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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대모산과 구룡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479회 산행) 대모산과 구룡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479회 산행) 때 : 2024. 2. 25.(일) 11시 곳 : 수서역 6번 출구 뒤풀이 : 하영호신촌설렁탕(02-572-5636) 추천 시 변경 가능 1.시가 있는 산행 우수雨水 / 이종영(박형채 추천) 선암사 혜천당 옆에 수백년 묵은 뒷간 하나 있습니다 거기 쭈그리고 앉아 있으면 문 틈새 이마 위로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 木漁 흔들어 깨우고 가는 청솔 바람소리 보입니다 부스럭부스럭 누군가 밑 닦는 소리 들리는데 눈 밝은 동박새가 매화 등걸 우등지에 앉아 두리번두리번 뭐라고 짖어댑니다 천년 세월이 덧없이 흘러가고 새로운 천년이 무섭게 밀려오는지 그 울음소리 대숲 하늘 한 폭 찢어놓고 앞산머리 훠이 날아갑니다 하릴없이 대나무 대롱 끝에 입술을 대고 한 모금 찬물을 삼키.. 더보기
석촌호수와 올림픽공원 산보갑니다(詩山會 제478회 산행) 석촌호수와 올림픽공원 산보갑니다(詩山會 제478회 산행) 때 : 2024. 2. 17(토) 10 : 30 곳 : 잠실역 2번 출구 향도 : 홍황표 기자 : 종화 없으니 황표 아니면 도봉 뒤풀이 : 태릉고기촌(02-420-1829) 또는 방이시장 중국집 현차이나(02-416-5500) 1. 시가 있는 아침 봄 / 윤동주∙1945년 2월 15일, 오늘 후쿠오카형무소에서 27세로 세상 떠남(박형채 추천)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란 배추꽃 삼동을 참어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 즐거웁게 솟구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6개월만 더 버텼으면 해방을 보았을 텐데 아쉽기 그지없다. 역사를 재조명해 보면 그때 친일파를.. 더보기
청명산과 기흥호수공원을 돕니다(詩山會 제470회 산행) 청명산과 기흥호수공원을 돕니다(詩山會 제470회 산행) 때 : 2023. 10. 29.(일) 11시 곳 : 수인분당선 청명역 1번 출구 뒤풀이 : 기흥저수지집 닭볶음탕 1.시가 있는 산행의 아침 10월 / 오세영 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 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 더보기
북한산 둘레길을 걷습니다(詩山會 제469회 산행) 북한산 둘레길을 걷습니다(詩山會 제469회 산행) 때 : 2023. 10. 14.(토) 10 : 30 곳 : 전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뒤풀이 : 삼청동수제비(별도 추천 환영) 1.산행일 아침의 시 거대한 뿌리 / 김수영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남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 때는 이 둘은 반드시 이북 친구들이기 때문에 나는 나의 앉음새를 고친다 8.15후에 김병욱이란 시인은 두 발을 뒤로 꼬고 언제나 일본여자처럼 앉아서 변론을 일삼았지만 그는 일본대학에 다니면서 4년 동안을 제철회사에서 노동을 한 강자다 ​나는 이사벨 버드 비숍여사와 연애하고 있다 그녀는 1893년에 조선을 처음 방문한 영국 왕립지학협회 .. 더보기
의왕 왕송호수정원 나들이갑니다(詩山會 제468회 산행) 의왕 왕송호수정원 나들이갑니다(詩山會 제468회 산행) 때 : 2023. 9. 24(일) 10시 30분 곳 : 의왕역 2번 출구 길라잡이 : 남기인 뒤풀이 : 능이버섯오리백숙(1능 2표 3송? 도봉 취향 따라서) 031-462-3625 1.산행일의 아침 시 노을 만 평 – 신용목(박형채 추천) 누가 잡아만 준다면 내 숨 통째 담보 잡혀 노을 만 평 쯤 사두고 싶다 다른 데는 말고 꼭 조기 폐염전 옆구리에 걸치는 노을 만 평 갖고 싶다 그러고는 친구를 부르리 노을 만 평에 꽉 차서 날을 만한 철새 한 무리 사둔 친구 노을 만 평의 발치에 흔들려줄 갈대밭 한 뙈기 사둔 친구 내 숨에 끝날까지 사슬 끌려도 노을 만 평 사다가 친구들과 옛 애인 창가에 놀러가고 싶네 ㅡ형채, 감사. 그런 땅은 영광 천지에 널렸을.. 더보기
경춘선 및 태릉의 숲길을 걷습니다(詩山會 제467회 산행) 경춘선 및 태릉의 숲길을 걷습니다(詩山會 제467회 산행) 때 : 2023. 9. 9.(토) 11시 곳 : 6호선 화랑대역 4번 출구 코스 : 4번 출구-구화랑대역-태능입구-태능산책-경춘선숲길-담터종점-삼육대정문-담터고개-점심(담터추어탕 1인 : 12,000)-화랑대역원점회귀 1.산행의 날 아침에 올리는 시 강 / 곽재구(박형채 추천) 내 가슴 속 건너고 싶은 강 하나 있었네 오랜 싸움과 정처 없는 사랑의 탄식들을 데불고 인도 물소처럼 첨벙첨벙 그 강 건너고 싶었네 들찔레꽃 향기를 좇아서 작은 나룻배처럼 흐르고 싶었네 흐르다가 세상 밖 어느 숲 모퉁이에 서러운 등불 하나 걸어두고 싶었네 곽재구 시인을 보면 어김없는 서정시인이다. 시를 내용상 분류에 따르면 서정시, 서사시, 극시로 나누면 서정시의 영역이 .. 더보기
비봉산 자락길을 걷습니다(詩山會 제466회 산행) 비봉산 자락길을 걷습니다(詩山會 제466회 산행) 때 : 2023. 8. 27.(일) 10 : 30 곳 : 안양역 2번 출구 길라잡이 : 나양주 뒤풀이 : 예술공원 ‘맛고을’ 한방오리백숙 1.산행의 아침에 읽는 시 ​ ​7월이 오면 / 손광세(박형채 추천) 그리 크지 않는 도시의 변두리쯤 허름한 완행버스 대합실을 찾아가고 싶다. 죽이 다 된 캐러멜이랑 다리 모자라는 오징어랑 구레나룻 가게 주인의 남도 사투리를 만날 수 있겠지. 함지에 담긴 옥수수 몇 자루랑. 자불자불 조는 할머니 눈부신 낮꿈을 만날 수 있겠지. 포플린 교복 다림질해 입고 고향 가는 차 시간을 묻는 흑백사진 속의 여학생 잔잔한 파도를 만날 수 있고 떠가는 흰 구름을 바라보며 행려승의 밀짚모자에 살짝 앉아 쉬는 밀잠자리도 만날 수 있겠지. .. 더보기
남산 및 매봉산둘레길 걷습니다(詩山會 제462회 산행) 남산 및 매봉산둘레길 걷습니다(詩山會 제462회 산행) 때 : 2023. 6. 25(일) 10 : 30 곳 : 전철 3호선 금호역 뒤풀이 : 옥수해물찜칼국수 길라잡이 : 고갑무 2.시가 있는 산행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 번은 천둥 같은 화산(火山)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姿勢)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저어 서로 응시하는 쌀쌀한 풍경. 아름다운 풍토는 이미 고구려(高句麗) 같은 정신도 신라(新羅) 같은 이야기도 없는가. 별들이 차지한 하늘은 끝끝내 하나인데... 우리 무엇에 불안한 얼굴의 의미(意味)는 여기에 있었던가. ​모든 유혈(流血)은 꿈같이 가고 지금도 나무 하나 안심하고 서 있지 못할 광장(廣場). 아직도 정맥은 끊어진 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