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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당신이 그리울 때 / 道峰 金定南

당신이 그리울 때 / 道峰 金定南

 

 

당신이 그리울 때

누구는 참선이라고 하고

누구는 명상이라고 화려한 연금술을 펼치지만

나는 진정 눈물겹다

내 눈물은 비교적 값싸지만

 

그 어렵다는 대승기신론의 진여가

불성이라는 것과

불성과 자성이라는 것이 무아와

어긋나는 것이라 해도

연꽂을 들고 화두의 시초라 함은 당신과 나의 잘못

애초에 연꽃으로 맞이하는 것이 아니었어라

 

연기의 적용을 받는 것은 자성이 없다는 것

유식론 오위백법五位百法 중 무위법無爲法은 여섯 가지 허공虛空과 택멸擇滅, 비택멸非擇滅, 부동不動, 상수멸想受滅, 진여眞如인데

존재하지 않는 자성을 보라는

선객들이

선을 짓밟는 짓이라 해도 자존을 조용히 밝히고

다니는 것은 자존만은 버리기 어려워서다

자존과 열등은 이의동음어라는 것을 모른다

 

붓다여

아무리 화엄의 원융무애를 인정하더라도

비록

황당한 힌두사상인 아뜨만을 내세웠지만

고통을 덜어주려는 방편이니 비난할 자격을 논할 이유가 없다 하시니

당신은 붓다이므로

내가 무오류無誤謬를 주장하는 만들어진 신들의 말을 따라 하지 않는다고

목을 한 번 더 부러뜨려 죽을지언정

당신이 가장 싫어하는 말을

당신을 목메어 그리워하는 내가 왜 지껄이겠나이까

8대 성지 앞에서

중도로 마무리하는 것이 당신은 물론 저에게 편하겠나이다

 

불상과 사리, 탑, 말, 그림이 아닌 당신만의 행동을 다시 볼 수 있다면 무슨 원이 있겠나이까

 

*제4시집 <방랑자의 노래>에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