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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록

천하제일 도봉산에 오릅니다(詩山會 358회 산행) 천하제일 도봉산에 오릅니다(詩山會 358회 산행) 산 : 도봉산 일시 및 장소 : 2019. 4. 28.(일) 전철 1, 7호선 도봉산역 1번 출구 10시 30분 1.시가 있는 산행 첫 기억 -문태준(1970~ ) 시아침 2/26 누나의 작은 등에 업혀 빈 마당을 돌고 돌고 있었지 나는 세 살이나 되었을까 볕바른 흰 마당과 까무룩 잠이 들었다 깰 때 들었던 버들잎 같은 입에서 흘러나오던 누나의 낮은 노래 아마 서너 살 무렵이었을 거야 지나는 결에 내가 나를 처음으로 언뜻 본 때는 가장 오래된 기억은 언제쯤 것일까.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볼 때가 있다. 기억이 멀수록 더 어린 날이다. 잘해야 누나 등에 업혀 칭얼대는 젖먹이 정도? '기억하다'를 '보다'로 바꾸면서 나는 내 인생의 나그네가 된다. 내 가장 .. 더보기
도봉산 망월사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97회 산행) 도봉산 망월사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97회 산행) 날짜 : 2020. 11. 14(토) 10시 30분 모이는 곳 : 전철 1호선 망월사역 1.시가 있는 산행 촛불시위 / 정군수 노오란 눈빛들이 수천 개의 함성을 달고 광장에 나서면 너는 출렁이는 물이 된다 폭포가 된다 소리 없는 분노를 끌고 지구가 닿을 수 있는 행성마다 불을 지피고 문고리 걸어둔 문간마다 노오란 꽃불을 심어놓고 사람 속으로 스며든다 작고 어두운 방에서 몸을 태워 빛이고자 했던 꿈들이 종이컵 안에다 세상을 밝히고 저리 흔들리고 있구나 2017년 박근혜 탄핵 시위 때를 그린 시로 짐작한다. 그 열기가 결국 세상을 바꾸고 오늘의 시대로 왔다. 사위들 중 내가 중간이며, 영남은 없고 호남은 나 하나이고 서울과 충청, 이북이니 분포는 다양하다. .. 더보기
남한산성으로 모입시다(詩山會 제357회 산행) 남한산성으로 모입시다(詩山會 제357회 산행) 일시 : 2019. 4. 13.(토) 10시 30분 모이는 곳 : 전철 8호선 산성역 1번 출구 1.시가 있는 산행 종점 -최문자(1943~ ) 시아침 3/5 사랑 없이도 고요할 줄 안다 우리는 끝없이 고요를 사랑처럼 나눴다 우리가 키우던 새들까지 고요했다 우리에게 긴 고요가 있다면 우리 속에 넘쳐나는 소음을 대기시켜 놓고 하루하루를 소음이 고요 되게 언제나 소음의 가뭄이면서 언제나 소음에 젖지 않으려고 고요에 우리의 붓을 말렸다 서로 아무렇지 않은 나이가 되어서야 말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든 간에 시끄러운 가을 벌레들처럼 우리는 아주 오래 뜨거웠던 활화산을 꺼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고요는 침묵일 것이다. 아마 서로 강요하고 눈감아준 것이었겠지. 그런데 침.. 더보기
우면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96회 산행) 우면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96회 산행) 일시 : 2020. 10. 25.(일) 10 : 30 모이는 곳 : 사당역 3번 출구 1.시가 있는 산행 가을 사랑 / 이성진 사랑을 알면 가을을 좋아할 테지 낙엽들의 사연을 소곤소곤 떨어지는 이야기를 저녁강가에 갈대의 흔들림을 서산에 부는 바람의 속삭임을 아직도 남아있는 따스한 햇살을 사랑을 알면 가을을 좋아할 테지 가을꽃의 향기를 찰지게 젖은 가을비의 풍경을 “당신에게 하는 모든 말에 감정적으로 반응한다면, 당신은 끊임없이 고통 받을 것이다. 진정한 힘은 감정의 절제에서 온다. 만약 누군가의 말이 당신을 통제한다면 모든 사람이 당신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호흡하고, 상황이 지나가길 기다려라.” -워런 버핏 형채 산우가 좋은 말까지 붙여서 보내주.. 더보기
관악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55회 산행) 관악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55회 산행) 일시 : 2019. 3. 9. 토요일 10시 30분 모이는 곳 : 전철 4호선 과천역 7번 출구 1.시가 있는 산행 종점 -최문자(1943~ ) 시아침 3/5 사랑 없이도 고요할 줄 안다 우리는 끝없이 고요를 사랑처럼 나눴다 우리가 키우던 새들까지 고요했다 우리에게 긴 고요가 있다면 우리 속에 넘쳐나는 소음을 대기시켜 놓고 하루하루를 소음이 고요 되게 언제나 소음의 가뭄이면서 언제나 소음에 젖지 않으려고 고요에 우리의 붓을 말렸다 서로 아무렇지 않은 나이가 되어서야 말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든 간에 시끄러운 가을 벌레들처럼 우리는 아주 오래 뜨거웠던 활화산을 꺼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고요는 침묵일 것이다. 아마 서로 강요하고 눈감아준 것이었겠지. 그런데 침묵은.. 더보기
光州고총산악회 도봉산 始山祭(詩山會 제354회 산행) 光州고총산악회 도봉산 始山祭(詩山會 제354회 산행) 일시 : 2019. 2. 23.(토) 9시 30분 모이는 곳 : 도봉산 광륜사 뒤 공터 1.시가 있는 산행얼음 호수 -손세실리아(1963~ ) 시아침 2/19 제 몸의 구멍이란 구멍 차례로 틀어막고 생각까지도 죄다 걸어 닫더니만 결국 자신을 송두리째 염해버린 호수를 본다 일점 흔들림 없다 요지부동이다 살아온 날들 돌아보니 온통 소요다 중간중간 위태롭기도 했다 여기 이르는 동안 단 한 번이라도 세상으로부터 나를 완벽히 봉해본 적 있던가 한 사나흘 죽어본 적 있던가 없다, 아무래도 엄살이 심했다 남의 흠결을 입에 담는 것은 옳지 못하다. 흠결은 그의 것이다. 내 것이 아닌 걸 내 것처럼 다루고 사용하는 건 잘못이다. 나의 소요를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는 건.. 더보기
불암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53회 산행) 불암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53회 산행) 일시: 2019. 2. 9.(토) 10시 30분 모이는 곳: 전철 4호선 상계역 1번 출구 1.시가 있는 산행 용산 가는 길-청파동 1 / 박준 청파동에서 그대는 햇빛만 못하다 나는 매일 병(病)을 얻었지만 이마가 더럽혀질 만큼 깊지는 않았다 신열도 오래되면 적막이 되었다 빛은 적막으로 드나들고 바람도 먼지도 나도 그 길을 따라 걸어 나왔다 청파동에서 한 마장 정도 가면 불에 타 죽은 친구가 살던 집이 나오고 선지를 잘하는 식당이 있고 어린 아가씨가 약을 지어준다는 약방도 하나 있다 그러면 나는 친구를 죽인 사람을 찾아가 패(悖)를 좀 부리다 오고 싶기도 하고 잔술을 마실까 하는 마음도 들고 어린 아가씨의 흰 손에 맥이나 한 번 잡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지는.. 더보기
청계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52회 산행) 청계산에 오릅니다(詩山會 제352회 산행) 일시: 2019년 1월 27일. 10시 30분 장소: 전철 4호선 대공원역 2번 출구 뒤풀이: 근처 맛있는 맛집(잘 아는 산우 연락 바람) 대한 추위의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고, 찬 기운은 몸과 마음까지 움츠러들게 하는 한겨울의 가운데입니다. 그런다고 동장군의 위력에 우리가 진 적이 있습니까. 너무 위축되지 말고, 산우들과 만나 몸과 마음을 녹이는 따뜻한 시간을 가집시다. 1.시가 있는 산행 페르소나 -장이지(1976~ ) 시아침 1/22 동생은 오늘도 일이 없다. 열심히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동생 몰래 정리해본 동생의 통장 잔고는 십오만 원. 서른세 살의 무명 배우는 고단하겠구나. 학교에서 맞고 들어온 이십여 년 전의 너처럼 너는 얼굴에 무슨 불룩한 자루.. 더보기