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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대모 · 구룡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427회 산행) 혹은 수서역~양재시민의 숲 사이의 둘레길을 걷습니다

대모 · 구룡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427회 산행) 혹은 수서역~양재시민의 숲 사이의 둘레길을 걷습니다

때 : 2022. 1. 23.(일) 10 : 30

곳 : 3호선 · 수인분당선 수서역 6번 출구

안내자 : 전작

준비물 : 마음대로

 

1.시가 있는 산행

 

두 개의 특이점, 그리고 시시한 / 도봉 김정남

 

우주는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면서

무한반복한다고 가정해보면

죽음 따위는

공空 사상조차 극복한

스님들만 두러워하지 않는다는 것

공을 죽음이 허무가 아니듯

허무주의로 오해하지 마시라

진공묘유는 따뜻한 사기의 술수

주었다 빼앗는데 돌아서면 손에 남아 있더라

 

하나의 특이점은 신을 포함한 시간과 공간이 모여서 블랙홀을 땔감으로 삼아 서서히 팽창해서 한 순간에 급격한 팽창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원자가 만들어지고 원자핵과 전자 사이에 생긴 공간으로 빛은 유유히 빠져나가고 나머지는 지금 여기에 있다 진정한 빅뱅이라 이름 붙인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 몸이다 물론 신이 즐기던 주사위게임의 주사위도 아직 그대로 있다 그러므로 죽음 따위 놀랄 일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나의 특이점은 사건의 지평선 너머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블랙홀의 내부에 있다

 

굳이 하나 더 특이점을 든다면 진공 후의 묘유다

여기에 남의 얘기를 할 것 없이 중유中有가 있고 윤회가 있다 단세포동물에서 진화하여 숱한 진화적 윤회를 통과해 지금 여기에 있다

 

미국의 어두운 시인은 늘 자기 얼굴을 닮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유레카'를 외치다 뉴욕의 쓰레기더미에서 죽었다는데 그 순간 행복했을까만 궁금해야 할 짓은 아니다 이 모든 짓이 경이롭거나 놀랄 일은 아니다

 

아인슈타인과 점심을 자주 함께 먹었던 괴델은 무엄하게도 신의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캄캄한 중세시대 같았으면 시시한 갈릴레오는 비겁했고 용감한 부루노과 함께 가장 괴로운 화형식을 당하고도 어울리지 않는 개념의 부관참시를 당할 이상한 수학자다

 

또 있다 뇌세포의 형상과 우주의 모양이 똑같다 그 이유가 밝혀지는 순간도 특이점이 된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모든 힘이 하나로 모아 통일장이론을 완성하여 저세상에서도 아직 잠 못 들어하는 아인슈타인을 영면하게 하는 순간이다 그 순간 무슨 일이 생길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신조차도

 

나에게 신이란 메소포타지방의 수메르문명에서 발생한 신화, 여섯 째 전쟁의 신 야훼가 쿠데타를 일으켜 첫 번째 바람의 신 풍요로운 엘렐을 제치고 신 서열 순위 1위에 등극했기에 ‘세상은 그 신들의 순위가 바뀌지 않는 한 전쟁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나는 그 생각을 바꿀 수가 없다 눈에 보이는 순간 신이 아니게 된다니 나 또한 눈에 보이지 않으면 신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관념론과 경험론의 주도권 다툼이다 서로 그럴 듯하니 각자 갈 길을 간다 우주가 먼저일까 신이 먼저일까, 궁금해지는 여름의 도서관 한 모퉁이에서 의뭉한 ‘지적설계론’의 즐거운 웃음꺼리를 본다

 

양자역학에서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있다고 한 지 100년, 지금은 그보다 하위개념인 소립자가 원자를 만든다 100년 후 소립자를 이루는 새 개념이 생길 것이다 그러므로 궁금할 것 없으며 수상한 과학자 하이델베르크가 설정한 전자의 위치에 대한 불확정성의 원리가 풀려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알 수 있을 때를 특이점이라 하겠다

 

이런 것들이 또 변할 것이다 마치 빅뱅 직후 몸부림치는 반물질은 기어이 양자요동을 닮아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아름다움을 선물하지만 노력의 부족함을 느끼게 하는 괴팍한 수수께끼

그러므로 지금은 모두 시시하다고 간주한다

 

 

-낭만적 서정시는 쓸 시인이 차고 넘쳐 그들에게 맡기고 써보는 과학시다. 이런 시를 시집에 올리는 것은 곤혹스러운 짓이다. 다섯 번째 시집부터 남들이 쓰지 않는 과학시를 쓰려고 과학공부를 시작한지 2년이 지났지만 안개 속 한 모퉁이조차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의 만남 또는 결합은 사이에 레테의 강이나 베다라니 강처럼 건너기 어려운  영零(zero 또는 空sunya)을 만나므로 어렵다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을 만큼 물과 기름을 닮은 것 같다. 어렵다고 쉽게 쓰니 시가 아닌 해설로 흐른다. '시는 설명하면 진부해진다'는 노벨상 수상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말을 금과옥조 삼아 사는 내가 그 짓을 하고 있다. 언젠가는 결판이 나려니 하고 포기하지는 않고 있다. 기대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어려워야 신나기도 할 나이다. 부디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봐주기 바란다.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426회 '청계산'(옥녀봉) 산행기"<2022.01.08(토)> / 김종화

 

◈ 산행일/집결 : 2022년 1월 8일(토) / 청계산입구역 2번출구 (10시 30분)

 

◈ 참석 : 7명 (세환, 삼모, 종화, 재홍, 윤상, 양기, 황표)

 

◈ 산행코스 : 청계산입구역-원터골 입구-진달래능선길-우수전망대-삼거리-옥녀봉(정상)-원터골쉼터-생태경관보전지역-원터골-뒤풀이장소-청계산입구역

 

◈ 동반시 : "1월 1일에" / 이채경 (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 : '생 우렁정식'에 막걸리와 소․맥주 / "석운가든" 식당 <청계산원터골 입구, (02) 579-3314>

 

시산회 426회 ‘청계산’ 산행 날이다. 임인년(壬寅年, 2022년)의 첫 번째 산행으로 날씨는 바람없는 좋은 날씨이다. 오늘 참석한 친구들은 7명으로 모다 산행을 좋아하는 산우들이다. 나는 조금 늦게 도착할 것 같아 먼저 집결시간(10시 30분)에 온 산우들은 오늘 산행 목적지만 카톡에 올려놓고, 출발을 하시라고 하였다.

 

삼모 친구도 오늘은 쉬는 날인데, 같이 걷고 싶다며, 조금 늦겠다고 연락이 왔다. 먼저 출발한 산우들은 ‘옥녀봉’을 목표로 ‘진달래능선으로 가겠다’고 한다. 삼모 친구는 원터골입구의 보호수(굴참나무) 휴식터에서 만나 원터골로 올라갔다. 진달래능선길은 원터골 입구에서 조금만 가면 우측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진달래능선 옆엔 잣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다. 잣나무는 ‘피톤치드’(Phyton Cide)가 풍부하다. 피톤치드는 식물을 의미하는 Phyton과 살균력을 의미하는 Cide의 합성어 이다. 단어의 뜻에서 알 수 있듯 피톤치드는 식물이 병원균, 해충, 곰팡이에 저항하려고 내뿜거나 분비하는 물질이다.

 

이처럼 식물은 세균이나 해충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천연항생물질’인 피톤치드를 분비하고 있다. 피톤치드는 식물을 보호하고, 우리들에게 주는 효과도 다양하다. 피톤치드의 효과는 스트레스나 아토피 완화, 심신안정, 살균작용 및 탈취효과 등이 있다.

 

잣나무숲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니 진달래능선의 안내도가 있다. 앞서 출발한 산우들은 진달래능선길 옆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차를 한 잔씩 마시고 있었다. 진달래능선에서 만난 시산회 산우들과 합류해 함께 옥녀봉을 올라갔다. 가는 길에 서울시내 ‘우수전망대’가 있었으나 미세먼지가 좋지를 않아 서울시내의 전경은 잘 보이질 않는다.

 

진달래능선의 길가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취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산객들은 잠시 앉아 소담을 나누고 있었다. 옥녀봉 정상에 올라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을 찾아 돗자리를 펼치고 간식을 배낭에서 꺼냈다. 여건이 되면 항상 하였듯이 간식을 먹기 전에 간만에 삼모 친구가 동반시( “1월 1일에” / 이채경)를 낭송하였다.

 

"1월 1일에" / 이채경 (박형채 산우 추천)

 

아침에 눈을 뜨니

흰 서리 내린 겨울 창문으로

성큼 새해가 와 있습니다.

나는 가슴이 덜컹합니다.

 

나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지난해와 달라진 게 없는데

그냥 새해가 와 버리면 어쩌나요...

 

이제 슬픔의 속살을 똑바로 보고

끊어지는 현기증 나는 아픔을 견딜 때...

나는 새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좋은 詩인 것 같았다. 1월 1일 새해 첫날은 그레고리력을 제정(1582년) 하였고, 1월 1일 오늘은 ‘지구 가족의 날’이며, 교황청이 제정한 ‘세계 평화의 날’이다. 2007년 1월 1일부터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하였다. 세월은 어김없이 흐르니 앞으로 또 다른 일들이 발생 되겠지......

 

옥녀봉 근처는 오후부터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니 춥기만 하였다. 시산회의 산우들은 옥녀봉 정상에서 증명사진을 남기고 하산하였다. 하산 코스는 원터골쉼터에서 가야만 할 길을 협의한 후, 생태경관보전지역을 걸으며, 뒤풀이에 맞춰 원터골로 내려갔다.

 

뒤풀이는 지난해 11월 하순, 시산회 423회 양재천․여의천을 걸은 후 갔었던 청계산 원터골에 "석운가든" 식당이다. 그 식당의 2층으로 가서 '생 우렁정식'에 막걸리와 소․맥주를 맛있게 마셨고, 배를 채웠다. 산우들은 금년에도 즐산, 안산을 기원하였다.

 

오늘 산행에 참석한 산우들은 즐거운 산행을 하였다. 지난 한 해 동안에는 코로나 확진의 어려운 여건에서도 산행의 관리와 뒤풀이 장소 등의 안내를 기인 총장님은 슬기롭게 수행(협조)하였고, 우리 친구들도 여러 모로 협조를 하여 산행을 잘 마무리 하였으며, 앞으로도 총장을 하실 친구들은 모범이 될 것 같다.

 

금년도 첫 산행에는 개인사정으로 이 총장님과 남 회장님은 참석을 못 하였지만, 다음부터는 산행계획 뿐만 아니라 산행 때는 적극적으로 참석하여 집행도 원만하게 잘 하실 줄로 믿는다. 壬寅年 새해에는 소망하시는 모든 일들이 다 이뤄지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하면서...

 

                                         2022년 1월 10일  김종화 씀.

 

3.오르는 산

대모 · 구룡산에 오른다니 2년 전 다리에 힘이 없어 불국사에서 한 교장이 알고 함께 포기한 기억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마침 안내인 전작 산우가 수서역~양재시민의 숲 사이의 둘레길까지 답사하고 명품 강남둘레길 중의 하나로 대체할 수 있다니 그것을 선택해줄 것을 기대하고 용기를 내서 참석하련다. 작년 11월과 12월 관악 까치산체육센터에서 재활을 했지만 아직 멀었다.

 

 

4.동반시

영광 본적지에 오 씨 집성촌이 있다. 인연이 깊은 집안이다. 그런 이유인지 항상 반갑다. 조금 더 가면 고창과 영광을 가르는 개천에서 미꾸리를 잡던 기억은 죽을 때까지 잊어지지 않을 것은 명백하다. 원적지인 교촌리에는 이름에 맞는 향교가 있다. 가을이면 커다란 은행나무 한 쌍이 있어 은행 털려고 담 넘어갔다가 향교지기에게 걸려 혼난 기억은 즐겁다. 할아버지 손자인 줄 아니 심하게 혼내지 않았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향교 살림에 보탬을 주었다고 한다. 그곳이 병신춤의 대가 공옥진 여사가 사는 곳이기도 하다. 평상시는 흔연스럽고 평범한 아줌마다. 지금은 돌아가셔서 뵐 수가 없다. 어릴 적 친구는 모두 소식을 모르고 술 마시고 탁구 치던 이용현이가 아파 만날 수 없음은 맥 빠지게 한다. 광주 사는 조형주는 항상 바쁘니 만나기가 쉽지 않다. 가도 고향이로되 고향 같지 않다.

 

구룡사시편-겨울노래’-오세영

 

산자락 덮고 잔들

산이겠느냐.

산그늘 지고 산들

산이겠느냐.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아침마다 우짖던 산까치도

간데없고

저녁바다 문살 긁던 다람쥐도

온데없다.

그들은 또 어디 갔단 말이냐

어제는 온종일 진눈깨비 뿌리더니

오늘은 하루종일 내리는 폭설

빈 하늘 빈 가지엔

홍시 하나 떨 뿐인데

어제는 온종일 난을 치고

오늘은 하루종일 물소리를 들었다.

산이 산인들 또

어쩌겠느냐.”

2022. 1. 23. 시를 사랑하는 산사람들의 詩山會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