초구청에 따르면 우면산 둘레길은 약 10.5km에 이르는 걷고 싶은 길로 비교적 평탄한 등산길이다. 안양방면으로 약 300미터 내려가 왼쪽으로 들어서니 우면산 둘레길로 접어든다. 관악산을 등지고 조금 걷다 보면 산자락을 만난다.

 

우면산은 다른 둘레길보다 경관은 아름답지 않지만, 쉽게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는 둘레길이다. 조성된 둘레길을 따라 서초구 사당역에서 동쪽으로 구룡산까지 부담 없이 산책을 즐길 수가 있다.

 

둘레길 도중엔 하나하나 정성스레 쌓아 올린 탑들도 보인다. 세상에 신이 있든 없든 탑을 쌓으신 분은 탑을 쌓는 정성만큼이나 모든 일에 정성을 다 하였을 것이다. 그 분은 정성만큼 큰 복을 받았을 듯하다. 산행 중에 성산약수터 쉼터에서 잠시 동안 휴식을 취하였다.

 

'우면산 둘레길'은 서울둘레길 사업의 한 구간으로 주민들이 서초의 역사, 문화, 자연생태를 탐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서초구청은 우면산 둘레길을 주민들에게 개방 하였지만, 아직 미흡한 주변 시설이 있다고 하며 그동안 보강공사를 마무리 하였다.

 

숲 사이로 국립국악원이 보이고 대성사가 보인다. 대성사는 백제 제 15대 침류왕 때에 창건된 사찰로 일제강점기의 당시에는 독립운동을 전개하였던 곳이다. 대성사 옆 평탄한 곳에 돗자리를 펴고 배낭에서 먹거리를 끄집어낸다. 음식을 먹기 전 산행기자인 내가 동반시("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를 낭송 하였다.

 

흔들리며 피는 꽃 /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자유시, 서정시로써 본 시의 주제는 시련과 역경 속에 완성되는 사랑의 삶이다. 시인(도종환)은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고 꽃이 피듯이, 우리의 사랑과 삶도 그렇게 완성된다는 진리를 노래하고 있다.

 

충남대 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도종환 씨는 시인이며 정치인(19~21대 국회의원)으로 대표작으로 '담쟁이', '접시꽃 당신', '당신은 누구십니까', '흔들리며 피는 꽃'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는 '지금은 묻어둔 그리움' 등이 있다. 제7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직을 역임하였다.

 

우면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평탄해 등산 코스도 다양하게 조성돼 있으며, 인근에 예술의 전당, 국립국악원, 양재시민의 숲 등 문화시설과 대성사, 관문사 등 사찰이 있다. 간식을 먹고 대성사에서 소망탑에 까지 가는 산우들과 바로 뒤풀이 장소(남부터미널역 근처)로 가는 산우들과 나누어 졌다.

 

소망탑까지 간 산우들은 북한산까지 서울의 전역을 한 눈에 탐색한 후, 하산하며 이정표에서 전망대란 글자에 이끌려 양재시민의 숲 근처의 관문사까지 갔었단다. 관문사는 수도권 천태법음의 요람이자 포교의 중심 도량으로서 1993년 기공식을 갖고 5년여의 공사를 거쳐 1998년 10월 낙성을 하였다니 금년이 22주년이다.

 

관문사는 청계산, 우면산, 양재천 등의 천혜 자연여건과 함께 위치해 있었다. 사찰이 위치한 곳은 길지(吉地)로 손꼽히고 있다. 건물 내부는 첨단의 설비를 갖춰 다양한 국내외 문화, 학술, 종교의식 등을 치르고 있는 사찰이었다. 뒤풀이 약속시간 때문에 서울양재초등교 앞에서 더 이상 걷지를 못하고 버스를 타고 뒤풀이 장소인 남부터미널역(5번 출구) 근처로 이동하였다.

 

뒤풀이는 매운갈비찜과 묵은지찌개가 맛있는 '찜통'식당 이었다. 남기인 산우도 뒤풀이 시간을 맞춰서 홍 총장님과 함께 남부터미널역 근처에서 만났다. 기인 산우는 부친상 때에 회원들의 조의 답례로 뒤풀이 때 협찬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참석한 산우들과 '찜통'식당 앞에서 단체로 인증사진을 촬영한 후 당구팀들은 서초동으로 이동하기에 헤어졌다. 항상 산우들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2020년 11월 1일 최광일 씀.

 

3.허허, 그 좋은 단풍 구경을 놓친다. 오늘 코스는 약간 늦은 느낌이 들지만 마지막 잎새가 아름답듯이 도봉산 단풍의 백미가 될 것이다. 홍 총장님의 혜안에 탄복한다. 망월사로 접어들기 직전 덕재샘 3거리에서 직진하여 민초샘을 거쳐 포대능선에 올라 자운봉을 쳐다보고 뒤돌아서 산불초소까지 가서 해골바위는 찾기 어려우니 초소 바로 밑 너는 터에서 중간식을 먹는 즐거움을 어디에 비기랴. 아니면 망월사로 올라 망월사로 내려오는 코스도 좋다. 내려와서 진오가 말하는 회센터로 가든 굴찜을 먹든 산우들의 몫이다. 2주일 전 딸들 내외와 2박3일의 일정으로 대천을 다녀왔다. 굴이 꿀이 되었더라. 잘들 다녀오시라. 뒷다리가 당겨 불참함이 못내 아쉽다.

 

4.동반시

본래의 제목은 ‘허허’이지만 형채 산우가 막걸리로 붙였다. 알면서 눈 감고 붙인 제목일 터이니 나는 막걸리를 붙이는 것으로 숟가락 하나를 슬쩍 올렸다. 시인에게 미안함은 훗날 걸리면 내가 사과하겠다. 명상센터를 오가며 시집 정리를 하나 아직 방향은 오리무중이다. 이때가 되면 항상 길을 잃는다. 손녀를 돌보는 것 빼고는 달리 할 일이 없고 매년 손녀를 위해 쓰겠다고 그미의 부모에게 약속했으니 지켜야 한다. 단풍이 이는 곳에서 이 시를 읊으면 얼마나 좋을꼬.

 

허허, 막걸리 / 김승동

 

그리운가

잊어버리게

여름날 서쪽 하늘에 잠시 왔다가는 무지개인 것을

그 고운 빛깔에 눈 멀어 상심한 이

지천인 것을

 

미움 말인가

따뜻한 눈길로 안아주게

어차피 누가 가져가도 다 가져갈 사랑

좀 나눠주면 어떤가

 

그렇게 아쉬운가

놓아버리게

붙들고 있으면 하나일 뿐

놓고 나면 전부 그대 것이 아닌가

 

세상의 그립고 밉고 아쉬운 것들

그게 다 무엇인가

사랑채에 달빛 드는 날

묵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잔이면 그만인 것을

 

2020. 11. 14.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