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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매봉산 · 남산 둘레길로 모십니다(詩山會 제439회 산행)

매봉산 · 남산 둘레길로 모십니다(詩山會 제439회 산행)

때 : 2022. 7. 24.(일) 10 ; 30

곳 : 전철 3호선 금호역

참석 : 12인

길라잡이(吉羅匝移 - 편한 마음으로 넓게 벌려서 둘레길을 인도하는 사람) : 고갑무

뒤풀이 : 뜨거운 해물탕으로 여름철 보양

길라잡이는 순수 한글어로, 줄여서 길잡이라 한다. 그러나 본디말인 ‘길라잡이’가 훨씬 한글스럽다. 억지로 한자를 붙여봤지만 맞지 않다. 역시 한자의 한계를 엿볼 수 있다.

 

1.시로 여는 산행

 

망초꽃으로 서서 / 전원범(박형채 배급)

 

눈에 밟히는 너의 그림자 때문에

많은 날들이 가버린 지금까지도

문밖에 서서 나는

강물소리를 받아내고 있구나.

 

함께 죽어도 좋을

그런 시간의 계단에서

꽃보다 진한 붉은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싱거운 웃음이나 달고

망초꽃으로야 피었겠는가.

 

우리가 어찌 한두 번쯤

실패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랴

사는 일이 서러움으로

울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바람이 스쳐가는 자리마다

발자국처럼 피어서

너를 불러보는 저녁나절

三界의 길목을 다 돌아와서도

흔들리는 하늘을 견디며

지금 내 속살까지

물들고 있구나.

 

ㅡ아메리카 인디언 크리크 족과 아파치 족은 7월을 일컬어 ‘열매가 빛을 저장하는 달’이라 했다. 기가 막힌 낭만적 · 서정적 표현에 경의를 표한다. 비록 강력한 힘을 가진 부족이 없어 군소 부족 간에 피 터지게 싸웠지만 재미있는 표현이다. 강력한 힘으로 뭉친 통일체가 없었으므로 프로테스탄트교의 유럽 백인들이 땅을 빼앗고 살육하기 전에는 그 땅에 대량 살육은 없었다. 그 역사를 되돌아보기에는 미성년 관람 불가였을 만큼 매우 잔인한 역사였다. 힘이 없어서 그토록 비참한 짓을 당했으므로 눈과 가슴과 두뇌에 각인해둘 일이다. 이때 일어난 사건에서 종교는 매우 이기적인 집단을 키우는 몹쓸 이념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었다. 모든 것은 관계와 관계 속에 이기심을 갖게 하고 관계 또한 인과가 되면서 인류는 진화해왔다.

 

오랜만에 드라마를 보면서 인간관계에서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손해를 보기로 작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것과 닮은, 나의 순진무구했던 행위는 10년 넘게 나를 괴롭힐 만큼 결정적 치명타가 되었지만 결과는 묘하게도 권선징악으로 끝났다. 그러나 내게 돌아온 물질은 없었다. 그런 일련의 사건들의 결과를 보면 최대의 복수는 상대보다 더 오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상대방의 결과를 볼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것이다. 어느 새 우리도 노약자가 되어 있다. 부디 조심하여 다시 퍼지는 코로나를 대비해야 한다. 전남여고를 나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내쫓은 윤석열 패거리와 그들의 똘마니로 그 자리를 차지한 새 청장은 과학방역이라면서 국가의 책임보다 국민 각자가 알아서 조심하라는 것이 과학방역이라고 말도 안 되는 것을 정책이라고 내놓았다. 매체들은 입을 모아 각자도생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것이야 현 정부 아래서 얼마든지 볼 수 있으니 그들의 결말을 볼 수 있도록 건강을 지켜서 끝을 보자.

-도봉별곡

 

2.산행기

시산회 438회 백련산 북한산자락길 및 서울둘레길 8코스 일부 산행기 <2022.07.09.(토)> / 김종화

 

◈ 산행일/집결 : 2022년 7월 9일(토) / 3호선 홍제역 4번 출구 (10시 30분)

 

◈ 산행코스 : 홍제역-홍은4거리-백련근린공원-전망대-산골마을-북한산자락길-전망대(팔각정)-북한산둘레길(서울둘레길8코스)-전망대-장미공원-한국환경산업기술원-뒤풀이장소-불광역-집

 

◈ 동참자 : 10명 (세환, 종화, 진오, 재홍, 윤환, 경식, 재웅, 삼환, 일정, 문형)

 

◈ 동반시 : "바다" / 이성복 (박형채 산우 추천)

 

◈ 뒤풀이 : 낙지볶음에 소·맥주 및 막걸리 / '은하식당' <불광역 1번출구 근처>

 

 시산회 438회의 날이다. 어제 밤에 늦게 잠들어 빨리 일어나야 한대도 늦잠을 자는 바람에 오늘도 조금 늦어버렸다. 산행 매니저(Manager)는 이 총장으로부터 임명을 받아 산행코스와 뒤풀이 장소 등을 안내하고, 산행기를 작성하는 게 주요 임무이다.

 

집결장소와 시간은 홍제역(4번 출구)에 10시 30분으로 나를 제외하곤 모두가 다 잘 도착하여, 바로 출발하도록 하였다. 산행코스는 내가 따라 갈 때까지 당분간은 윤환 산우에게 부탁을 하였다. 홍은4거리부터 백련공원으로 가는 초록길 오르막길이다.

 

백련산은 능선을 따라 난 산책로가 좋았으며, 북한산을 품에 안으려면 '백련산'에 올라가야 한다. 백련산은 북한산 반의 반 높이에서 그 장대함을 한 눈에 담아낼 수가 있다. 전망대가 인천시 바다와 북한산에 까지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산이기도 하다. 백련공원은 소나무, 참나무가 잘 어우러진 숲길을 따라 아름다운 숲과 문화를 느껴 볼 수 있다.

 

내가 안내를 하였으면, 백련산 전망대(은평정) 까지는 걷기 운동을 하였을 텐데, 윤환이는 그 초록길은 다음으로 미루고, 백련산 초록길을 따라 전망대(망봉루)에서 북한산 등을 간단히 조망한 뒤 생태연결다리를 지났나보다. 녹번산골마을 근처의 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산우들과 만났다.

 

작년도에는 우리 시산회에서 북한산자락길을 두 번이나 산책을 하였기에 산우들은 전망대에 까지는 잘 알고 있는 길이다. 북한산자락길은 실락어린이공원에서 시작해 중간에 홍록배드민턴장과 북한산전망대를 지나서 마지막에는 옥천암 근처까지 총 4.5km 무장애의 길이다.

 

자락길은 전체 길이의 90%가 넘는 4.15km는 목재 데크를 깔아서 노약자나 임산부, 유모차 등 보행 약자들을 위하여 특별히 배려한 산책로이다. 누구나 편안하게 오르내릴 수 있는 더없이 좋은 코스이다. 또한 자락길에는 30개의 안심번호가 설치되어 있다.

 

전망이 잘 보이는 북한산자락길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조망의 명소인 전망대에서는 인왕산, 북악산, 안산 등 전체가 보이는 곳이다. 미세먼지 때문인지 뚜렷이 보이질 않아도 모두들 이곳 전망대에서 인증사진을 남겼다. 바로 옆에 팔각정으로 올라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자리를 잡았다. 전망이 좋고 깨끗하게 관리를 하는 쉼터이다.

 

산우들은 집에서 가지고 온 음식(가오리회무침, 단호박, 무김치, 과자류, 과일 등)과 막걸리(포천막걸리, 서울 장수, 인천)를 꺼낸다. 음식을 먹기 전에 먼저 시 낭송을 잘 하는 세환 산우에게 부탁하여 동반시(‘바다’ / 이성복)를 낭송하였다.

 

"바다" / 이성복

 

서러움이 내게 말을 걸었지요

나는 아무 대답도 안했어요

 

서러움이 날 따라왔어요

나는 달아나지 않고

그렇게 우리는 먼 길을 갔어요

 

눈앞을 가린 소나무숲가에서

서러움이 숨고

한순간 더 참고 나아가다

불현듯 나는 보았습니다

 

짙푸른 물굽이를 등지고

흰 물거품 입에 물고

서러움이, 서러움이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엎어지고 무너지면서도 내게 손 흔들었습니다

 

이성복(李晟馥, 1952~)은 경북 상주에서 출생,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초등시절부터 백일장에서 상을 타기도 하였다. 경기고교, 서울대 불문학과 졸업, 1977년 “문학과 지성”에 ‘정든 유곽에서’를 발표해 등단하였다.

 

1970년대 한국 시의 역사에 굵은 점을 찍으면서 등장한 후, 끊임없는 모험과 분출되는 실험으로 우리 시대의 정신적 위기를 노래한 시인이다. 섬세하고 평이한 언어로 우리시대의 정신적 위기를 노래하는 시들을 썼다. 주요 시집으로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1980), “남해 금산”(1987), “그 여름의 끝”(1990)과 “오름 오르다”(2004) 등이 있다.

 

8각정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가 깨끗하게 청소를 하여 놓고, 제2구간 북한산둘레길 7구간(안심번호 14번)에서 ‘옛성길구간’의 길로 올라갔다. 이젠 북한산자락길에서 북한산둘레길(서울둘레길 8코스구간)로 이동하였다. 산행 친구들은 불광역 근처의 먹자골목으로 가서 몸 보신을 하자고 한다.

 

북한산둘레길(서울둘레길 8코스) 옛성길구간의 길중 '우수조망명소'에서 친구들과 함께 북한산(족두리봉~향로봉~비봉~인수봉~백운대~만경대)일대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장미공원으로 하산하였다.

 

장미공원에 내려와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불광동으로 이동하였다. 뒤풀이는 불광역 먹자골목에서 몸보신탕(닭·오리백숙 등)으로 할까를 고민하다가 은하식당을 찾아가 ‘낙지볶음’ 안주에 막걸리, 소·맥주를 마신 뒤 식사를 하였다.

 

뒤풀이를 하면서 금년 4월 셋째 주 수요일(4월 20일)부터 ‘수산회(水山會)’가 발족, 그동안 카톡의 운영에 따른 문제점을 앞으로는 고쳐야 되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시산회나 수산회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같은 회원들이었지만, 같은 주에 진행을 하면 약간 혼란스러운 점이 있었다. 따라서 잠시 카톡방의 운용에 대하여 협의를 하였다.

 

카톡방의 이용에 관련한 협의는 ‘광고20詩山會’는 그대로 ‘詩山會’카톡방으로 하고, ‘시산회카톡방’은 ‘수산회(水山會)’의 전용카톡방’으로, ‘시산회사랑방’에는 그 외의 좋은 글이나 멋진 그림과 여담 등을 이용토록 협의하였다. 또한 ‘수산회(水山會)’에 회비지원 문제는 좀더 지켜보고 내중에 결정하기로 하였다.

 

뒤풀이를 마치고 친구들은 불광역 근처 NC백화점 9층에 ‘좋았나 빙수’집으로 가서 잠시 시원한 빙수로 무더위를 달랜 후 헤어졌다. 친구들과 호프집으로 가 한 잔을 하면서 옛 추억을 되새기면 더 좋았을 텐데, 이제는 우리들의 삶도 한물이 갔나보다. 다음번 산행은 7월 24일(일) '수락산' 산행이다. 다음 산행 때에 또 만날 것을 기원하면서...

2022년 7월 18일  김종화 씀.

 

3.오르는 산

지도를 보니 금호터널과 연결된 산이다. 필생의 사업을 그만 두고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매봉산 근처 약수동에서 터를 잡고 공부했던 10년간은 내 말년에 큰 획을 그은 시기였다. 그때 틈틈이 약수역 근처 중구구립도서관에서 사마천의 사기로 시작한 공부는 역사, 우주물리학, 문학, 뇌과학, 철학, 문학 ,양자역학을 거치면서 철학 강의로 이어졌고, 시집을 4권 냈으며 5집을 준비 중이다. 또 산행기를 모아 시산회 문집 1. 2권을 냈으니 이만 하면 충분히 배부르다. 부상의 후유증으로 자주 다리가 저려 재활 차원에서 관악종합체육센터의 헬스를 다니고 있다. 아직 부족한 허벅지 근육을 재생하는 데에 부단히 노력을 기울이겠다. 갓 태어난 손녀를 포함하여 어린 손녀 둘을 봐야 하니 코로나 예방에 대해 관심을 두어야겠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혹여 시간이 되면 뒤풀이를 참석할 마음이다. 대단하다, 439회 산행이라니! 임 수석과 더불어 시작할 때 500회를 넘기랴 싶었는데 1000회를 바라보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친구들의 우정과 수명을 늘리며 기억력까지 늘게 하는 시의 낭만성, 낮은 음주성과 산행의 운동성은 시산회원들의 만수무강을 100살까지 예상함을 자신하게 만든다. 시산회여, 영원하라.

 

4.동반시

우리는 7월은 견우직녀달-견우직녀가 만나는 아름다운 달로 꼽았다. 궁극의 낭만적 서정성을 담은 민족성과 닮은 표현이다. 큰 바다 건너 아메리카 원주민은 에디오피아에서 시작한 인류의 이동과 닿아있다. 러시아 맨 동쪽으로 이동한 인류의 조상들은 베링 해가 육지여서 캐나다와 맞닿아 육지였을 것으로 추정하는 그곳을 쉽게 지나갔을 것이다. 얼굴의 윤곽은 아시아 계와 닮아있으므로 이러한 지리적 추정은 맞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인디언은 7월을 열매가 빛을 저장하는 달[이하 族 생략] (크리크, 아파치), 천막 안에 앉아 있을 수 없는 달(유트), 나뭇가지가 열매 때문에 부러지는 달(주니), 연어가 떼 지어 강으로 올라오는 달(위시람)이라 했다. 이것은 시에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은유와 상징이 고루 들어가 있는 표현이다. 이런 낭만적 성정을 지니고 있었으니 침략성으로 두루 뭉친 고약한 기독교도인 백인들에게 땅을 빼앗기지. 이 시를 추천해준 관심 만땅의 종화에게 감사드린다. 칠월이 지나가는데 별로 덥지 않아서 지낼 만하다. 새벽의 서늘함을 즐기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오늘 참석자들의 면모는 나 원장을 포함하여 모두 미남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게 한다.

 

七月 / 안재동

넓은 들판에
태양열보다 더 세차고 뜨거운
농부들의 숨결이 끓는다.

농부들의 땀을 먹는 곡식
알알이 야물게 자라
가을걷이 때면
황금빛으로 찰랑거리며
세상의 배를 채울 것이다.

그런 기쁨 잉태되는 칠월
우리네 가슴속 응어리진
미움, 슬픔, 갈등 같은 것일랑
느티나무 가지에
빨래처럼 몽땅 내걸고
얄밉도록 화사하고 싱싱한
배롱나무 꽃향기 연정을
그대에게 바치고 싶다.

 

2022. 7. 26. 새벽. 시를 사랑하는 산사나이들이 모인 시산회원들에게 영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