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산악 모임, 관악산으로 모십니다(詩山會 제422회 산행)
때 : 2021. 11. 20.(토) 10 : 10(평소보다 20분 빠름)
곳 : 4호선 정부청사역 3번 출구
1.시가 시작하는 산행
블랙홀의 지평선 / 도봉별곡
요즘
많은 것이 뜬다
나를 닮은 물건이 다른 우주에 있다는 다중우주 평행우주
머리 좋기로 70억 중에서 1. 2. 3위를 다투는 사람들이
신은 주사위놀이를 즐기지 않는다니
신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세요
무신론자들의 논쟁치고는 유치하다며
천문학자나 양자역학자 류의 물리학자
생물과학의 뇌과학자 중 유신론자는 없다면서
동양의 한 성자는 웃는다
미세조정 우주론자나 홀로그램 우주론자는
세상이 공空하나 유有하다며
진공묘유*의 옷자락을 펼친다
지적 설계론자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벌 받으며 한 켠에 두 손 들고 비켜서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블랙홀로 들어가버리라며 소리친다
그러나
블랙홀로 들어가려면 지평선을 지나야 하는데
아직 가본 자가 없다
해가 웃는다
달도 웃고 바람도 웃는다
비도 웃으면 웃길 일이다
불은 항상 웃는다
낭만성을 끝까지 유지하며 살았던 자연주의 시인으로 본다. 두 성향 모두 한국 사회에서 가장 대중과 가까운 성향이다. 나는 시 성향을 바꾸고 싶다. 이유는 감성적 낭만 성향이 짙은 시는 천지에 널려있으므로 비록 그 길이 외롭고 험난한 길이라도 남이 가지 않는 길로 가고 싶다. 생각한 방향은 과학시(특히 물리학, 다음에 수학, 뇌과학, 진화론)는 넓은 분류에서 이성시, 지식시로 분류해도 접합한 생각이다. 시만 쓰는 것이 아니라 그런 방향으로 수상록 형식의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변화는 언제나 어렵다. 감히 정조의 文體反正에 가까운 방향과 별로 다르지 않다. 다음 5번째 책은 시와 수상록을 합쳐서 구성하고 있다. 역시 쉽지 않다. 방향도 자주 바꾼다. 어디쯤의 시공에서 끝을 볼지 나도 모른다. 물리학과 물리학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수학을 알아도 삶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알게 되는 즐거움은 만만치 않다.
-도봉별곡
2.산행기
詩山會 제421회 용마산, 아차산 신행 (2021.11.13) / 정 동 준 올림
용마산 (348미터) 아차산 (295미터)
◈ 산행일/집결 : 2021년 11월 13일(토) / 7호선, 용마산역 2번 출구 (10시 30분)
◈ 참석 : 18명 <갑무, 종화, 진오, 형채, 재홍, 경식, 승렬, 원무, 윤상, 삼환, 용복, 동준, 일정, 문형, 양기, 황표 및 윤환(아차산), 영훈(뒤풀이) 참석>
◈ 산행코스 : 용마산역-용마폭포공원-중량둘레길-용마산(정상)-서울둘레길-아차산(정상)-고구려정-아차산관리사무소-광나루역-<전철>-길동역-뒤풀이장소
◈ 동반시 : "상강(霜降)" / 허은실
◈ 뒤풀이 : '가자미세꼬시'에 소·맥주, 막걸리 / '완도세꼬시'<길동역 1번 출구, (02) 488-9481> → 영훈 산우 협찬
시산회 제421회 째인 용마산(348m)‧아차산(296m)을 산행하는 날이다. 16명의 산우들은 용마산역 앞에 집결을 하였다. 오래간만에 참석한 산우가 있어서 참으로 반가웠다. 먼저 온 산우들은 지도를 보며 오늘의 산책길을 협의하였다.
시산회의 역사를 보면 그동안에 아차산‧용마산‧망우산을 산행한 때는 있었으나 용마산‧아차산 산행은 처음의 기회라서 지난번 대모산 산행 후 뒤풀이때 산우들과 협의를 하여 내가 자주 다녔던 등산 길 이라서 안내를 하기로 하였다.
용마산은 아차산의 최고봉으로서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 중곡동과 중량구 면목4동 사이에 있는 야트마한 산으로서 '장군봉(將軍峰)' 또는 '용마봉(龍馬峰)' 이라고도 부르며, 용마(龍馬)가 승천했다고 하여 붙여진 산으로 서울시의 전망이 잘 보인다.
아차산은 서울과 구리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한강과 어우러진 도시 풍경을 볼 수가 있다. 아차산은 등산길을 오르면 능선의 길에서 보이는 북한산, 도봉산 및 남산과 남한산성, 잠실 롯데빌딩에 까지 파노라마의 영상처럼 펼쳐진 전망이 아름답다.
용마산역에서 용마봉에 올라가는 길은 몇 가지가 있겠지만, 지도로 확인할 수 있는 길로 크게 두 가지의 구간이 있다. 첫째는 면목아파트를 가로질러서 폭포공원에서 중랑둘레길을 따라서 올라가는 방법과 용마산정길 쪽으로 올라가는 방법이 있는데, 계단이 많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좀 더 힘들 수가 있다.
항상 용마산역에서 산책하는 길이지만 용마봉에 오르는 중랑둘레길은 계단을 올라가면 된다. 계단길에서 힘들어 고개를 돌리면 서울 시내의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사가 심하기에 체력적으로 부담 될 수 있지만, 짧은 시간에 올라갈 수가 있었다.
서울시에서는 광진구의 대표적인 명산인 용마산의 중랑둘레길을 가족과 쾌적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가 있도록 정비를 하였단다. 용마봉의 정상 곁에는 서울시에서 선정한 우수조망소가 있었다. 중랑천 등 서울의 전경을 감상할 수가 있었다. 단체 사진촬영으로 증명을 하였고, 인근의 넓은 곳에 야식을 먹기 위해 돗자리를 깔았다.
배낭에서 내어놓은 홍어, 도토리묵, 총각김치 등의 안주에 막걸리, 배고픔을 위해 호떡, 김밥, 기전떡, 쑥떡, 과일, 커피 등을 먹기 전에 오늘의 동반시를 낭송하였다. 동반시는 형채가 추천을 한 허은설 시인의 "상강(霜降)" 이었다.
"상강(霜降)" / 허은실(박형채 산우 추천)
마지막일 것이다
한쪽 날개가 찢겨 있었다
북한산 비봉 능선
나비 한 쌍
서로 희롱하며
춤추고 있다
그 높고 아득한 공중을 나는
시기하였다
길바닥에는 가을 사마귀
풀빛이 갈색으로 그을렸다
가늘은 다리가
어디로 갈 지 몰라 하여
나는 잠깐 설웁다
곧 서리가 내릴 것이다
구애가 전 생애인 몸들 위로
허은실(1975~) 시인은 1975년 강원도 홍천에서 출생,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0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하였고, 시집 ‘나는 잠깐 설웁다’(문학동네)가 제8회 김구용 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이 되었다. 시인의 시집의 속에는 좋은 시도 많이 있다.
요즘은 세월이 가는 것은 알겠는데, 날짜는 시계나 달력을 보고 확인을 해야 안다. 삶은 시간의 일부라는 철학적 표현이 있다. 상강(霜降)이 10월 23일(토)이었으니 이미 지나갔다. 지난 주말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단풍의 낙엽은 온 산길을 아름다운 비단으로 깔았다. 낙엽의 길을 걷다보면 옛 추억이 많이 생각난다.
용마산에서 헬기장의 두 곳을 지나 긴 고랑길을 지났으니 이젠 아차산 4보루에 왔다. 아차산 일대의 보루군은 중랑천과 아차산 및 용마산 일대에 17개 정도가 분포하고 있다. 이중에 10여 개의 보루가 고구려의 것으로 조사되었다. 보루는 보루성으로도 불리며, 사방을 조망하기 좋고, 낮은 봉우리에 쌓은 소형 석축산성으로, 산성에 비해 규모가 작은 군사시설을 말한다.
한강 줄기를 따라 가까이는 워커힐이 보이고, 멀리는 구리와 하남의 지역이 보인다. 아차산에서 윤환 산우도 합류하였다. 아차산 능선길은 전망이 좋은 숲길로 적당한 산책로와 대성암, 고구려정 근처에 아기자기한 암릉 구간도 있다. 여러 곳의 보루와 산성터 등 삼국시대의 유적, 온달 이야기 등 역사의 현장이 있고, 자연생태공원과 아차산동행길도 잘 조성되고 있었다.
광나루역에 도착, 영훈 산우가 기다리고 있는 뒤풀이의 장소인 길동역 완도세꼬시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영훈 산우는 아들 결혼식 때 산우들이 많이 참석을 하셨다고 특식의 세코시를 준비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산우들 모두가 다 심신이 즐거운 하루 산행이었고, 뒤풀이였다. 시산회 422회(11월 20일) 관악산 산행을 기대하면서...
2021년 11월 15일 정동준 씀.
3.오르는 산
내가 동문산악회장으로 6대 회장을 지내면서 매년 바꾸는 전통을 만들었다. 산악회와 체육대회를 통합하여 산행으로 치뤘다. 3년 선배인 동문회장에 대한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그 선배님의 체육대회 무용론과 맞아 덜어져 가능했다. 설악산 십이선녀탕계곡을 다녀왔다. 그때까지였다.
가까운 미래에 대통령 선거가 있어도 별 관심이 없어서 내가 먼저 그것에 대해 말을 거는 경우는 전혀 없다. 70대가 되면 보수화가 더욱 체화되어 노골적으로 정권을 교체하자는 식으로 달려든다. 여태까지 보여준 나의 진보 성향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논리 수준은 기레기들이 펼치는 논리 수준이어 아쉽다. 많이 배운 것이라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왜 이재명이 허언증 환자라고 말하는 김부선과 관계가 참인 양 말한다. 점에 관해서 증거가 없으므로 부정적으로 답하면 점은 빼버리면 끝이란다. 뺀 흔적이 있으면 의사가 증명할 수 있어 그 흔적이 없다는 의사의 결론을 얘기해줘도 듣고 싶은 것만 듣는지 귀를 닫는다. 본인은 종부세 대상이 아니면서 자기 일인 양 4000만 원의 종부세 폭탄을 맞았다고 한다. 그들은 집 2채 이상 갖고 있는 부동산투기 세력이며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국민의 2%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 있는 2%와 없는 98%의 싸움이라면 마치 자기가 2%에 든 쪽인 양 입에 거품을 문다. 미국인 주도의 헤지펀드가 600조를 구성해서 선진국의 수도를 대상으로 투기를 하고 있다고 말하면, 어디서 봤냐며 되 물기에 매체를 들어줬다. 명백한 사실을 말해줘도 알고 싶은 것만, 듣고 싶은 것만 듣는 7080세대의 요즘 세태다. 도대체 논리란 찾아볼 수가 없다. 가난한 노인이 보수화가 된다는 책, 경제학자 베블렌의 ‘유한계급론’을 들려주면 그 경제학자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대장동 설계자는 이재명이라고 해서, 현재 ‘곽상도’ 등 나타난 자로 따지면 ‘국민의 힘’이므로 누구나 믿게 되는 확실한 결론이 나기 전에는 조용하자고 반박하면 무조건 이재명이라고 말한다. 큰 돈을 걸고 내기하자면 입을 다문다. 나도 말이 많았다. ‘입금님 귀는 당나귀 귀’이므로 땅에 묻는다.
4.동반시
세상 뜨기 열흘 전쯤 병상에서 제자 이원의 손바닥에 남겼다는 오규원 시인의 마지막 시
'한적한 오후다
불타는 오후다
더 잃을 것이 없는 오후다
나는 나무 속에서 자본다'
를 생각나게 만드는 시인이다. 자연주의 감상시라는데에 비숫한 경향을 띠고 있다는 점에 동질성을 본다.
단풍 숲속을 가며 / 오세영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옆을 보면
화들짝 붉히는 낯익은 얼굴.
무어라 말씀하셨나,
돌아서 뒤를 보면
또 노오랗게 흘기는 그 고운 눈빛
가을산 어스름 숲속을 간다
붉게 물든 단풍 속을 호올로 간다.
산은 산으로 말을 하고
나무는 나무로 말하는데
소리가 아니면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 하루해는 설키만 하다.
찬서리 내려
산은 불현듯 침묵을 걷고
화려하게 천자만홍(千紫萬紅) 터뜨리는데
무어라 말씀하셨나.
어느덧 하얗게 센 반백의
귀머거리,
아직도 봄 꿈꾸는 반백의
철딱서니.
2021. 11. 18.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이 모인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