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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들꽃 언덕에서 / 道峰 김정남

들꽃 언덕에서 / 道峰 김정남

 

 

 

들꽃 피는 언덕에 서서

들꽃을 보며

알 수 없지만, 흔들리는 바람을 생각해보는 것만으로

사람의 마음과 삶은 달라진다는

노인의 말에

신은 하나다

모든 것이 신이다

신은 모두이며 하나다

신은 없다

신은 만들어졌다

네가 신이다

신은 존재의 영역이 아니다

그러므로 신은 관념이다

신은 은유적 상징물이다

신은 종교의 영역에 맡겨두고 먼 훗날 과학을 통한 합리적인 판단을 하자는 불가지론 등

수많은 의견으로 갈리는 세상에 앉아서

자율적 불가지론자인 아인슈타인처럼 산을 보며

그냥

들꽃은 들꽃이다 혹은

들꽃이 바로 신을 닮은 자연이다

라는 생각은 왜 하지 못하고 살까

 

*제3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